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숙 거부, 훈련 불참에 도 넘은 개별행동 구설수

베이징의 영광이 ‘마린보이’의 성실함을 좀먹은 걸까. 7월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박태환(20·단국대)에 대한 수영계의 ‘뒷담화’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한 일간지에 따르면 지난 2일 제 38회 전국소년체전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수영 관계자들은 일제히 박태환에게 쓴 소리를 던졌다.
특히 박태환을 지도하고 있는 노민상 수영 대표팀 감독은 박태환의 불성실한 훈련태도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노 감독이 오는 7월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박태환을 자유형 200m와 400m에 집중시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한 이유는 따로 있다”며 “이는 박태환이 미국 전지훈련에서 훈련을 게을리 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이 1500m에 출전하지 않는 것은 절대적으로 훈련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박태환은 지난달 25일 열린 재닛 에번스 대회에서 자신의 기록(14분55초03)에 못 미친 14분57초06을 기록했다. 메달을 위해서 최소 14분40초대는 끊어야 하지만 기록과 기량이 예전만 못해졌다는 것이다.
이날 박태환의 훈련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수영대표팀은 지난 1일부터 태릉선수촌에서 대표팀 합숙 훈련을 시작했다. 하지만 박태환만 집에서 출퇴근하고 있다는 것. 특히 박태환 측은 “이번 주 시차 적응을 위해 새벽 훈련을 못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노 감독을 아연실색케 했다는 후문이다.
박태환의 후원사인 스피도가 운영하고 있는 전담팀의 상식이하 행동에 대한 수영계의 불만도 상당했다. 대표팀은 다음달 17일 개막하는 세계선수권을 위해 다음달 9일 출국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담팀은 박태환만 데리고 먼저 떠나겠다고 통보한 것.
지난 2007년 박태환은 세계선수권을 재패한 뒤 전담팀과 함께 태릉 밖에서 훈련을 하다 컨디션 조절 실패로 슬럼프에 빠진 바 있다. 다행히 지난해 2월 노민상 대표팀 감독의 지도를 받고서야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수영계 안팎에서 박태환의 지나친 개별행동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수영 기자 severo@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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