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온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야구가 온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 박태정 기자
  • 입력 2009-04-01 15:00
  • 승인 2009.04.01 15:00
  • 호수 779
  • 5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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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한국은 WBC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WBC 결승에서 3-5로 패해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박찬호는 “아쉬운 경기였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대회”라며 “다시 한 번 야구가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거대한 애국의 힘을 모아 모든 이들의 마음을 열게 했다. 어려운 시기에 희망과 긍지를 일으켰다”고 칭찬했다.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은 어렵고 힘들다. 제2의 IMF라고 한다. 경기가 얼어붙고 수출은 막히고 시장은 마비될 지경이다.

WBC에 출전한 한국 야구선수단은 극적인 승리를 따내며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온 국민은 TV속으로 빠져들었고, 야구경기를 지켜봤다. 그 과정 속에서 IMF를 극복했던 한국민의 저력과 단합된 힘을 보여줬다. 하나가 된 대한민국은 WBC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가질수 있었다.

하지만 결승에서 한국은 9회말 동점을 만들며 연장전에 돌입했지만 임창용(33. 야쿠르트 스왈로즈)이 스즈키 이치로(36. 시애틀 매리너스)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고, 한국은 그 점수를 만회하지 못한 채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하지만 우승보다 값진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야구에 대한 세계인들의 이목이 모아졌다. 특히 야구의 종주국인 미국에서 따낸 준우승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박찬호는 “연장전까지 가는 모습에서 우리의 특유의 근성과 힘을 보였다”면서 “임창용이 정정당당하게 승부했다는 것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이치로에게 정면 승부를 한 것이 아쉬운 것이 아니라 이치로의 약점을 공략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선수들이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이름을 알렸다. 미국은 야구 뿐 아니라 근성과 애국의 힘도 인정했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한국야구의 더 큰 발전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WBC준우승을 차지한 배경엔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인식 감독의 보이지 않은 리더십이 있었다. 김 감독은 1회에서도 대표팀을 맡아 WBC 4강 신화를 썼다.

박잔호는 “내가 1회 WBC 대회에 출전했을 때 부상과 슬럼프에서 확실하게 빠져 나오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나를 당연한 것처럼 뽑아주고 믿음을 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떠맡듯이 맡은 대표팀 걱정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신 것을 봤다. 감독님 건강이 걱정이 됐다. 감독님께 맘껏 축하를 해드릴 수 있어 기쁘다”며 축하의 인사를 보냈다.

박찬호는 WBC에 출전한 선수 한명 한명에 대한 평을 했다.

우선 준결승에서 홈런을 치며 인상적인 경기를 보여준 추신수(27.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대해 ‘메이저리그에 있는 우리의 보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WBC 준결승과 결승에서 그가 친 홈런은 우리의 가슴에 애국을 심어줬다. 추신수가 병역 혜택을 받아 더 많은 활약으로 국위선양을 하고, 국민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또한 WBC에서 맹활약을 펼친 김태균(27. 한화 이글스)에 대해 “미국 선수들이 김태균에 대해 칭찬을 많이 했다”면서 “내년에 미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을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내년에 메이저리그에서 추신수와 함께 그가 홈런을 날렸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그리고 일본과의 경기에 3번이나 등판해 ‘일본 킬러’로 떠오른 봉중근(29. LG 트윈스)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그는 “한국팀의 수비는 멋지고 견고했다. 묘기 같은 수비를 보여줬다”며 한국의 수비에 찬사를 보낸 뒤 글을 끝냈다.

박찬호의 ‘야구가 나라를 지킨다’는 글은 WBC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선수들에 대한 선배, 동료로서 칭찬과 격려를 하는 한편, 참가하지 못한 자신의 심정을 글로 옮긴 것이다.



#‘新 일본 킬러' 봉중근

“의사 봉중근 별명까지 듣고 질 수 없었다”

한국 야구는 위대했다.

야구 종주국 미국에서 벌어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에 3-5로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언론은 우승을 차지한 일본보다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 팀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결승에 오르기 전 한국은 세계 야구 강호들을 차례로 꺾으며 우승문턱까지 한걸음으로 달려 왔기 때문.

준우승을 차지하게 된 배경에는 김인식 감독의 리더십과 추신수, 김태균, 봉중근 등 휼륭한 선수들이 ‘우승’을 목표로 한 몸이 되었기 때문이다.

준우승까지 오는동안 일본과의 경기에서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일본킬러’ 봉중근이 화제가 됐다. 봉중근은 WBC대회 일본전에서만 세 번 선발로 등판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25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봉중근은 “광현이가 무너지고 난 뒤 일본전을 내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컨디션도 좋았고, 1회 대회 경험도 있어서 내가 김인식 감독님과 양상문 코치님에게 얘기했다”며 “잘 보답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일본전에서 거푸 호투하면서 생긴 ‘의사 안중근’을 비유한 ‘의자 봉중근’이라는 닉네임이 생겼다. 이것이 경기에서 최선의 피칭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봉중근은 “이치로는 존경하는 선수다. 그와의 대결은 영광이었다”면서 “의사 봉중근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을 첫 경기 이후 바로 알았다. ‘팬들이 많이 성원해주시는구나’ 하고 느꼈다. 실망감을 안겨드리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질 수 없었고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jp7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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