크리스마스가 낀 오는 25~27일과 신정연휴가 시작되는 새해 첫날은 직장인 사이에서 일명 ‘겨울방학’으로 불린다. 최하 사흘의 달콤한 휴식이 예약된 터에 고된 송년회와 종무식 직전의 압박감도 가볍게만 느껴진다. 스키·보드 시즌은 지난달 이미 시작됐지만 격무에 시달리는 도시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그러나 직장인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이번 주말부터는 이야기가 다르다. 상당수 인파가 자유와 설원의 낭만을 찾아 전국의 스키장을 가득 매울 전망이다. 재미와 낭만을 찾는 겨울 레포츠족(族)이 하나 더 챙겨야 할 덕목이 있다. 어려운 주머니사정에 맞춰 알뜰한 예산 책정은 필수. 누구보다 저렴하면서도 엣지(edge)있게 겨울 레포츠를 즐기는 방법을 알아봤다.

“반갑다! 추위야!”

살을 에는 추위를 오매불망 기다려온 사람들. 바로 겨울 스키족(族)들이다. 특히 올해 신종플루 여파로 해외여행이 부쩍 줄어든 만큼 가족 단위의 스키 여행객이 인산인해를 이룰 전망이다. 즐거운 스키장 나들이에 앞서 스키, 보드보다 먼저 챙겨야 할 물건이 있다. 바로 신용카드. 신용카드 없이 저렴한 겨울 여행을 즐기겠다는 생각은 절대 오산이다. 잘만 챙기면 반값 여행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내 카드와 짝꿍인 겨울 스키장 어디?

지갑 속 내 카드와 짝을 이룬 스키장은 어딜까? 먼저 BC카드는 보광 휘닉스파크(일명 ‘휘팍’)과 손을 잡았다. ‘BC Loun.G 백야리프트’ 상품이 그것. BC카드로 백야 및 심야백야 리프트권을 구입하면 최대 40%까지 에누리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심야백야 리프트권은 30% 싼 4만4400원(정상가 6만2000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용평리조트에서도 장비 대여 할인과 BC카드 라운지 유료 서비스가 카드 한 장으로 끝난다.

외환카드는 선택권이 좀 더 넓다. 현대성우리조트, 대명비발디파크, 하이원리조트(강원랜드), 오크밸리 스키장 등에서 다양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명 ‘White Winter Festival’이란 이름을 붙인 이벤트로 대상은 스키 시전 전 기간 체크카드를 포함한 외환카드 사용 고객 모두다.

신한카드 역시 이에 질세라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다. 스키장 폐장일까지 다양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All that Ski’ 이벤트로 전국 대부분 스키장에서 리프트, 장비 대여, 강습 등을 최고 30% 싼 값에 이용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무료경품과 스키, 무료보험 가입 등의 혜택은 서비스다.

삼성 씨티카드는 수도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경기도 용인 지산리조트 스키장을 찜했다. 리프트, 장비 대여 모두 최대 25%까지 에누리 된다.

특이하게 카드 대신 헌혈증으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깨끗한 공기로 유명한 태백시 오투리조트는 고객들이 신종플루 영향으로 부족해진 혈액 제공에 기여해 달라는 의미에서 헌혈증 소지자에게 이용금액의 20~30%를 깎아준다.

이 밖에 현대카드는 용평리조트에서, 롯데카드는 휘닉스파크에서 할인카드로 이용할 수 있다. 단 시즌 막바지인 내년 초에는 최고 40~50%까지 할인율이 커지지만 이용객이 몰리는 크리스마스~연말까지는 20% 안팎의 할인율이 적용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수도권 손님 모여라!” 스키장 Big 4

또 스키장이 속한 리조트에서 묵는다면 숙박 회원 할인을 받는 편이 낫고, 당일치기나 다른 숙박시설을 이용할 때는 신용카드를 이용해야 조금이라도 싸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스키·보드 시즌을 맞아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강원권 스키장들이 피 튀기는 마케팅전쟁을 펼치고 있다. 용평·휘닉스파크·현대성우·하이원 등 강원권 스키 빅4로 꼽히는 업체들은 일찌감치 슬로프를 개장하고 전면전에 나섰다.

‘스키장 지존’으로 불리는 용평리조트는 가장 빨리 스키시즌 개막을 알리며 대대적인 이벤트 공세를 벌이고 있다. 올해 개장 35주년을 맞는 용평 리조트는 눈에 띄는 숫자 마케팅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내년 2월까지 매달 350명을 추첨해 △스키·보드용품 △시즌권 △숙박권 △아이팟 △닌텐도△고글 △모자 등 다양한 공짜 경품을 나눠주고 35주년 관련 숫자마케팅이 이어진다. 휴대폰 뒷자리에 35가 겹쳐 있는 고객이라면 무조건 용평으로 직행할 것. 3만5000원 상당의 리프트권을 공짜로 쏜다.

스노보드 마니아라면 단연 용평이 최고다. 하프 파이프(파이프 반쪽을 자른 듯한 모양의 기물)도 다른 곳과는 수준이 다른 것. 국제 규격일 뿐만 아니라 국내 스키장 최초로 컨베이어 벨트가 설치돼 있어 보드족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부대시설도 지존급이다. 5000평 규모의 워터파크 ‘피크 아일랜드’는 스키가 끝난 뒤 온천수에서 몸을 풀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아이들에겐 겨울 속 여름을 만날 수 있는 이색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강원 평창 지역을 주름잡는 스키장 휘닉스파크, 일명 ‘휘팍’은 용평을 누르고 국내 스키장 패권을 잡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펭귄 슬로프(665m)부터 문을 연 휘팍은 2개면 슬로프 오픈 전까지 특가 서비스를 내놓았다. 리프트는 1만5000원, 렌탈은 1만원 수준이니 알뜰 스키족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한 것.

국내 최초로 개장 때부터 백야스키(24시~새벽 4시30분)를 운영하는 것도 파격적인 변화다. 지난 11일부터는 매일 백야스키를 탈 수 있어 달밤에 슬로프를 즐기고자 하는 젊은 스키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올빼미 스키·보드족이라면 무조건 휘팍으로 방향을 잡는 게 현명하다.

스키 보드 교육 프로그램도 엄청나다. 명문 스키학교인 마스터스 스키클럽과 인터스키학교가 새로 문을 열었다. 마스터즈 스키클럽은 고품격 프리미엄 강습을 지향하는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국가대표급 강사진들의 철저한 1대1 맞춤 강습과 자세 교정을 위한 동영상 서비스가 함께 제공된다.

‘국가대표가 이용하는 스키장은 어디?’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이다. 설질과 시설 부분에서 최고 평점을 받는 하이원 스키장은 영화 ‘국가대표’의 실제 모델인 스키점프 국가대표들을 모두 보유한 실업팀으로도 유명하다.

계곡에서 내려오는 1급수를 사용해 제설 작업을 한 후 슬로프에서 물 빼는 작업을 거쳐 최대한 자연설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 설질의 비밀. 또한 슬로프 중 11개의 슬로프는 FIS(국제스키연맹)로부터 국제공인을 받았으며 월드컵 스키대회를 치를 수 있는 공인 슬로프도 3개나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영남권 지존’ 무주리조트는 해당 지역 내에서는 경쟁자가 없을 만큼 독점적인 시장 점유율을 자랑한다. 지난 시즌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당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최상의 실력을 겨룬 4면의 슬로프(모차르트·알레그로·카덴자·왈츠)가 일반인에게도 개방된다는 게 최대의 관심사다.

무주의 백미는 6.1km의 국내 최장거리를 자랑하는 실크로드 코스. 이름 그대로 쉬지 않고 긴 질주를 즐길 수 있는 슬로프다. 덕유산 설천봉에서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아찔함과 구름 사이를 뚫는 매력까지 더해 스키족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이와 함께 ‘스키 좀 탄다’는 아마추어 스키어들을 위한 진검승부도 벌어진다. 총상금 1억원이 걸려있는 ‘무주 스키 카니발’이 그것이다. 내년 2월까지 평일에 진행되는 행사는 스키와 보드 부문으로 나눠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이에게 매일 200만원의 현금을 쏜다. 리프트 권을 구매한 고객이라면 누구나 참가가 가능하다.

스키를 타지 않고 코스를 누빌 수 있는 스노모빌도 색다른 즐길 거리다. 가족 3인 이상 통합권을 구입하게 되면 전체 금액의 10%가 할인되는 패밀리권이 있어 가족 단위 손님은 이를 이용하면 좀 더 싸게 스키를 즐길 수 있다. 또 가족 3대가 통합권을 구입할 경우 할아버지 또는 할머니 1인에 한해 50% 할인되는 ‘3대 가족권’도 있어 주목할 만 하다.

[이수영 기자] severo@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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