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A급 모델 박태환, CF 1편에 몸값 5억 쏜다!”

세계 최고 선수들의 경연장, 올림픽. 지구상 ‘왕중 왕’을 가리는 대회에서 선수들이 목에 걸게 되는 메달은 돈으로 변하기도 한다. 소속단체로부터 메달의 대가로 받는 포상금을 포함해 엄청난 광고수입과 기업 후원금이 선수들의 지갑을 두툼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 ‘얼굴 되고 몸매 되는’ 스타급 선수들의 몸값은 메달 색깔과 비례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솟는다. 4조12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돌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은 그 어느 때보다 ‘값 비싼’ 스타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금메달 10개 이상, 종합순위 10위권 이내’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인 대한민국 선수단 가운데 이번 올림픽 최대 수혜자는 역시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다.
400m·200m 자유형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 하나씩을 획득한 박태환은 후원사인 SK텔레콤으로부터 1억5000만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여기에 대한체육회 이름의 메달 포상금이 7700만원, ‘박태환 전담팀’을 담당하고 있는 스폰서 ‘스피도’로부터도 1억원 가까운 보너스를 챙길 전망이다.
박태환이 휩쓸 포상금은 또 있다.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초유의 목표를 달성한 박태환에게 수영연맹도 ‘돈 보따리’를 풀 예정이다. 두 종목에서 아시아신기록을 세워 1000만원의 수당이 확정된 가운데 수영연맹은 박태환에게 지급할 포상금 규모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달리스트에게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연금도 무시할 수 없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연금 제도에 따라 박태환은 최소 3000만원의 일시금과 매월 100만원의 연금을 평생 챙길 수 있다. 대학 새내기인 박태환이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현금만 4억원이 넘는 셈이다.
수입도 금메달, 역시 ‘마린보이’
하지만 박태환이 가진 스타성에 비해 지금까지의 포상금은 ‘푼돈’에 지나지 않는다. 미끈한 몸매와 수려한 용모를 지닌 ‘여름소년’을 향해 기업들의 CF 러브콜이 줄을 잇고 있는 것.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상징성과 박태환의 스타성이 만나 광고모델로서 그에 대한 평가는 ‘A급 이상’이 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반적으로 장동건·비 등 특A급 모델이 받는 CF출연료는 편당 6억원 이상. 그럼에도 지난해 2년간의 공식 후원 계약을 맺은 SK텔레콤을 비롯해 수많은 대기업이 박태환을 상대로 5억원이 넘는 몸값을 부르며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5월31일로 후원계약이 종료되는 SK텔레콤측은 매년 2~3억원씩 지급했던 후원금 규모를 늘려 계약기간을 연장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박찬호·박지성을 잇는 새로운 ‘스포츠 재벌’ 탄생이 목전에 다가온 것이다.
새롭게 ‘한판승의 사나이’로 등극한 최민호(28·KRA)는 가장 극적인 올림픽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첫날 한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그가 CF업계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른 것.
결승전까지 내리 다섯 판을 시원스런 한판승으로 장식한 대기록은 물론, 가난과 역경을 헤치고 최고의 자리에 선 주인공이라는 감동적인 스토리까지 더해 최민호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특히 이미지를 중시하는 대기업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최민호의 소속팀인 KRA 이상걸 홍보실장은 “최민호에 대한 CF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면서 “현재 국내 모 은행이 가장 적극적으로 섭외에 나서고 있다. 회사와 상의해 별 문제가 없다면 출연을 허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찢어지게 가난한 환경에서도 가족이 있어 행복했다는 최민호의 금메달 소감은 올림픽 최고의 어록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6000만원이라는 거액의 계약금을 뿌리치고 맘 편히 운동할 수 있는 곳을 찾아 계약을 마무리 지은 일화도 ‘의리의 사나이’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내는 데 일조했다.
소속팀으로부터 2억원의 금메달 포상금을 비롯해 3억원 정도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 최민호는 부모님의 집을 마련하는 데 상금을 쏟아 부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의리’의 최민호 새로운 ‘★’ 우뚝
박태환과 최민호 뿐 아니라 다른 메달리스트들 역시 국내 기업들의 환대 속에 승승장구 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통신라이벌인 KT는 사격에서 금·은메달을 딴 소속선수 진종오에게 1억3000만원의 포상금을 약속했다. 사격연맹 회장사인 한화그룹도 그룹차원에서 5400만원의 보너스를 준비 중이다.
양궁 대표팀의 공식 후원사인 현대·기아차 역시 올림픽 일정이 끝나는 대로 포상금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격려금과 포상금 등 적잖은 돈 보따리를 푼 기업들은 이들 올림픽 스타를 기업 광고 모델로 적극 발탁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로서는 ‘올림픽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셈이다.
한편 경제적 측면에서 본 베이징 올림픽의 규모는 약 40억달러(한화 약 4조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메달 상금을 포함해 방송중계권, 공식 스폰서, 입장권 판매 등과 관련된 물질적 가치를 총 망라한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N머니는 최근 ‘올림픽의 경제학’이라는 보도를 통해 베이징 올림픽을 경제적 관점으로 분석했다. CNN머니는 “올림픽은 이제 아마추어 선수들의 경쟁무대가 아니며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관련된 매력적인 사업이 됐다”고 평가했다.
#마린보이 막판 스퍼트의 비밀
유명 수영 선수 대부분은 백인이다. 미국의 수영 천재 마이클 펠프스를 비롯해 이언 소프(호주·은퇴), 그랜트 헤켓(호주) 등 세계 수영계는 백인들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때문에 아시아 출신 박태환의 올림픽 재패는 금메달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박태환의 최대 장점은 괴력에 가까운 막판 스퍼트. 마치 육상 단거리 선수의 그것과 같은 박태환의 장기엔 과학적인 비밀이 숨어있다.
해부학적으로 볼 때 흑인은 짧고 굵은 근육이 발달돼 있다. 때문에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내는데 유리하다. 100m 달리기 등 육상종목에서 흑인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반면 백인은 가늘고 긴 근육이 발달해 있다. 몸을 유선형으로 쭉 뻗은 채 물의 저항을 최대한 덜 받는 것이 관건인 수영은 태생적으로 백인에게 유리한 종목이다. 가늘고 긴 근육은 물을 차고 앞으로 나올 때 피로도 덜 쌓인다. 이 때문에 수영선수들에게 있어 근육을 불리는 과도한 웨이트트레이닝은 독이나 다름없다.
박태환의 장기인 막판 스퍼트는 바로 백인과 흑인의 중간에 해당하는 근육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태환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백인과 닮은 가늘고 긴 근육이 발달한 가운데 흑인과 같은 짧고 굵은 근육도 함께 갖고 있는 것이다. 박태환이 중반 이후부터 폭발적인 힘으로 다른 선수들과 격차를 벌려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까닭이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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