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인천의 세르비안 특급
인천의 파죽지세가 매섭다. 특히 인천의 빼놓을 수 없는 주축멤버로 자리 잡은 세르비아 출신 용병 라돈치치(25)와 보르코(22)에 대한 팬들의 사랑은 폭발적이다. 시즌 7라운드 대구원정경기에서 프로생애 첫 헤트트릭을 기록한 라돈치치와 그와 함께 네 번째 쐐기골을 터트린 보르코는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오랜 부진 끝에 절치부심, 마지막 기회를 잡은 형님 라돈치치와 좌충우돌 첫 한국생활에 적응중인 동생 보르코는 인터뷰 내내 즐거운 웃음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날 언어소통이 어려운 보르코를 위해 영어와 한국어에 능통한 라돈치치가 일일 통역관으로 활약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세르비아 출신으로 인천의 공격 선봉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호흡은 잘 맞는지?
라돈치치 : 상당히 능력 있는 후배가 들어왔어요. 보르코는 특히 볼 다루는 능력이 탁월해서 드리블과 돌파가 상당히 파괴력 있죠. 그가 아직 동료들과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게 조금 문제긴 하지만 생각보다 적응 속도가 상당히 빨라요. 의사소통 부분만 좀 도와주면 훨씬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줄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런데 같은 포지션이니 만큼 가장 강력한 라이벌도 되겠네요.
보르코 : 같은 세르비아 출신 선배들이 둘이나(라돈치치·드라간) 있다는 게 제가 고향에서 인천행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음식이나 문화나 아직 적응할 것 투성이지만 지금까지 경기 내용으로 봤을 때 우리 둘이 더 많은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습니다.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선배와 좋은 호흡을 자랑하는 것. 그건 당연한거 아닌가요?
- 22살에 한국에 건너온 라돈치치와 보르코는 팀의 막내급이다. 한국인 동료들 중 군기반장은 누구?
보르코 : ‘군기반장’이라는 말이 뭘 뜻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아마 선배가 후배 기를 죽인다는 뜻인가요? 일단 다른 한국인 동료들과 언어 소통이 쉽지 않아 직접 부딪치는 일은 적어요. 또 제 고향이나 다른 해외리그를 봐도 모든 선수는 동등한 권리를 가집니다. 단순히 나이나 연차가 많다고 해서 누군가를 혼내거나 비난하는 일은 없죠.
라돈치치 :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굉장히 호되게 경험했죠. 처음 선배들의 기강잡기에 눈물 쏙 빠질 만큼 혼나봤거든요. 보르코에게 만큼은 그런 기억을 남기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김학철 선배(현 플레잉코치)는 지금도 정말 무서워요.(웃음)
- 라돈치치는 득점 선두권을 달리고 있고 보르코도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득점왕 수상 욕심이 있는지.
보르코 : 개인적으로 몇 골 이상을 넣어야겠다는 욕심은 없습니다. 그저 인천 팀에 도움되는 선수로 올 시즌 팬들 뇌리에 남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팀의 1차 목표인 플레이오프 진출에 온 신경을 집중할 생각입니다.”
라돈치치 : 득점왕 경쟁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저 역시 개인수상에는 그다지 신경쓰고 싶지 않아요. 제가 5골을 넣어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10골, 15골을 넣어서 그렇게 된다면 그 만큼 넣을 겁니다.
만리타국에서 만난 돈독한 선·후배. 인천의 시즌 돌풍을 이끄는 세르비안 특급의 랑데부에 축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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