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도전을 통해 성공신화 쏘겠다”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허정무호가 출격 준비를 끝냈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2일 본선을 6개월 앞두고 조별 리그 상대가 결정되는 조추점을 위해 남아공 케이프타운으로 출국했다.
위대한 도전에 나설 젊은피 수혈
이날 허 감독은 “긴장이 된다. 이제 월드컵이 피부로 느껴진다”면서 “어느 팀을 만나도 우리는 위대한 도전을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 위대한 도전에 함께할 월드컵 대표팀 예비 명단이 12월 10일쯤 발표된다. 1월 전지훈련에 30~35명 정도의 여유로운 엔트리를 참가시킬 예정.
허 감독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많은 선수들을 불러 정확하고 세밀하게 선수들을 점검하겠다는 의지다. J리그 선수들을 제외한 해외파는 참석하지 않아 국내 선수들과 유망주들에게는 많은 기회가 열려있는 무대다.
발표될 예비명단에는 남아공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면서 값진 역할을 해냈던 이청용(21·볼턴)과 기성용(20·FC서울)이 포함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장 우세하다.
허 감독은 당시 유망주 티를 벗어나지 못했던 ‘쌍용’을 과감히 국가대표팀에 승선시키는 깜짝 발탁을 단행했다. ‘쌍용’은 허정무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고, 쟁쟁한 선배들과의 주전경쟁에서 승리하며 세대교체 중심에 섰다.
이들은 월드컵 본선 연속 7회 진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냈다. 허정무호 내에서 그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번 예비 엔트리에 ‘쌍용’뿐만 아니라 김민우(연세대), 구자철, 홍정호(이상 제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축구전문가들은 “‘쌍용’뿐만 아니라 예선명단에 올림픽유망주들이 대거 올라있을 것”이라며 “이는 허 감독이 ‘쌍용’과 같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유망주들을 발굴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또 월드컵 본선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예선 때 보다 더욱 강해져야만 본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유망주 발굴이다. 오는 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 전지훈련이 ‘제2의 쌍용’ 찾기의 무대기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허 감독도 축구전문가들과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세대교체가 월드컵 도전에서 승리의 열쇠라는 사실을 말한바 있다.
지난 12월 2일, 허 감독은 “내년 1월 전지훈련 명단에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포함될 수 있다. 유망주가 많이 나와야 팀 경쟁력을 올릴 수 있다.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왔을 때 기존의 선수들이 자극받을 수 있다. 그래야만 팀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팀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허 감독은 “당연히 유망주들이 팀에 들어와야만 한다. 세계적 추세도 그렇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많은 국가대표팀에서 젊은 선수들이 팀을 이끌고 있다. 본선 무대를 앞두고 유망주 기량을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유망주 발굴을 통해 축구의 세대교체를 꾀했다. 유병수, 고요한 등 젊은 선수들을 꾸준히 발굴하고 시험하며 점검을 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을 흡족을 시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허 감독은 실망하지 않고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훨훨 날 ‘제2의 쌍용’을 찾을 계획이다. 제2의 쌍용이 누가 될 것인가에 축구팬들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분석 축구 통해 축구 강호 깰 전략 비책있다
유렵 축구의 벽은 높다. 유렵은 축구의 강국들이 모여 있다. 그 유럽을 깨야만 한국 축구가 2002년에 세웠던 4강 신화를 다시 쓸 수 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이 4강까지 승승장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축구 세대교체와 분석축구였다.
허 감독도 분석축구 전략을 선보일 전망이다. 같은 조에 편성된 국가들에 대해 철저한 분석을 하기 위해 그 국가에서 활동했던 축구전문가를 영입한 이른바 ‘적과의 동침’을 통해 분석과 전략을 세울 방안이다.
월드컵에서 만만한 팀은 없다. 모두 힘들게 관문을 뚫고 본선에 오른 팀들이기 때문이다. 또 ‘만만한 팀’이라고 자신감을 갖고 본선에 임했지만, 정작 실전에서 탈락한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만만한 팀이라고 너무 방심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고 강한 팀이라고 겁먹을 필요도 없다. 철저한 상대팀 분석을 통해 체계적인 훈련 계획 속에 준비를 해나간다면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껄끄러운 유렵 2팀(포르투갈, 폴란드)과 북중미 강호 미국과 한조에 속했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은 철저한 분석을 통해 2승 1무, 조 1위로 사상 첫 16강에 오른 뒤 아시아 최초로 4강까지 진출한 위업을 달성했다. 반면, 같은 조에 속했던 유럽 2팀은 모두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겪으며 짐을 싸야 했다.
월드컵 본선은 단기전이다. 각종변수에 따라 강팀이 탈락하고, 약팀이 이변을 일으키는 경우가 제법 있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은 남반구에서 치러지는 대회로서 날씨, 경기장 환경 등 경기에 영향을 줄 변수가 상당하다는 평가이다. 그래서 현재 톱시드 가운데 가장 전력이 약하다는 남아공 역시 ‘개최국 프리미엄’으로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통의 리더십’ 강조…‘팀웍’ 만들기
그래서 허 감독의 전략은 실용위주로 젊은 피로 선수들을 대거 수혈하고, 다가올 본선을 위한 체계적인 훈력 계획과 상대팀의 면밀한 분석을 통해 월드컵 4강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축구는 무엇보다 팀웍이다. 아무리 감독의 리더십과 훌륭한 선수가 있다고 해도 팀웍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패한다. 허 감독은 소통의 리더십을 통해 선수들의 ‘팀웍’을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이다.
허 감독이 대표팀에 색칠한 것은 경쟁만이 아니다. 바로 자유로운 의사소통에서 시작되는 소통의 리더십이다.
남아공월드컵 예선전에서 산소 탱크 박지성에게 주장 완장을 넘긴 것이 대표적인 일화. 잠시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대표팀은 주장 박지성에서 시작되는 소통의 힘으로 월드컵 본선행의 고비였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원정 등을 가뿐히 넘겼다. 결국 남아공월드컵 예선전은 무패 신화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의 리더십은 아직 끝이 아니라는 분위기다. 그 자신이 공언했던 것처럼 본격적인 평가는 결국 2010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나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에 안긴 경쟁과 소통의 리더십을 넘어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월드컵 본선티켓을 확정한 뒤 허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 사고를 치고 싶다”고 했다. 정말 허 감독이 말한 ‘월드컵 본선 사고’가 일어날 내년에 대한 기대감으로 벌써부터 축구팬들의 가슴이 설레어진다.
[박태정 기자] tip79@dailysun.co.kr
박태정 기자 tjp7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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