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이달의 선수’ 추신수 성공법칙 4가지
메이저리그 ‘이달의 선수’ 추신수 성공법칙 4가지
  • 이수영 기자
  • 입력 2008-10-14 13:09
  • 승인 2008.10.14 13:09
  • 호수 754
  • 5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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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언특급 우뚝 선 ‘추추 트레인’, 연봉 대박은 덤

‘추추 트레인’ 추신수(26·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이달의 선수’로 꼽히는 영예를 안았다. 9월 한 달 동안만 34안타와 5홈런을 몰아치며 불방망이 위력을 뽐낸 그는 MLB ‘특급타자’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추신수에 앞서 메이저리그에서 ‘이달의 선수’로 꼽힌 한국 선수는 박찬호(LA다저스)가 유일하다. 시즌 통산 94경기에 출장해 98안타, 14홈런을 치며 타율 3할9리의 성적을 거둔 그는 올스타급 활약을 펼친 만큼 내년 연봉 협상에서도 ‘칼자루’를 쥐게 됐다. 야구 본고장에서 신인급 대형 타자로 우뚝 선 추신수의 성공 요인은 과연 무엇일까. 추신수의 성공 법칙 4가지를 집중 분석해봤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추신수가 아메리칸리그 ‘9월의 선수’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추신수는 9월 한 달간 85타수 34안타, 5홈런을 몰아쳤다. 또 12번의 멀티히트와 시즌종료 직전까지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기염을 토한 결과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은 “추신수의 시즌 98안타는 한국 선수로는 최고기록”이라며 주목했다.

한 달간 상승세를 유지했다는 것은 곧 실력으로 통한다. 자신만의 강점과 상대의 견제를 이겨낼 만큼의 능력을 갖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달의 선수’로 선정된 선수는 대부분 시즌 기록에서 전년도와 비교해 월등한 차이를 보인다. ‘특급’으로 통하는 가장 안정적인 시험을 통과한 추신수는 내년 시즌 주전 경쟁에서 우선순위를 점칠 수 있게 됐다.


3~4년 내 연봉 100억?

무엇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인 39만400달러(약 4억5000만원)를 받은 추신수는 이번 활약을 디딤돌 삼아 내년 시즌 연봉 협상에서도 ‘홈런’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왼쪽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6월 초 메이저리거로 승격된 뒤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추신수는 팀 내에서 득점(68점) 3위, 타점(66개)로 4위에 오르며 팀에서 유일하게 3할 대 타율을 넘긴 선수가 됐다.

3년 간 풀타임 활약한 뒤 ‘연봉조정 신청자격’을 갖추면 돈방석에 앉는 것은 시간문제다. 올 시즌 수준의 활약을 보일 경우 내년 시즌 중반쯤엔 3~4년 간 총액 1000만~2000만달러(약 100억~200억원)에 이르는 특급 타자 계보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29일 시즌 마지막 경기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불참했지만 뜨거운 한 해를 보낸 추신수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추추 트레인’이라는 닉네임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그의 성공요인은 크게 ‘90%의 노력과 10%의 운’으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지난해 9월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불과 8개월 만에 복귀했음에도 수술 후유증이 전혀 없었다는 게 그의 첫 번째 성공 비결이다. 당초 적어도 1년 이상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그는 재활기간을 4개월이나 줄이며 팀 내 톱타자로 부활했다.

그의 재활을 도운 것은 팀 트레이너 로니 슬로프의 관리 아래 그는 시즌 중 단 한 번도 수술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다. 완벽한 컨디션이 부활포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두 번째 비결은 헤프너와 델루치를 비롯한 경쟁 타자들의 공백이 선사한 기회다. 추신수가 복귀하던 날 클리블랜드 간판 외야수 트래비스 해프너는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는 어깨 부상으로 3개월여 동안 재활군에 있다 지난달 10일에야 복귀할 수 있었다. 또 다른 라이벌 데이비드 델루치는 올 시즌 부진 끝에 제대로 된 출장기회를 잡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추신수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추신수 성공비법=노력과 운

같은 의미로 조 선두팀과 10게임 이상 벌어지며 포스트 시즌을 포기한 클리블랜드는 일찌감치 팀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다. 새로운 선수들을 끊임없이 검증하는 과정에서 추신수의 활약은 더욱 눈부셨다. 진흙 속에서 진주로 추신수를 발굴한 것이다.

이와 함께 최대 단점으로 꼽혔던 왼손 투수 공략을 제대로 극복했다는 점도 결정적인 성공요인이다. 몸쪽 공을 밀어치는 성향이 강했던 추신수는 특히 왼쪽 투수의 몸 쪽 공에 두드러진 약점을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완전히 바뀐 스윙 폼은 과거의 오명을 깨끗이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몸 쪽은 당겨 치고 바깥쪽은 밀어치는 식으로 타격 스타일을 바꾼 추신수는 올 시즌 왼쪽투수를 상대로 2할8푼2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올림픽 대표팀 탈락은 추신수에게 전화위복이었다. 베이징 올림픽 선수선발이 한창이던 지난 6월 추신수는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는 올림픽에 나갈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올림픽 메달 획득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추신수였지만 규정에 발목이 묶인 셈. 그러나 개인적인 아쉬움은 리그에서 펄펄 난 성적으로 위안 삼을 수 있었다. 1개월 동안이나 올림픽 차출로 팀을 떠나 있었다면 지금처럼 팀 내 입지가 탄탄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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