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제12경주에서 ‘와일드루비’가 박태종 기수를 등에 태우고 우승을 차지했다. 6연승에 도전한 ‘와일드루비’는 출발 직후 선두로 치고 나온 후 단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으며 결승선을 통과해 자신의 6연승을 자축했다. 이로써 ‘와일드루비’는 통산전적 8전 7승, 2착 1회로 승률 87.5%, 복승률 100%를 기록했다.
대상경주에는 못나가
‘와일드루비’는 미국의 ‘WILD WONDER’와 ‘루비즈텀즈’사이에서 태어난 ‘포입마’다. 올해 4세로 그 능력이 최고조에 달할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앞으로의 활약에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와일드루비’는 출중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포입마라는 신분의 제약(?) 때문에 대상경주 출전권이 부여되지 않는다. KRA에서는 외국에서 좋은 혈통을 물려받은 마필이 순수 국산마와 아무런 제약 없이 경기를 치를 경우 너무 쉽게 우열이 가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상경주 출전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부마인 ‘WILD WONDER’는 미국 현지경주에서 20전 9승, 2착 5회를 기록해 승률 45%, 복승률 70%에 달하는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마필이다. 또한
1997년부터 1999년까지 총수득상금만 60만 달러가 넘는다.
이같은 금액은 지난 2004년 KRA가 29억원에 도입한 ‘엑스플로잇’의 약 40만 달러보다 많은 금액으로 그 혈통의 우수성을 짐작케 한다. 이처럼 훌륭한 부계보를 가진 ‘와일드루비’는 지난 2월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한데 이어 지금까지 100%의 복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와일드루비’의 소속조에 속한 강명준 조교사는 “경주마는 일반적으로 털의 윤기를 보면 그 상태를 알 수 있는데, ‘와일드루비’는 처음 보는 순간 윤기가 대단해 명마임을 직감했다”며 “비록 대상경주에 출전 할 수는 없지만 우리마방의 대표마로 성장할 것”이라며 ‘와일드루비’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보인다.
현재 국산 2군에 소속되어 있는 ‘와일드루비’는 1군 승군까지 약 200만원의 조건상금이 모자란 상태로 국산 2군 경주에 한차례 더 출전할 수 있다. 오는 3월 11일에 열릴 예정인 ‘HRI(아일랜드 터프클럽) 교류기념경주’에 출전해 대상경주에 출전할 수 없는 설움을 달랠 계획이다.
혈통 뛰어나
2군 국산마 경주로 펼쳐지는 ‘HRI 교류기념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1군무대로 올라간다는 목표이다. 이미 지난 2006년 10월14일 11경주서 ‘과천시민의날 기념경주’ 우승을 차지한 ‘와일드루비’는 한 차례 특별경주 우승으로는 대상경주의 갈증을 대신 할 수 없다는 듯 ‘HRI 교류기념경주’에 강한 집념을 쏟고 있다.
강명준 조교사는 “이미 중장거리 경험도 있고 체격 또한 매우 우수해 1군 무대에 가더라도 충분히 실력발휘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경마전문가들은 ‘와일드루비’가 1군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근거를 중장거리의 경주성적에서 찾는다.
데뷔 후 첫 중장거리 경주였던 지난 8월 1,700m경주를 우승으로 장식했으며 지난주 11일 치러진 1,800m에서도 무난히 우승을 차지해 거리 적응력은 충분히 갖춘 상태라는 평가. 1군 무대에서는 중장거리 레이스가 많이 편성되기 때문에 이 같은 거리적응력은 필수사항이다. 유수히 많은 유력마
들이 1군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지는 이유가 바로 중장거리에 적응을 못 하기 때문이다.
신라시대 골품제도로 따지자면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진골, 성골 경주마들이 총출동하는 대상경주 무대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육두품의 처지인 ‘와일드루비’. 하지만 이미 6연승을 달성했듯, 그 능력만큼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명마로 대우받고 싶은 ‘와일드루비’의 앞으로의 행보에 경마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실력있는 경주마는…
우수한 혈통·체격·조교 3대조건
실력있는 경주마가 되기 위해서는 타고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키워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경마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마 전문가들은 실력마의 3대 조건으로 ‘우수한 혈통’, ‘훌륭한 체격’, ‘완전무결한 조교’ 등을 꼽는다. 실력마의 3대 능력으로는 속력과 지구력, 그리고 단·중거리마 등을 꼽고 있다.
속력이나 지구력의 경우 사양관리나 조교기술 등에 의해 능력의 개선향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단·중 거리마는 1,000~1,900m 까지를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말을 의미한다.
##좋은말 고르는 요령
길고 폭넓은 어깨와 정강이 등 최고
좋은 말을 고르는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서 있는 말의 경우 ‘체고와 체장이 거의 비슷한 정방형마’, ‘길고 폭넓은 어깨와 정강이’, ‘골반
의 내측에 크고 발달된 근육’, ‘단거리에 좋은 말, 즉 후미가 높은 말’ 등이다. 여기에 장거리에 좋은 말은 동체에 비해 머리가 가볍고 작게 보이며 가슴 아래가 약간 좁은 듯한 말이 최고다.
보행중인 말을 보는 법으로 ‘굽의 회전이 잘 되거나 경쾌한 보행’, ‘지면에 착지함과 동시에 지면에서 떨어져야 하며’, ‘굽의 바닥이 완전히 보이도록 하는 것’ 등이 있다.
정리=정하성 haha70@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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