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역전 심리 간파하는 사람이 승자
골프의 역전 심리 간파하는 사람이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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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6-08 09:00
  • 승인 2005.06.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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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80대 중반은 기록하는데, 80대 초를 치기는 영…”프로골퍼는 아니지만, 골프깨나 한다는 아마추어들 중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많다. 골프 스코어가 80대 중반을 기록하는 경우는 많지만, 80대 초반에 진입하는 일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처럼 골프 아마추어들에게 ‘80대 초반’ 스코어는 꿈이다. 하지만 설사 80대 초반의 골프 스코어를 기록했더라도, 자신있게 ‘싱글’을 외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골프를 치는 날의 컨디션에 따라 기록이 들쭉날쭉해 언제나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이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굳히기 전략’이다.‘80대 초반 굳히기’. 80대 초반의 골프 타수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여기에서는 골퍼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두 가지 기본 원칙을 말하고자 한다.

첫번째
라운드가 예정된 골프장의 코스를 반드시 파악하라는 것. 미국 PGA매뉴얼 북에 따르면 골프 코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티샷코스와 세컨드 샷 코스, 서드 샷 코스가 바로 그 것. 티샷 코스는 티샷이 극히 까다로운 코스를 뜻한다. 다른 어떤 부문보다도 티샷 성패가 스코어의 관건이 되는 코스로서, 거리도 길고 페어웨이도 까다로운 코스를 의미한다.국내 골프장 중에서는 거리로 따지면 레이크사이드 남코스가 티샷 코스에 속한다. 은화삼CC도 지형상의 까다로움으로 인해 대표적인 티샷 코스로 꼽힌다. 세컨드 샷 코스는 어프로치 샷(그린을 향한 샷)이 스코어를 좌우하는 코스를 말한다. 그린 크기도 작고 주변에 벙커나 연못 등의 장애물이 많아 파온 시키기가 아주 힘겨운 코스로 보면 된다.

국내의 대표적 골프장인 안양 베네스트CC가 세컨드 샷 코스로 분류된다. 마지막으로 서드 샷 코스는 퍼팅이 유독 어려운 코스다. 그린의 굴곡이 아주 심하고 스피드도 빨라 퍼팅을 잘 하느냐 여부가 라운드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코스. 국내에서는 태영CC, 외국에서는 마스터즈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CC가 대표적이다.80대 초반 굳히기에 들어간 일반 골퍼들은 코스의 성격을 미리 생각하고 대비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회원으로 있는 골프장이나 라운드가 예정된 골프장의 성격을 파악해 연습의 중점으로 삼거나 최소한 마음가짐이라도 미리 정리해두는 노력이 필요하다. 알고 대비하는 골퍼가 모르고 치는 골퍼보다 유리하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두번째
골퍼들이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골프의 미묘한 원리다. 흔히 골프마니아들은 골프를 ‘기막힌 역전의 스포츠’라고 말한다. 그린 위에 먼저 공을 올려놨다고 해서 스코어가 잘 나오는 것도 아니고, 또 오비를 냈다고 해서 반드시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골프 싱글을 꿈꾸는 골퍼들은 이 심리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 사실 골프를 꽤 친다는 사람들은 거리에 그리 구애 받지 않는다. 그들도 장타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남보다 덜 나갔다고 해서 기 죽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그들은 덜 나간 거리를 무기로 삼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골프의 역전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드라이버 샷이 200m 나갔고, 자신의 샷이 190m 나갔을 때 세컨드 샷은 190m 골퍼가 먼저 한다. 그런데 190m 골퍼의 샷이 멋지게 온 그린되면 상황은 대번에 역전된다. 그 때의 부담은 오히려 200m 골퍼에게 더 크다.

가까운 만큼 더 핀에 붙여야 하는데 그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퍼팅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 3m와 4m 버디 기회에서는 오히려 ‘4m골퍼’가 더 좋아한다. 4m가 들어가면 상대방의 3m는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1m 버디 기회를 무산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5m 퍼팅을 넣는 것뿐이라는 사실도 그들의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속성에도 함정은 있다. 거리 차이도 어느 정도 나는데 그쳐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거리 차이가 30m 이상 난다면 무려 3클럽 이상 긴 클럽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역전 샷이 힘겹고 심리적 위축도 생긴다. 하여튼 어지간한 거리 차라면 ‘핀에서 더 먼 쪽도 즐길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걸 알면 골프가 훨씬 더 재미있다.칼럼니스트 김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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