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천적 법칙’의 실체
프로야구 ‘천적 법칙’의 실체
  • 이수영 기자
  • 입력 2009-06-10 09:48
  • 승인 2009.06.10 09:48
  • 호수 789
  • 5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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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유독 그대 앞에서만 작아지는 초라한 내 모습…’ 통속가요의 한 구절 같은 상황이 2009 프로야구에 고스란히 녹아났다. 시즌 3개월 차에 접어들며 8개 구단의 ‘천적구도’가 자리를 잡은 것. 물고 물리는 접전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절대 강자와 약자가 없는 ‘가위바위보 식’ 먹이사슬은 시즌 중반 프로야구 흥행가도를 이끄는 원동력인 셈이다. 히어로즈와 한화, 삼성이 대표적인 삼각 천전 관계의 팀들로 꼽히며 곰과 호랑이의 맞대결이라는 이유로 ‘단군더비’라 불리는 두산과 기아의 맞수 대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뜨거운 6월, 천적 법칙으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른 프로야구를 들여다봤다.

2009 프로야구가 시즌개막 3개월째에 접어들면서 팀 간 확실한 천적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세 팀이 서로 물고 물리는 식의 삼각구도가 형성되면서 시즌 중반 팬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천적 앞에 순위는 무의미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리그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화. 대부분의 팀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유독 히어로즈에게는 강했다. 히어로즈의 현재 리그 순위는 6위. 한화는 승률이 37%에 불과하지만 히어로즈에게는 4승 1패로 승률이 80%에 달하는 절대적 우위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승률 54%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던 롯데는 현재 7위로 과거의 명성이 무색한 지경이다. 대부분 팀에게 승보다 패를 더 많이 기록하면서 승률이 39%대까지 떨어진것. 그러나 이런 롯데에게 삼성은 꼼짝도 못한다.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을 상대로 롯데는 4승 2패를 기록하며 3경기 중 2경기를 가져가는 우위를 지키고 있다.

현재 천적 구도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팀은 히어로즈와 한화, 삼성이다. 이들 세 팀은 ‘가위바위보’식 삼각 라이벌 구도로 흥미롭다. 물고 물리며 최후의 승자를 가리기 어려운 까닭이다.


물고 물리는 천적의 법칙

최근 창단 처음 6연승을 달리며 중위권 도약을 노리는 히어로즈는 한화에겐 5경기 중 1경기밖에 못 이기며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에게 히어로즈는 상위권 두산이나 SK보다도 더 무서운 존재다. 올 시즌 상대전적 1승 5패가 말해주듯 히어로즈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

히어로즈는 전력이 좋지 않을을 때도 유독 삼성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는 자존심을 꺾지 않았다. 더구나 히어로즈는 팀 최다인 6연승 행진의 최고 상승세를 타는 상황. 무엇보다 히어로즈가 자랑하는 ‘좌완 선발 3총사(장원삼-마일영-이현승)’가 모두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삼성은 특히 이들 좌완 3인방에 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히어로즈에게 약한 삼성은 히어로즈를 휘어잡은 한화에 6승 2패로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히어로즈가, 히어로즈는 한화가 잡지만 한화는 삼성이 잡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룡에 물어뜯긴 거인, 부활 가능할까

기아, 두산, LG 역시 마찬가지다. LG는 KIA만 만나면 맥을 못 춘다. LG의 기아전 성적은 1승 1무 7패. 9경기에서 붙었지만 한번밖에 꺾지 못했다.

3위 KIA는 LG와의 9번 경기 중 7번을 잡으며 승수를 쌓았지만 두산과는 5번 붙어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반면 ‘호랑이 잡는 곰’ 두산은 오히려 쌍둥이만 만나면 고개를 숙인다. 현재 두산의 LG상대 전적은 2승 4패로 3번 경기하면 2번을 지는 수모를 당하는 중이다.

지난해 영광이 무색할 만치 롯데의 수난은 시즌 내내 끊이지 않고 있다. 투타에 걸쳐 부상병이 속출해 작년처럼 돌풍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롯데는 6월 첫 주부터 ‘천적’을 만나 험난한 한 달을 시작했다. 상대 전적 1승 5패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작년 챔프 SK와 문학 원정 3연전을 가진 것.

선발 투수진이 점차 안정세를 찾고 있는 롯데로서는 6월 반격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천적의 법칙’을 깨야하는 상황이다.

6월 프로야구 대진 일정은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하다.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페넌트레이스 순위 경쟁에서 6월 한 달 경기는 올 시즌 먹이사슬로 연결된 팀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다. 한마디로 천적간의 대결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이수영 기자] severo@dailysun.co.kr

이수영 기자 severo@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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