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쇄신파 50人 2차 선상반란 ‘전모’
한나라당 쇄신파 50人 2차 선상반란 ‘전모’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06-22 09:35
  • 승인 2010.06.22 09:35
  • 호수 843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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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속 태풍인가, 정치 쿠데타인가”
지난 9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초선의원들이 지방선거 이후 당의 혁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맹철영 기자] photo@dailysun.co.kr

한나라당의 전당대회를 보면 치열한 당권 경쟁이 마치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시킨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권익위원장 등 계파 보스들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자, 눈치를 보고 있던 인사들이 전대 출마 의사를 속속들이 밝히고 있다. 현재 안상수, 홍준표, 정두언, 권영세, 나경원, 서병세, 한선교, 이군현, 이성헌, 심재철, 이은재 등 20여명이 자천타천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다. 누가 한나라당 당권을 쥘 것인가에 세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초선 의원 중심의 쇄신파들이 분주하다.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당정청 쇄신의 방안으로 청와대 및 정부를 향해 인적쇄신을 주장했다. 청와대에선 처음에는 ‘당도 책임있다’,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며 맞서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을 통해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수습책으로 “청와대와 내각에 젊은 세대를 기용하겠다”며 “당도 젊고 활력 있는 정당으로 변모하라”고 주문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당장 당내에서는 ‘40대 역할론’, ‘세대 교체론’, ‘4말 5초론’(40대 후반 50대 초반)이 쏟아지면서 젊은 초재선 의원들이 들고 일어났다. 특히 7월 14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출사표를 던지는 4~50대 의원들이 들썩거리고 있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등 중량급 인사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40대 간판론’이 힘을 얻고 있는 양상이다.

청와대와 정부를 비롯해 당 쇄신 분위기속 유탄을 맞은 5인방은 50대 후반을 넘긴 정몽준 전 대표(59)를 비롯해 안상수 전 원내대표(64), 홍준표 전 원내대표(56),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66), 김형오 전 국회의장(63) 등이다.

‘세대교체론’이 불기 전 ‘안상수-홍준표’ 2강구도 속에서 출마가 유력했던 정몽준 전 대표가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권에서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게 한 측근의 전언이다. 이윤성 전 부의장과 김형오 전 의장의 출마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안상수, 홍준표 의원은 젊은 의원들과 ‘짝짓기’를 통해 세대교체론을 타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친이 강경파 인사로 불교계와 마찰을 빚은 안 전 원내 대표보다는 당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홍 전 원내대표와 쇄신파간 연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MB계 핵심인사인 정두언 의원은 지난 6월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친이계에선 당·청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적격이라는 반면에, 친박계에선 ‘저격수’이미지가 강해 거부감이 크다.

이밖에 남경필 의원(45), 권영세 의원(51) 등이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성의원들의 당권도전 치열

지도부 내 여성 최고위원을 의무적으로 두게 한 규정을 노린 여성의원들의 당권도전도 치열하다.

박순자(52), 전여옥(51), 나경원(47), 진수희(45), 이혜훈(46)의원 등이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나 의원은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오세훈 후보와 경선을 벌여 자신의 역량을 높였다. 특히 40대인 나 의원은 세대교체론과 관련해 주목을 받고 있다.

초선의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예전 같으면 초선의원들의 당권도전은 꿈도 꾸지 못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모습이다.


초선의원 50인의 반란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등 친이·친박계를 대표하는 보스가 불출마 의사를 밝히자 초선 의원 50여명을 중심으로 쇄신파 가운데 한명을 뽑아 전당대회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초선 중에서는 권영진(48), 황영철(45), 홍정욱(40), 김성식 의원(52) 중에 한명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홍 의원의 경우 가장 발 빠르게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여권의 한 중진의원실 관계자는 “처음에는 청와대를 향해 국정쇄신, 인적 쇄신을 요구하다 청와대에서 ‘젊은 세대 중용’ 운운하니 인적쇄신 목소리는 잦아들고 이젠 당권에 목을 매달고 있는 형국이다”며 “초선의원 50인의 당권장악 시나리오가 성공하기 위해선 지난 2008년 18대 공천에서 ‘형님 공천’에 반발해 55인이 선상반란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공여부에 대해선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6·2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져야 할 의원들의 당권 도전으로 초선의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안상수, 홍준표, 정두언, 남경필, 권영세, 전여옥, 진수희 의원 등이다.


선거참패 책임자 출마 빈축

안상수, 홍준표 의원은 각각 경기와 서울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고, 정두언 의원은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을 맡았다. 또 남경필, 권영세 의원은 각각 경기와 서울에서 공천문제를 놓고 잡음이 생겨 최근 의원 워크숍에서 초재선 의원들로부터 맹공을 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전여옥 의원은 전략기획본부장, 진수희 의원은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았다.

당내에서는 지도부와 당직자들이 일제히 선거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또 전대 불출마 입장을 밝힌 마당에 이들 인사가 차기 지도부에 출사표를 던진 것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 핵심 당직자는 “비정상적이라고 할 만큼 너무 많은 의원들이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최근 부는 쇄신 바람에 너도나도 나서는 것은 아닌가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한나라당은 계파 모임마다 ‘당 쇄신’을 주창하며 ‘쇄신형 당대표 후보’를 내겠다고 밝히고 있어 출마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춘추전국시대가 돼 버린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선출 가능한 최고위원은 대표최고위원을 포함해 모두 5명뿐이다. 힘 받은 쇄신 태풍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최종 살아남는 5인의 후보가 누가 되고, 누가 당권을 쥐게 될 것인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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