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에 백마 탄 공주님 납시오~
과천에 백마 탄 공주님 납시오~
  • 정리=조민성 
  • 입력 2007-09-27 09:53
  • 승인 2007.09.27 0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유도마 기수 조상은씨
서울경마공원의 백마 탄 유도마 여자 기수가 화제다. ‘유도마’란 경주마들을 발주대가 있는 출발선까지 모시고(?)가는 말을 의미한다. 이런 유도마의 기수인 조상은(28) 기수가 경마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엄마~ 백마탄 언니다! 백마탄 언니~~” 서울경마공원을 찾은 한 어린이가 유도마 기수인 조상은씨를 보면서 하는 말이다. 서울경마공원을 찾는 경마팬들은 경주마가 경주로에 출장할 때 가장 앞에서 멋지게 지나가는 조상은씨를 보며 “우와~ 저 여자기수 너무 멋지다!”라며 감탄을 한다.

유도마 기수 열혈 팬이라고 밝힌 어떤 젊은 경마팬은 “아, 처음 경마공원을 찾았을 때 말 타는 자태가 너무 멋져 홀딱 반했죠. 요즘은 유도마 기수 보는 낙으로 경마공원에 와요~”라며 너스레를 떨 정도.


젊은 남성팬들 ‘환호’

시속 60km 이상으로 경주로를 달리는 경주마는 지하마도에서 경주로로 출장해 발주대가 있는 출발선까지 안전하게 가야만 경주에 뛸 수 있다. 태생적으로 겁이 많고 작은 소리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경주마들을 안전하게 출발선까지 모시고(?)가는 일이 유도마가 맡은 일이다.

이처럼 유도마 기수가 하는 일이란 경주를 시작하기까지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보통 한 경주에 두 마리 유도마가 투입되며 한 마리는 선두에 서서 이동경로를 이끌며 나머지 한 마리는 별도로 유도 요청을 한 마필을 바로 옆에서 끌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 중인 유도마 기수는 총 5명으로 남성이 3명, 여성이 2명이다. 얼마 전 유도마 기수가 충원되면서 이제 갓 막내에서 벗어난 조상은씨는 지난 1998년부터 유도마에 올라 경주마를 유도하기 시작한 베테랑이다.

조상은씨는 1994년부터 2000년까지 KRA 학생승마선수로 활동 했었다. 선수로 활동하던 1998년 KRA 경마교육원 교관의 권유로 학생승마선수와 유도마 기수를 병행하게 되었다. “꿈만 같았다는 표현이 맞을거에요. 평소 유도마 기수를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저에게 그 기회가 주어진거죠”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유도마 기수가 되던 당시의 기쁨을 회상한다.

하지만 멋있어만 보이던 유도마 기수의 길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긴장하지 않고 있는 것 자체가 힘들었고 성격이 제각각인 경주마들을 이끈다는 건 너무 어려웠어요”라며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뿐만 아니라 승마선수와 유도마 기수를 병행하면서 쌓였던 피로는 결국 그녀를 6개월 만에 중도하차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말 위에 가만히만 있는 게 뭐 힘드냐고 하지만 승마훈련과 유도마 기수를 동시에 하는 동안 체중이 많이 줄었을 정도”라며 당시 체력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수많은 관중들이 있는 경주로에 나설 때의 그 ‘부담감’이 시간이 지날수록 ‘아쉬움’으로 바뀌었고 조상은씨는 2005년 다시 한번 유도마 기수에 도전했다.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그녀가 1998년 유도마 기수로 활약 할 때 호흡을 맞췄던 유도마인 ‘락뷰이’가 다시금 그녀의 파트너로 지정되었다.


유도마 기수 5명

오랫동안 떠나있던 경주로에 대한 빠른 적응을 위한 선배들의 배려였다. “오랜만에 복귀한 탓에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락뷰이’가 있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몰라요”라며 당시의 고마움을 전했다.

이후 ‘락뷰이’는 그녀와 호흡을 맞추며 성공적인 복귀를 도왔다. 하지만 ‘락뷰이’는 마체이상으로 1년만에 경주로를 떠나 지금은 민간목장에서 관상용으로 있다고 한다. 많은 마필에 기승했지만 아직도 가장 기업에 남는 마필을 꼽으라면 그녀가 주저 없이 ‘락뷰이’를 꼽는 이유이다. 현재 그녀의 단짝은 작년부터
호흡을 맞추고 있는 ‘와켓’이다. 조상은씨는 “과거의 ‘락뷰이’만큼 찰떡궁합을 자랑하고 있다”며 새로운 파트너에게 만족하는 눈치다.

정리=조민성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