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 대결’이냐 ‘변화·쇄신’이냐 대의원 ‘고심중’
‘친이·친박 대결’이냐 ‘변화·쇄신’이냐 대의원 ‘고심중’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06-29 10:25
  • 승인 2010.06.29 10:25
  • 호수 844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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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 한나라당 전대 ‘친이 반란(反亂)을 꿈꾸다’
서병수 - 안상수 - 홍준표(맨윗줄) 정두언 - 남경필 - 김성식(가운데줄) 박순자- 정미경 - 이혜훈

7월1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릴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글자 그대로 백가쟁명식이다. 출마자와 불출마자를 합쳐 2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명됐다. 당 대표 최고위원을 포함 총 5명을 뽑는다는 점에서 최대 4:1까지 경쟁률이 치솟았던 셈이다. 이런 현상은 박근혜, 정몽준, 이재오 등 거물급 인사들의 불출마 의사가 직접적으로 한몫했다. 또한 청와대와 당내에서 부는 ‘세대교체’, ‘젊은 정당’ 바람 역시 군웅할거 시대를 열고있다. 친이, 친박, 중립, 소장파, 쇄신파 등 정파별 출마자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구도는 복잡하지 않다는 게 당내 일반적인 시각이다. 친이 안상수, 친박 서병수, 독자노선 홍준표 3강 구도속에 군소후보들이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친이 성향의 대의원을 중심으로 변화와 쇄신 요구가 거세지면서 친이 대표주자 안상수에 맞서 독자노선의 홍준표 전 원내대표가 부상할 조짐을 보여 ‘친이내 반란’이 현실화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나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백가쟁명식으로 출마자가 속출하고 있다. 진작 출마를 선언한 안상수, 홍준표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두언, 남경필, 김성식, 조전혁, 김대식, 서병수 등 원내외 인사들의 출사표가 잇따르고 있다. 여성 몫을 노린 박순자, 이혜훈, 정미경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나경원, 전여옥 의원 역시 막판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친박·서병수vs친이·안상수 vs독자·홍준표 승자는

또한 박근혜, 이재오 두 인사를 비롯해 정몽준, 김형오, 김태호, 권영세, 이군현, 진수희 의원 등 출마를 접은 인사들까지 합할 경우에는 무려 20여명이 당권 도전에 관심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 일각에선 ‘중구난방’, ‘구상유치’, ‘백가쟁명’ 등 전당대회에 대한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묻지마 출마’가 이어지면서 지방선거 이후 당 쇄신과 변화를 대변하기보다 ‘개인 출세’와 ‘차기 공천 보장’을 위해 출마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까지 받고 있다.

대표 최고위원으로는 친이 진영의 대표주자로 나선 안상수 전 원내대표와 친박 서병수 의원, 그리고 독자노선을 추구하는 홍준표 전 원내대표가 3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친이의 안 전 원내대표는 지난 6월 23일 국회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세를 과시했다. 한나라당 전체의원 168명 가운데 무려 110여명의 현역의원이 참석해 친이계의 결집을 보여줬다. 특히 안 전 원내대표는 당내 70여명의 현역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최대 친이계 조직인 ‘함께 내일로’ 고문을 맞고 있다.

청와대에선 ‘오더는 없다’, ‘이심은 없다’며 전당대회 개입설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안 전 원내대표는 원내사령탑 시절 청와대를 대신해 ‘총대’를 메고 MB 쟁점 법안을 충실히 처리했다는 헌신을 들어 당 대표직을 자신하고 있다. 반면 불교계의 갈등과 당 변화와 쇄신에 반하는 이미지, 나아가 친이 강경파로 인한 대야 협상 능력의 한계가 당의 간판으로써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친이 직계의 결집에 따른 친박 성향의 후보군 역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차기 공천권이 달려 있다는 점에서 친박 진영에서는 3선의 서병수, 재선의 이성헌 의원과 이혜훈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거나 던질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당내 5~60명에 달하는 친박 의원들은 무시못할 세력이다. 하지만 친이 친박간 세대결이 본격화될 경우 자칫 당내 분란조짐까지 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또한 친박 후보군이 박근혜 전 대표나 6선의 홍사덕 의원 등에 비해 대표감으로 중량감이 떨어지고 대중 인지도가 낮다는 점에서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신구소장, 정두언·남경필 vs쇄신 김성식 생존은

이로 인해 친이와 친박간 틈바구니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후보가 홍준표 전 원내대표다. 친이 친박 등 계파에서 자유로운 홍 전 원내대표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계파 정치 없는 ‘화합과 쇄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1인 2표로 친이와 친박으로부터 한표를 얻고 중립성향의 대의원들에게 표를 얻을 경우 1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당 혁신위원장을 맡은 홍 전 원내대표는 소장파 및 쇄신파의 지지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전조로 홍 전 원내대표 캠프에선 수도권내 몇 몇 당협위원장과 대의원 운영위원회 모임에서 지방선거 패배이후 대의원들의 변화와 쇄신 요구가 거세 대안으로 홍 전 원내대표가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수도권 출신의 한 대의원은 “지난 서울 광진구를 비롯해 경기 부천, 강원도 등 각 대의원 모임에서 지방선거 패배이후 변화와 쇄신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특히 강원도에선 김진선 전 도지사, 이계진 전 의원, 황영철 의원 등 대의원 300여명이 모여 홍 의원에 대해 높은 호감도를 보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친이 친박을 넘어 폭넓게 지지세를 얻고 있는 반면 홍 전 원내대표는 여전히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불안한 이미지와 당내 분명한 자기 기반이 없다는 게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당 대표감으로 이렇듯 3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면 군소후보군으로 정두언, 남경필, 김성식 의원이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4선의 남 의원이 중량감이 가장 높지만 경기도를 제외한 전국적인 득표력이 미약한 편이다. 구 소장파로 당 쇄신 바람을 탈 수 있지만 초선 의원 중심의 쇄신 모임 대표 주자인 김성식 의원과 표가 겹친다는 점에서 한계다.

김 의원의 경우 당내 50여명의 초선 의원들이 결집할 경우 당 지도부 입성이 가능하지만 과거 권영세 의원이 소장파 몫으로 전당대회에 출마했다 낙방한 경험이 있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전대 특성상 초선의원들에 대한 ‘줄세우기’가 극심해 순위안에 들지 못할 공산이 높은 게 현실이다. 그나마 당내에선 친이 직계의 정두언 의원이 당 지도부 입성이 가능하리라 보고 있다. 친이재오계인 이군현, 진수희 의원이 출마를 접은 상황에서 친이 성향의 대의원들이 안 전 원내대표에게 한 표를 행세하고 또 다른 한 표를 정 의원에게 던질 경우 턱걸이 입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방선거, ‘책임론자’vs‘무책임론자’ 대결?

당연직 여성 몫을 두고는 친이 박순자, 정미경, 친박 이혜훈 의원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중립성향의 나경원, 전여옥 의원 등 높은 대중성을 앞세워 나설 경우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불꽃튀는 대결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당내 중립 성향의 의원들사이에선 7·14 전당대회가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당 분위기 쇄신보다 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론자’(친이)와 ‘무책임론자’(친박)간 자리 다툼으로 비화되는 것에 대해 씁쓸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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