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뺨치는 비극도 실제상황?

꽃피는 봄, 소중한 사랑이 무르익는 계절이 왔다.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얻으며 ‘만인의 연인’으로 손꼽히던 농구·배구·축구계 스타들이 줄줄이 ‘한 사람의 연인’으로 신고를 마쳤다. 이들을 추종하는 여성 팬들의 한숨소리가 드높은 가운데 각 종목 최고의 스타들을 사로잡은 ‘미녀’들의 정체에도 관심이 쏠려 있다. 한국판 ‘빅토리아 베컴’의 자리를 차지할 손꼽히는 미녀들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15년 간 프로농구계 최고의 ‘골밑가이’로 군림했던 서장훈(35·전자랜드)이 최근 회춘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무려 6년 3개월 만에 지난달 월간 MVP를 따내며 가장 뜨거운 한 달을 보낸 선수로 선정된 것.
‘호랑이 기운’ 솟아난 예비신랑 서장훈
또 서장훈은 6연패에 수렁에 빠져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을 접어야할 위기에 빠진 소속팀의 6연승을 이끌어내며 리그 1, 2위 팀까지 차례로 격파하는 괴력을 선보이기까지 했다. 전 소속팀인 KCC에서 허재 감독과의 불화설에 휘말리며 위기를 맞았던 서장훈을 이토록 변하게 만든 것은 과연 누구일까.
대학시절 은사이기도한 전자랜드 최희암 감독을 비롯해 서장훈의 지인들은 ‘사랑의 기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1월부터 1년여 동안 사랑을 속삭인 서장훈의 ‘그녀’는 다름 아닌 ‘KBS-스타 골든벨’의 안방마님 오정연(26) 아나운서다.
농구 전문 케이블 프로그램인 KBSN ‘비바 점프볼’의 진행자로 나섰던 오 아나운서와 서장훈의 첫 만남은 MC와 출연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 아나운서의 단아한 모습에 첫눈에 반한 서장훈은 지인을 통해 끈질기게 만남을 이어갔고 엄청난 애정공세에 오 아나운서의 마음도 흔들리기 시작한 것.
9살의 나이차와 40cm가 넘는 키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서울대에서 체육교육학을 전공한 오 아나운서는 농구를 비롯한 스포츠 전반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 연인 이상의 조언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무뚝뚝한 인상의 서장훈을 ‘둥둥이’(귀염둥이의 줄임말)라고 부르며 1년 째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오 아나운서. 그는 최근 방송을 통해 “잠이 안 오면 장훈씨가 소녀시대의 ‘Gee’를 자장가로 불러준다”며 닭살 애정을 뽐내기도 했다.
사랑의 힘을 등에 업고 ‘코트의 호랑이’로 다시 태어난 서장훈. 어린 연인을 위해 밤마다 귀염둥이로 변신하는 그의 자상함이 뒤늦게 여성팬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배구계 ‘로미오와 줄리엣’ 박철우는 괴로워!
최근 배구계는 최강·최악의 라이벌이 혼약으로 얽힐 위기(?)에 연일 시끄럽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간판 공격수 박철우(24)와 라이벌 팀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딸인 신혜인(24)이 달콤한 연애에 푹 빠져 있는 것.
한때 여자프로농구(WKBL) 최고의 얼짱 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신혜인은 심장 부정맥 수술을 받은 뒤 후유증으로 코트를 떠나 현재 WKBL 해설자와 리포터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딸이 라이벌팀의 간판선수와 사랑의 빠진 것을 두고 배구계 안팎에서는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재연”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두 사람은 약 2년 동안 열애 사실을 숨기는 철저한 자기관리로 팬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박철우는 경기 때마다 커플링으로 보이는 반지를 목걸이에 걸고 나와 ‘인기 모델과 사귄다’ ‘신인 여가수가 그의 연인이다’는 루머가 떠돌기도 했다.
그러나 알려진 바에 따르면 박철우와 신혜인은 2년이 넘게 연애감정을 키워와 모든 루머는 헛소문에 불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각각 기흉(폐에 공기주머니가 차는 만성질환)과 심장부정맥 수술을 받은 박철우와 신혜인을 맺어준 인연은 다름 아닌 재활 치료였다. 2005년 J스포츠 클리닉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누구보다 서로의 상처를 잘 알고 이해하는 동갑내기 친구로 시작했다.
그러다 박철우는 재활치료를 성공적으로 견디며 코트로 복귀한 반면 신혜인은 후유증을 견디지 못해 은퇴를 결정하고 말았다. 힘들어하는 신혜인을 위로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수술 뒤 박철우는 자타가 인정하는 V-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했다. 그는 올 시즌 공격성공률 1위를 달리며 현대캐피탈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박철우가 속한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는 올 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어 박철우의 말 못할 고민은 현재진행중이다.
신치용 감독은 “두 사람이 사귀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 상견례나 구체적인 결혼 일정은 전혀 잡히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두 사람이 혼약으로 이어진다면 최고의 스포츠 명문가가 탄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과 현대가의 만남이라는 점과 대를 이은 스포츠 가문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세기의 사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해외에서도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감독 마라도나의 딸이 아르헨티나 축구 선수 세르히오 아게로와 교제하면서 스포츠 명문가 탄생을 예고했다. 두 사람은 결혼 전이지만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두 사람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나 결혼 사실이 굳어졌다.
아게로는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소속으로 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다. 마라도나의 후예로 지목될 만큼 뛰어난 축구 실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축구대표팀 김치우의 애틋한 사랑
‘왼발의 달인’으로 축구국가대표팀의 주축멤버로 자리를 굳힌 김치우(27·FC서울) 역시 ‘3월의 연인’이 됐다. 상대는 SBS 드라마 ‘왕과 나’에 출연했던 신인 탤런트 강주연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김치우가 전 소속팀 전남에서 FC서울로 이적했던 7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최근까지도 좋은 감정을 유지하며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치우가 대표팀 간판 주자로 자리를 잡았음에도 두 사람의 만남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신인 배우인 강주연의 인지도가 비교적 낮았기 때문이다.
김치우와 오랫동안 함께 운동을 했던 한 동료 선수는 “두 사람이 몇 번 만났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지금도 연인 관계인지는 잘 모르겠다. 치우형이 대표팀이나 소속팀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최우선인 만큼 운동에 전념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결혼까지 가느냐는 것을 두고 강주연의 소속사 역시 부정적인 입장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강주연이 운동선수와 사귄다는 얘기는 얼핏 들었다”며 “배우의 사생활까지 관여할 생각은 없지만 (강주연이) 연예활동을 활발히 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결혼 등 확대해석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어린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단 둘이 살다가 중학교 3학년 때 어머니를 여읜 것으로 알려진 김치우는 누구보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김치우의 가슴 속 빈자리를 강주연이 훌륭하게 매워 줄 수 있을지, 두 사람을 지켜보는 팬들의 마음은 간절하다.
#스포츠스타 커플 1세대는 누구?
서장훈, 박철우, 김치우 등 인기 스포츠 스타들의 열애 소식이 전해지면서 스포츠스타와 유명인의 커플 계보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커플 1호는 복싱선수 홍수환과 가수 옥희다. 두 사람은 1977년 결혼한 뒤 2년 만에 이혼했고, 15년 만인 1994년 재결합해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MC 최미나와 결혼했고, 농구스타 이충희는 탤런트 최란을 아내로 맞았다.
축구스타 안정환은 미스코리아 출신 이혜원과 웨딩마치를 울렸고, 요미우리 이승엽 역시 미스코리아 출신 이송정과 결혼했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출구선수 김남일은 김보민 아나운서와 결혼에 골인했고, 탤런트 왕빛나의 신랑은 프로골퍼 정승우다.
남자 연예인과 여자 스포츠 스타 커플도 많다. 가수 윤종신이 테니스 스타 전미라와 결혼했고, 임창정은 프로 골퍼 김현주를 아내로 맞았다. 또 가수 변진섭 역시 수영선수 출신인 이주영과 가정을 꾸렸다. 드라마 ‘이산’에서 홍국영으로 출연한 탤런트 한상진의 아내는 농구스타 박정은이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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