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운동 넘어서 비즈니스 활용
단순운동 넘어서 비즈니스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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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7-20 09:00
  • 승인 2005.07.2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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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음주 일요일에 약속 있으십니까? 운동 한 번 하시죠.”직장 생활을 하는 회사원들이 자주 듣거나, 내뱉는 말 중에 하나다. 골프가 단순한 운동을 넘어 비즈니스에까지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골프를 함께 하면 최소 7시간 이상은 같이 있게 된다. 밥 먹고, 운동하고, 발가벗고 목욕하고, 멸치 안주에 맥주 한잔까지….오랜 시간을 한 공간에서 지내다보면 얼마나 친해지겠는가. 더욱이 요즘 웰빙 바람을 타고 일반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술 한잔’ 제안에는 “노”를 외치는 사람들도 ‘골프 한 번’ 제안에는 십중팔구 “예스”다. 그래서인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접대 골프’라는 게 있다. 혹 ‘접대’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는가. 하지만 그렇게 예민하게 굴 필요는 없다. 현실은 현실이다. ‘접대 골프’가 존재한다면, 피차 즐거운 게 최고다. ‘접대 골프’에는 접대를 하는 골퍼와 받는 골퍼가 있다.

그들의 실력은 물론 천차만별이다. 그 천차만별의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재밌는 골프, 멋진 골프를 칠 수 있을까. 상식적인 선에서 한 번 생각해보자. 접대하는 측이 접대받는 사람보다 훨씬 골프를 잘 친다면 곤혹스럽게 생각될 수도 있다. 돈 잃고 속 좋은 사람은 없는 법. 나보다 상대가 잘 치면 기분 좋을리 없다. 하지만 골프라는 것이 묘한 운동이어서 일부러 잘 못치기도 힘들고, 스코어를 조정하기도 쉽지 않다. 봐준답시고 일부러 OB를 내거나, 60cm 퍼팅을 놓치면, 그 ‘조정’에 대해 나도 알고 상대도 안다. 상대가 까다로운 사람이라면 오히려 기분 나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셈이 흐린 비즈니스맨이라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물론 게임도 대번에 “이런 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식으로 싱겁게 변하고 만다. ‘접대 골프’의 고수들은 이럴 때 기분좋은 트릭을 쓴다. 접대하는 나도 즐겁고, 접대받는 상대로 유쾌한 ‘회심의 겨냥’을 하는 것이다. ‘접대 골프’의 비법을 공개한다.

첫 번째는 눈에 안띄게 살짝 비껴서 겨냥하기. 예를 들면 아이언 샷을 할 때는 일부러 그린 옆의 벙커를 겨냥한다. 모두들 핀을 향한 샷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 겨냥하는 곳은 벙커. 만약 당초 겨냥한대로 볼이 벙커에 빠지면, 제대로 친 것이니 ‘치는 당사자’가 즐겁다. 만약 벙커를 겨냥했지만 샷이 잘못돼(?) 온그린 돼도 기분 나빠할 골퍼가 있겠는가. 둘째 티잉 그라운드에서도 비슷한 방법이 있다. OB가 있는 홀에서 딱 OB선 5m 안쪽을 겨냥해 샷을 하는 것이다. 볼이 정확히 그 지점에 떨어지면 잘 쳐서 좋은 것이고, 샷이 부실해 OB가 나더라도 그것은 ‘상대가 기분좋게’ 잘못 친 것이다. 어느 경우나 일부러 하는 조정은 결코 아닌 셈이다. 접대하는 측의 실력이 좀 달려도 맥락은 같다. 핸디캡이 높을수록(즉 하수일수록) 골프는 의도와는 반대의 결과가 나오기 십상이다. OB선을 향해 치면 거꾸로 볼은 페어웨이에 떨어지고, 벙커에 일부러 넣으려 하면 잘 안 들어간다. 그날 골프가 유달리 잘 돼서 겨냥한대로 매번 트러블에 걸리면 그 역시 상대를 포함, 기분 나쁠 사람이 전혀 없는 법이다. 결론적으로 접대골프가 필요하다면, 접대 비기너같이… 눈에 보이게 조정하지 말고, 특히 그린에서 조정하려 들지 말고, 나도 좋고, 상대도 모르는 위와같은 조정이 최고라는 애기다.접대 골프. 생각하기에 따라 아주 재미있는 골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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