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 프리미어리그 출신 무삼파 전격 퇴출
네덜란드 청소년 대표를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한 ‘명품용병’ 무삼파(31·FC서울)가 2개월 만에 보따리를 쌌다.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K리그 무대에 데뷔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탓이다. 한웅수 FC 서울 단장은 지난달 27일 “무삼파를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다. 무삼파 측과 계약과 관련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21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출신으로 지난 3월 서울에 둥지를 튼 무삼파는 아약스(네덜란드), 보르도(프랑스), 말라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등 명문팀을 거쳐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와 터키 트라브존스포르 등 유럽 무대를 휘젓던 실력파였다.
그러나 지난 4월 16일 인천과의 홈경기로 K리그에 데뷔한 그는 5경기(정규리그 3경기·컵대회 2경기)를 소화하며 3번의 코너킥과 12번의 슈팅을 날렸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때문에 당장 공격을 지휘할 중원사령관의 활약이 필요한 서울은 그의 이름값에 취하기보다 새 용병을 찾는 현실을 택했다.
K리그를 거친 프리미어리거는 무삼파를 포함 모두 4명. 이들 모두 한국무대 적응에 실패해 빅리그 출신 용병에 대한 프로팀의 기대도 낮아졌다. 지난 2001년 애스턴빌라와 맨체스터시티서 활약했던 공격수 달리안 아킨슨은 대전시티즌에 입단했지만 불과 4경기에서 1골만을 넣은뒤 전북으로 팔려갔고 곧 잉글랜드로 돌아갔다.
지난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 창단 멤버로 합류한 터키 출신 수비수 알파이 외잘란 역시 애스턴빌라에서 활약했던 유명 수비수였다. 그는 또 유로 2004 예선서 PK를 실축한 데이비드 베컴 얼굴에 침을 뱉는 등의 행동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외잘란은 한국인 동료들을 무시하는 등 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같은 해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한 크리스 마스덴은 사우스햄튼에서 막 이적한 터라 관심이 컸다. 특히 2005년 4월 3일 서울과의 데뷔전서 골을 뽑아내며 순조로운 신고식을 치렀지만 우울증과 가족들 반대에 시달려 고향으로 돌아갔다.
유난히 프리미어리거들이 K리그 적응에 실패하는 이유는 이미 전성기가 끝난 선수들을 영입한다는 것이 첫째로 꼽힌다. 또 젊은 선수들에 비해 한국 문화에 적응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동료들과 어울리려는 노력도 부족하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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