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끊이지 않는 의문… 진실은?
천안함 끊이지 않는 의문… 진실은?
  • 전성무 기자
  • 입력 2010-06-29 10:33
  • 승인 2010.06.29 10:33
  • 호수 844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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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장병 58명 중 물기둥 본 사람 단 1명도 없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 되고 있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최근 천안함 사고 직후 국방부가 생존장병들을 상대로 조사한 진술서를 제출받아 공개했다. 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천안함 사고 당시 물기둥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한 장병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는 사건 발생 직후 생존 장병들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격리조치 한 뒤 접근을 차단하는 등 석연찮은 조치로 인해 언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재점화 되는 천안함 의문점을 짚어봤다.

천안함 생존 장병 58명 가운데 사고 당시 어뢰에 피격됐을 때 나타나는 물기둥·섬광·화염 등을 봤다고 진술한 장병은 1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뢰피격에 의한 침몰사고라는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대한 논란이 또 다시 가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천안함진상조사특위 소속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국방부가 사고 직후인 지난 3월 27일 생존 장병을 대상으로 조사한 진술서를 제출받아 24일 공개했다. 정부나 민·군합동조사단을 거치지 않고 생존 장병의 진술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의원 “생존 장병들은 기름 냄새 맡았다”

최 의원은 “생존 장병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물기둥·섬광·화염은 보지 못했으며, 기름 냄새를 맡았다’는 진술이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또 “(국방부)조사는 먼저 ‘1 대 다수’ 방식으로 자필 진술서를 받고, 필요한 부문에 대해서는 ‘1 대 1’ 방식으로 추가적인 진술조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진술서에는 화약·가스 냄새가 없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모 대위는 진술서를 통해 “‘꽝’하는 소리와 동시 배가 우현으로 80~90도 기울어졌고, 불빛·섬광·화염·물기둥·연기 등은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또 김모 원사는 “‘쿵’하는 소리와 함께 정전, 화약·가스 냄새는 없다”고 했고, 홍모 중사는 “취침 중 충격음이나 폭발음은 듣지 못했으나, 섬광·화염·물기둥은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모 이병도 “‘땅’과 ‘쿵’의 중간소리를 내며 철판에 무언가 부딪히는 느낌을 받은 뒤 배가 떠오르는 느낌도 받았다. 연돌에서 기름타는 냄새 외 섬광·화염·연기 등은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민·군합동조사단은 지난달 20일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서 ‘북한에 의한 어뢰 피격’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백령도 초병이 해상에서 봤다는 높이 100m, 폭 20~30m의 하얀 섬광 기둥과 천안함 좌현 견시병(배에서 주변이 잘 보이는 높은 위치에서 눈으로 감시하는 보초병) 얼굴에 물방울이 튄 점을 근거로 들었다. 수중 폭발로 발생한 물기둥 현상과 일치한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좌현 견시병이었던 황모 일병은 “좌견시 임무수행중, 좌측 함미부근에서 ‘꽝’ 하는 소리가 들렸고, 몸이 공중으로 약 1m정도 떴다 떨어졌다”면서 그러나 “섬광·화염·물기둥·연기·부유물 등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황 일병은 “그러나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다”고 증언했다. 민군 합조단은 지난 5월20일 이 증언을 어뢰 폭발의 주요한 증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황 일병이 사고 당시 물기둥을 목격하지 못한 상태에서 몸이 1m 가량 붕 떴다가 떨어졌다면 천안함 침몰 과정에서 바닷물이 튀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합조단의 추가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최 의원, 백령도 초병 자필 진술서 내용 확보

최 의원은 또 백령도 초병인 박모 상병이 지난 3월 28일 쓴 자필 진술서 내용도 확보했다. 박 상병은 당시 “오후 9시23분경 초소 4㎞ 지점에서 갑자기 낙뢰치는 것과 비슷한 ‘쿵’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섬광 불빛이 보였다가 2~3초 후 사라졌다. ‘전방에 낙뢰 청취’라고 중대 상황실에 인터폰으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박 상병은 결국 이를 ‘낙뢰’로 판단한 것이다. 앞서 민·군합동조사단은 박상병이 본 ‘하얀 섬광 불빛’을 어뢰 공격의 주요 근거로 제시한 바 있다.

최 의원이 24일 함께 공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시신 검안보고서는 “사망자 40명에 대해 X선 촬영 등의 방법으로 검안한 결과 파편·화상흔 등이 발견되지 않았고 골절·열창 등이 있었다”면서 “종합적으로 외상 또는 질식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희박하고 정황상 익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처럼 최 의원이 공개한 자료대로라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문점은 여전히 가시지 않는다. 천안함 사고 3개월 여 만에 생존 장병 진술내용 공개로 재점화된 천안함 논란. 합조단은 또 다시 불거진 의문점에 대한 해답을 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천안함 특위 세 번 열고 종료

국회 천안함 진상조사특위가 개최 이후 단 세 차례 회의를 열고 지난 6월 25일 특위 활동이 종료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4차 특위 회의를 소집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회의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기한을 앞두고 있는 천안함 진상조사 특위 활동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특위 활동기간 연장과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촉구를 내세우며 한나라당에 대한 공세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민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을 비롯한 야당 특위 위원들은 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여야 합의가 없을 시 오는 27일 특위 활동이 종료됨으로써 특위는 결국 천안함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전혀 진척을 이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천안함 침몰사건의 진실을 정확하게 밝히고 대응과정의 적절성,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해 대내외적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며 "국가안보태세 강화와 사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특위 활동 연장과 국정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는 지난 4월 여야 합의를 통해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처리했으나 한나라당의 특위 명단 제출 지연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로 지난달 24일 첫 특위 회의를 개최했다.



전성무 기자 bukethead@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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