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시련의 계절’
이종범 ‘시련의 계절’
  • 이수영 기자
  • 입력 2008-11-27 09:13
  • 승인 2008.11.27 09:13
  • 호수 761
  • 5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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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바람의 아들’로 프로야구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종범(38)이 소속 구단 KIA로부터 은퇴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이종범은 총 84게임에 출장, 타율 0.174에 1홈런 18타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둔 뒤 은퇴설에 시달려 왔다.

올 시즌 “명예회복을 하고 싶다. 1년 더 뛰게 해 달라”고 요청해 110게임에 출장, 타율 0.284에 1홈런 38타점을 기록했지만 그는 팀을 하위권에서 구해내지 못했다. 몸값도 5억에서 절반도 채 안 되는 2억으로 60%나 삭감됐다.

KIA 고위 관계자는 지난 18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이종범과 1년 계약을 하면서 3할을 못 치면 은퇴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제 명예롭게 은퇴,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 달라”고 은퇴를 기정사실화 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에서 코치연수를 통해 선진야구를 배운 뒤 지도자로서 더 큰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라는 배려인 듯하지만 사실상의 방출 통보인 셈이다.

이에 대해 이종범은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이종범은 또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만있는 사람을 왜 흔들어놓는가”라며 구단 관계자를 향해 불만을 토했다.

이종범은 “구단이나 나나 아직 만나지 않았다. 다음 주쯤 만날 것으로 아는데. 은퇴 여부는 그때 가서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얘기할 게 아무것도 없는데. 왜 문제가 불거지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은퇴에 관한 이종범의 입장은 한결 같다. 내년까지는 선수생활을 계속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은퇴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는 “작년에 구단과 약속한 것도 있고. 올해 성적도 좋지 않아서 일단 얘기를 들어보겠다”면서 “어떤 식이든 은퇴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지. 구단에 밀려 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KIA 구단 역시 묘수가 없다. 김조호 단장은 “이종범 스스로 은퇴를 선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모양새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똑 떨어지는 답이 없다. 일단 만나서 얘기해봐야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프로야구계의 ‘전설’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이종범이 시련의 계절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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