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만 된다면 광저우 아시안게임 뛰고 싶다”
많은 스포츠맨은 자신의 조국에 국기를 가슴에 달고 경기에 뛰고 싶어 한다. 미국무대를 통해 한국야구의 힘을 알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추신수가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로 ‘아시안 게임’출전을 소망했다. 지난 10월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많은 경험을 했다. 기회만 된다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가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의 야구 사랑과 국가관에 대해 들아본다.“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많은 경험을 했다. 기회만 된다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가고 싶다.”
추신수(27·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지난 10월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년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픈 마음을 드러냈다.
내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 타이거즈의 조범현 감독이 맡는다. 조범현 감독은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표팀에 추신수를 포함시키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추신수는 이에 대해 “WBC를 통해 많은 경험을 했다.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좋은 것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었고, 김현수나 김태균 등에게 많이 배웠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기회만 된다면 대표팀으로 나가고 싶다. 한 팀에 속해 있는 선수로서 구단과 이야기를 해야한다”며 “ 잘 이야기해서 나가고 싶다. 불러준다면 언제든지 대표팀에 참가할 마음이 있다”고 대표팀에 대한 강한 열망을 내비쳤다.
올 시즌 주전 자리를 꿰찬 추신수는 타율 0.300 20홈런 86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 내 4번 타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추신수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고, 21도루를 성공시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것은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에서 4명에 불과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인이 20홈런-20도루 클럽에 들어간 것은 추신수가 유일하다.
“지난해 후반기를 통해 얻은 자신감이 좋은 성적을 낸 원동력”이라고 밝힌 추신수는 “에릭 웨지 감독님이 끝까지 믿어주시고 경기에 내보내 주셔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조성옥 감독님이 돌아가셨을 때, 20-20 클럽에 홈런 1개만을 남겨놨을 때가 올 시즌 중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올 시즌 개인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다. 타석 수에 비해 타점이 적다는 것을 비롯해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것이 많다”며 “내년에는 수비나 체력, 타격 등 모든 면에서 올해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추신수와 일문일답.
- 이번 시즌 중에 가장 힘들었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순간은?
▲ 힘들었던 때는 조성옥 감독님이 돌아가셨을 때다. 20홈런-20도루 달성을 위해 홈런 1개만을 남겨놨을 때도 부담이 컸다. 오클랜드전에서 홈런 2방에 7타점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 추신수 야구교실을 열 계획이라던데.
▲ 외삼촌(박정태)께서 유소년 야구팀을 맡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 좋은 선수가 많다. 그러나 매년 한국에 오면서 중학교 선수들이 적다는 것을 느꼈다. 좋은 선수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밑에서 올라오는 선수들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 지금이 할 시기라고 생각하게 됐다.
- 내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의사를 밝힐 수 있는가?
▲ WBC를 통해 많은 경험을 했다. 기회만 된다면 대표팀으로 나가고 싶다. 한 팀에 속해 있는 선수로서 구단과 이야기를 해야 한다. 잘 이야기해서 나가고 싶다. 불러준다면 대표팀에 참가할 마음이 있다.
- 추추 트레인 별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어린 아이들도 좋아하고 사람들도 오래 인식을 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별명이다.
- 클리블랜드에서 달라진 위상을 느끼고 있는가?
▲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그러나 시즌 중에 버블헤드 인형도 제작을 했고, 경기장 전광판 옆에 사진이 붙어있는데 클리프 리가 트레이드되면서 내 사진으로 교체됐다. 내게 신경을 많이 써주는구나 하고 느꼈다.
- 클리블랜드와 재계약해야 하는데 22일 차이로 ‘슈퍼2’에서 탈락했다.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갖추지 못했는데?
▲ 에이전트와 계속 이야기 중이다. 일 수가 모자라서 슈퍼2 자격이 안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 팀에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어느 정도 조건만 되면 클리블랜드에 남고 싶다. 마지막날 에이전트와 통화한 내용은 12월쯤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 올해 성적이 좋았는데 예년과 비교해서 달라진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지난해 후반기를 통해 얻은 자신감이 컸던 것 같다. 에릭 웨지 감독님이 끝까지 믿어주시고 경기에 내보내 주셨다. 많은 출전 기회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요인이었다.
- WBC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을 느꼈는가.
▲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느꼈다. 미국 야구가 힘은 있지만 한국 선수들만큼 정교함은 없는 것 같다. 미국 선수들은 사소한 플레이에서 실수를 많이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실수가 없다. 파워도 미국 선수들 못지 않다. 기량이 많이 발전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같은 팀에서 뛰면서 기대 이상이라는 것을 느꼈다. 김현수, 김태균 등에게 많이 배웠다.
-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바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다.
▲ 국내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많은데. 누구의 판단도 아닌 자신의 판단으로 가는 것이다. 자신이 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의지만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 스스로 봤을 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과 내년 목표는?
▲ 겉으로 보기에는 3할, 20-20이지만 개인적으로 부족한 것이 많았다. 중심타선에 있었기 때문에 타점 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타석 수에 비해 타점은 부족하다. 올해보다 나은 성적을 내는 것이 내년 목표다. 수비나 체력 등 모든 부분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 태극마크 방망이가 화제가 됐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 마이너리그 생활을 하면서 남미 선수들이 방망이에 국기를 붙이고 하는 것을 봤다. 미국산 방망이를 쓰고 있어서 주문하는 것이 어려웠다. WBC 이후 국산 방망이를 쓰면서 태극기를 새길 수 있게 됐다. 이제는 클리블랜드 팬들도 태극기를 직접 그릴 줄 알더라. 가슴이 뭉클하다. 태극기를 그려와서 사인받는 팬들도 있다. 그러면 뿌듯하다.
-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아졌을 것 같은데.
▲ 한국 사람들보다 미국 사람들이 더 많이 알아본다. 아이들도 많이 알아본다.
[ 뉴시스 김희준 기자 ]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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