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계, 떠오르는 샛별과 지는 별들
경마계, 떠오르는 샛별과 지는 별들
  • 정리=남석진 
  • 입력 2007-11-08 14:50
  • 승인 2007.11.08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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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앞에 장사 없다

2006년 유명한 축구선수가 은퇴를 했다. 그의 이름은 ‘지네딘 지단’, 20세기 최고의 미드필더라는 찬사를 받았던 그도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의 기술 보다 노쇠한 체력은 프랑스팀을 가장 느린 팀으로 만들었다는 악평을 들을 정도였으니 그가 은퇴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경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말도 역시 살아있는 생물이기 때문에 지나가는 세월을 잡을 수 없고 젊은 신예들의 체력을 노장들이 따라갈 수는 없는 법이다.
2007년도 3분기가 지나며 떠오르는 샛별과 지는 별들의 명암이 확실히 갈리고 있다. 수득상금을 기준으로 작년에 Top 10에 들었던 말들과 3분기까지 Top 10에 있는 말들을 국산마와 외산마로 구분했다. 향후 경마 판도를 예상해 보는 좋은 나침반이 될 것이다.



외산마 중 3분기까지의 샛별은 ‘포킷풀어브머니’, ‘과천룰러’, ‘행운대왕’을 들 수 있다.

‘포킷풀어브머니’는 3세 암말로 작년 5월에 데뷔한 뒤 올 들어 전력이 급상승했다. 지난 8월 1군 데뷔 후 9월 30일 KRA Cup Classic 우승을 거머쥐면서 화려한 한해를 보내고 있다.

‘과천룰러’는 4세 수말로 강력한 선행력을 무기로 지난 6월 서울마주협회장배 대상경주를 우승하면서 수득상금 순위 2위를 차지했다.

‘행운대왕’은 대상경주에 참가한 전력은 없지만 꾸준한 일반경주 성적만으로 상금 순위 3위를 차지해 가장 성실한 마필로 평가받았다.

떠오르는 별이 있다면 지는 별도 있기 마련. 작년에 Top 10 안에 들었던 말 중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말은 작년 최고마였던 ‘밸리브리’, 9위였던 ‘섭서디’, 5위였던 ‘플라이퀸’ 세 마리 뿐이다.

특히 52전이라는 경력을 가진 괴력마 ‘다이와아라지’(8세), ‘밸류플레이’(8세), ‘워로마’(7세)는 세월의 탓인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경마팬들로 하여금 아쉬움을 자아내게 만들고 있다.


국산마 최강자들

국산마는 외산마보다 지각 변동이 더 심했다. 지난해 Top 10안에 들었던 말 중 다시 Top 10 안에 들어있는 말은 단 두 마리 뿐이다. 암말의 최강자 ‘갈샘’과 꾸준한 상위권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명문가문’이 그들이다.

대신에 1위부터 7위까지는 새로운 이름들로 채워져 있는데 눈에 띄는 말들을 살펴보면 ‘제이에스홀드’, ‘백파’, ‘강호명장’, ‘시크릿웨펀’ 등이다.

‘제이에스홀드’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는 마필로 올해 원년도 삼관마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백파’는 2006년을 풍미했던 ‘백광’의 여동생(모마가 동일)으로 ‘백광’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강호명장’은 지난 9월 2일(일) 일간스포츠배 대상경주에서 우승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부각시켰다. 삼관마 마지막 경주인 농림부장관배 경주에서도 ‘제이에스홀드’와 막판까지 접전을 펼치는 저력을 보여줬다.

또 세 마필의 공통점은 이제 막 3세로 특별한 부상만 없다면 향후 2~3년간은 국산마의 최강자들로 군림할 전망이다.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마필 중에 가장 안타까운 마필은 작년 최강자였던 ‘가야산성(6세)’으로 올 들어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3분기 현재 43위의 수득상금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최근 경주에 우승하면서 남은 기간 동안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를 해봐야 한다. 또한 ‘백광’ 역시 작년 활약에 비해 올해 4월 이후 장기간 휴양을 했고 9월 9일(일)에 경주로에 복귀해서 2착을 한 바 있다. 아직은 4세로 전성기이고 몸 상태에 따라 남은 기간 동안 활약을 해 준다면 작년과 같이 Top 10 안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연말 TOP 10은?

수득상금에 따라서 올해 3분기까지의 활약상을 지켜본 것이기 때문에 연말까지 총 성적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젊은 3~4세 말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대신 7세 이후 마필들의 실력은 꺾이고 있다. 떨어지는 가을 낙엽처럼 ‘세월 앞에는 장사 없다’는 옛말이 새삼 떠오른다.



#심승태 기수의 새로운 도전
특유의 성실성 바탕으로 ‘믿을맨’ 변신


10월 7일 3승, 10월 21일 3승.

하루에 1승을 하기도 힘들다는 경주로에서 하루에 3승씩을 거두는 기수가 있다. 박태종 기수가 아니다. 뜻밖에도 심승태 기수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요즘 잘 나가고 있다.

인기마보다는 비인기마에 기승해서 깜짝 우승을 하는 그를 못 믿는다고 해서 ‘도깨비 기수’라고 혹평하는 경마팬들도 있지만 이제 그는 성실성과 꾸준한 성적으로 믿을맨으로 거듭나고 있다.

심 기수는 2001년 8월 19일(일) ‘위대한 탄생’을 타고 첫 데뷔전에서 우승을 기록했고 이후 데뷔 3전만에 다시 1승을 추가하면서 요즘 경주로 최대 파벌(?)로 일컬어지고 있는 20기 기수의 선두 주자가 되는 듯 했다. 너무 잘나가는 것을 질투한 하늘의 뜻이었을까? 당시 소속돼 있던 45조는 불미스러운 일로 해체됐고 46조로 옮긴 그는 새벽 조교 중 부상으로 장기간 병치레를 하는 등 이후 행보는 순탄하지 못했다.

하지만 2007년은 그에게 있어 어느 해보다 뜻 깊은 한해가 되고 있다. 그는 연초 경마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목표를 30승 이상과 통산 100승 달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올해 35승과 통산 112승으로 연초의 목표를 초과 달성한 상태다.

체육교육과를 전공한 그는 이번 하반기를 끝으로 내년에는 졸업을 하게 된다. 교사 자격증을 가진 ‘선생님 기수’가 탄생하는 것이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질주하는 심 기수가 남은 기간 동안 대상경주에서 우승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리=남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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