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일본 유력 스포츠전문지 산케이스포츠는 이승엽의 부활 이유를 분석한 기사를 실었다. 산케이스포츠가 잡아낸 비결은 다름 아닌 체중 조절이었다. 이는 지난 몇 달간 그를 괴롭혀온 손가락 부상에서의 회복과 2군에서의 충분한 휴식 같은 일반적인 요인보다 설득력 있는 지적이다.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이승엽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 잠시 1군에 복귀했다 컨디션 회복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그 뒤 곧바로 평소 좋아하던 불고기와 쌀밥대신 닭 가슴살과 계란 흰자만 먹으며 맹렬한 다이어트에 돌입한 것.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해 근육량을 늘린 결과 94kg이었던 체중을 보름여 만에 3kg정도 줄일 수 있었다.
몸이 가벼워지지 가장 먼저 체감한 것은 스윙의 날카로움. 이승엽은 지난 14일 1군에 복귀한 뒤 3경기에서 무려 4개의 홈런을 터트려 다이어트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민첩성도 좋아져 구질 대처 능력도 높아졌다. 지난 16일 경기에서 이승엽이 기록한 3연타석 홈런은 커브, 포크볼, 직구 등으로 각기 다른 구질의 공을 맞받아친 결과다.
이승엽은 시즌 초 왼손 엄지 부근 인대 부상 후유증으로 최악의 컨디션을 보였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은 사자왕에게 ‘자신감’이라는 무기를 쥐어줬고 이승엽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세계 제일의 4번타자’라는 호칭은 공짜로 얻은 것이 아니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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