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팀의 ‘푸른 용’(龍) 이청용(20·FC서울)이 경기 중 상대선수를 가격하는 ‘날라차기’로 축구팬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청용은 지난 2일 부산아시아드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K리그 2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12분 부산 김태영(26)의 북부를 발바닥을 들어 가격한 뒤 곧바로 퇴장 당했다.
축구팬들은 문제의 경기 동영상을 인터넷에 퍼 나르며 이청용의 과격한 반칙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일부 팬들은 “같은 팀 선배인 이을용의 ‘을용타’(2003년 동아시아 대회 당시 이을용이 상대 선수의 뒤통수를 가격한 사건)에 이어 이번엔 ‘청용각’이냐”며 FC서울 팀의 고질적인 거친 플레이를 싸잡아 꼬집기도 했다.
더구나 이청용에게 복부를 가격당한 김태영은 지난 6월에도 비슷한 일을 당해 ‘(이청용이)만만한 선배를 상대로 일부러 일을 저지르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불거졌다. 이청용은 지난 6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12라운드에서도 김태영의 발목을 향하는 거친 테클로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한 바 있다.
경기를 중계하던 이상철 MBC ESPN 해설위원은 “아직 갈 길이 먼 선수이니 만큼 좋은 것을 배워야 한다”며 “팀뿐만 아니라 본인의 명예에도 먹칠을 했다. 대표선수다운 행동이 아니냐”며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이 같은 비난과 더불어 이청용에 대한 추가 징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축구전문 포털 사이트인 사커월드의 ‘비의비’라는 네티즌은 “딸 아이와 같이 축구를 보는데 우리 딸이 큰 충격을 받았다. 다른 어린 팬들도 많은 충격을 받았을 텐데 꼭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경기 직후 귀네슈 FC서울 감독의 인터뷰는 더욱 여론을 악화시켰다. 귀네슈 감독은 “심판이 이청용만을 미워하는 것 같다”는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뒤늦게 이청용의 플레이가 잘못됐음을 인정했지만 그의 퇴장이 더 억울하다는 늬앙스가 강했다.
지난 10월 초 팀의 주축 공격수인 정조국이 인천과의 경기에서 광대뼈 골절로 시즌을 접어야 했을 때 “이것이 K리그의 수준”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던 것과는 정반대의 잣대를 댄 것이라 논란의 여지가 깊다.
한편 한국에서 활동 중인 저명한 축구 칼럼니스트인 존 듀어든 기자는 “이청용의 반칙은 악의적이었다기 보다 바보 같은 짓이었다”며 “레드카드로 인해 중요한 경기들을 놓치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한 처벌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해 추가 징계는 필요하지 않다는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청용은 이번 경기에서 받은 퇴장명령으로 인해 다음 경기인 포항과의 시즌 최종전은 물론,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도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그는 10일 소집된 월드컵 대표팀에 승선해 사우디아라비아 원정길에 올랐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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