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부러울 경주마들의 겨울나기
사람도 부러울 경주마들의 겨울나기
  • 정리=남석진 
  • 입력 2007-12-05 10:14
  • 승인 2007.12.05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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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신 몸들 월동준비 ‘이상 무’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진 요즘, 제법 매서워진 바람이 몸을 움츠리게 만든다. 이와 함께 올 겨울을 무사히 나기 위한 사람들의 월동준비도 한창이다. 서울경마공원의 새벽은 유독 일찍 시작한다. 말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달하는 새벽시간에 집중적으로 훈련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겨울철이면 매서운 새벽바람을 견디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어디 비단 사람들 뿐이랴? 귀하기로 따지면 경주마들도 마찬가지다. 마필관리사들은 겨울만 되면 ‘찬바람에 감기라도 걸릴까’, ‘추위에 몸이 허해지는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하며 경주마들의 숨소리 하나에도 온 신경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경주마들의 월동 준비를 살펴봤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말 잘 보살펴서 돈 벌려고 한다지만 어디 살아있는 동물을 대하는데 사랑 없이 되겠어요? 내 자식도 이렇게는 못해요”.

서울경마공원에서 일하고 있는 이원문 마필관리사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경주마들이 겨울을 무사히 보내기 위해선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옷 입히고 따뜻한 물로 씻기는 것은 기본이다. 두껍게 이불을 깔아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말들의 겨울나기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전용 방한복’ 착용

경주마의 겨울철 옷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운동 직후 땀이 쉬 마르지 않게 말 등에 덮어주는 겉옷이다. 이 옷은 폴리에스테르 재질로 만들어진다. 사람으로 말하면 일종의 ‘바람막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겨울철 방한을 위해 만들어진 겉옷이다. 체온을 유지시켜주기 위해 모직으로 만들어진 안감에 솜을 덧대어 만
든 방한용 마의(馬衣)가 그 것. 한겨울 말들이 각자 방에서 쉴 때는 이 마의를 입혀 겨울철 질환을 예방한다.


두둑한 깔짚은 기본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마방에서 생활하는 경주마는 날씨가 추워지면 바닥에서 올라오는 찬공기를 견디기 힘들다. 콘크리트 바닥에 두꺼운 고무매트를 깔아두기는 하지만 한겨울 동장군을 매트 하나로 나기란 불가능하다.

때문에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막아주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양의 깔짚을 깔아 경주마를 차가운 공기로부터 보호한다. 또 습기가 머물 틈이 없도록 깔짚의 교환주기도 평소보다 앞당겨야 한다. 그래야 항상 뽀송뽀송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전용 원적외선 샤워

따스하게 내리쬐는 원적외선을 쐬면 근력을 회복하면서 운동으로 쌓인 피로가 풀린다. 서울경마공원에서 운동을 마친 경주마는 원적외선 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한다. 원적외선 시설은 운동으로 쌓인 피로를 풀어주기도 하지만 치료목적으로 가장 많이 쓰인다. 때문에 꼭 겨울에만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겨울에는 말들을 씻긴 뒤 털을 말리기 위해 원적외선 시설을 많이 이용한다.


반드시 온수로 샤워

엄동설한이라고 경주마가 운동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그러면 겨울철에는 훈련이 끝난 뒤 어떻게 위생관리를 할까.

서울경마공원의 한 조교사는 “한겨울에는 말 보호차원에서 될 수 있는대로 샤워를 자제한다. 꼭 해야 한다면 온수로 목욕 시킨다”고 설명했다.

소리에 민감한 말이 아니라면 헤어드라이기로 몸을 말리기도 한다.


‘다리 보호’가 생명

500kg에 이르는 경주마는 그 몸무게를 지탱하기 힘들어 보일만큼 얇은 다리를 가지고 있다. ‘경주마는 다리가 생명이다’는 말이 있을 만큼 다리보호에 심혈을 기울인다.

운동이 끝난 경주마는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뜨거운 주머니를 대기도 하며 보온을 위해 붕대를 감아두기도 한다.

또한 다리는 저자극성 비누를 사용해 최대한 자극을 주지 않고 씻겨야 한다.

바셀린이나 오일 등을 발라 말목부위의 수분침투를 막는다.

정리=남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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