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 초반부터 ‘보험회사’가 돼 끝까지 가면 그게 완벽하게 망가진 거죠. 여러분 모두 그 같은 ‘총체적 난국’의 경험이 있으시죠? 자,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요. 난국이 도래하는 상황은 경기 초반부터 몇 홀 계속 예기치 않던 미스샷이 줄을 잇는데 기초합니다. 평소엔 한 두 번 그러다가 제 페이스를 찾는데, 망가지는 날은 비슷한 형태의 미스샷이 몇 홀 연속 나타납니다. 그러면 당황하죠. “어… 어…”하다가 스코어는 이미 회복불능 상태가 되고, “이거 아니다” 싶어 기술을 생각하게 되는데, 그 기술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위의 혼돈상태가 되며 점점 더 오리무중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는 ‘정신적 포기 상태’가 됩니다. “아이구 오늘이 왜 이렇게 긴가. 제발 라운드나 빨리 끝내자” 식이죠. 핵심이 무엇일까요? 망가짐은 그 순서가 ‘기술-정신-기술’입니다. 스윙이 기술적으로 무언가 잘못 돼 미스샷이 연달아 나타나고, 그걸 잡지 못해 정신적으로도 무너지고 그러면 기술적으로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하는 것이 ‘완벽하게 망가지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반만 무너져 본전이라도 건지려면 정신이 무너지는 단계에서 정신을 차린 뒤 기술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예를 들죠. 며칠 전 라운드에서 동반자중 한 명이 초반부터 ‘처참하게’ 무너집니다. 다른 사람 다 파 행진인데 홀로 더블보기, 트리플보기 행진입니다. 원인은 아이언샷. 모든 아이언샷이 토핑입니다. 몇 홀 그렇게 가니까 퍼팅도 무너지더군요. 3펏 행진이 추가됩니다. 전반이 끝나고 딱 한마디 했습니다. “임팩트 때 왼팔만 쫙~펴!” 토핑이 별건가요. 당황하면 오그라드는 거고, 그러면 토핑이죠. 후반 들어 그 친구, 완전 회복입니다. 깨끗이 교통정리 포지션을 구축합니다. 이 얘기는 비상시의 ‘키워드’를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골프가 잘 된다는 것은 스윙이 잘 된다는 겁니다. 다른 뭐가 있을 게 없습니다. 그런데 스윙이 잘 될 때는 항상 잘 되는 ‘키(Key)’가 있습니다. 그런 키를 비상시에 끄집어내야 한다는 거죠. 저의 경우 비상시에 활용하는 ‘키’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드라이버샷이 안 될 때, 다운 스윙을 더욱 천천히 합니다. 어떻게 올라갔건, 다운스윙만 서두르지 않으면 대충 해결됩니다. 70점 짜리 샷은 나옵니다.
아이언이 안될 경우엔, 아까 얘기한 ‘왼팔만 편다’입니다. 왼팔만 펴주면 임팩트가 살아납니다. 퍼팅이 안될 땐 백 스윙을 천천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퍼팅 백스윙이 평소 자신의 루틴 보다 빠르면, 컨트롤이 전혀 안됩니다. 특히 거리감이 안 맞습니다. 문젠, 골퍼자신이 빨라진 백스윙을 못 느낀다는 것이죠. 초반 기술적으로 무너진 후 정신을 차려야 하는 단계에서 자신만의 키워드가 없으면, 대책이 무 대책이 됩니다. 대책이 없으면 정신적으로도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즉, ‘기술적 몰락-정신적 몰락-한층 기술적 몰락’의 완전 망가짐 순서에서, 자신만의 키워드로 중간인 정신단계에서 회생해야 합니다. 위의 키워드는 여러분이 느끼다시피 너무도 간단하고 쉽습니다. 하지만 그 같은 ‘키워드’의 개념조차 없으면 라운드 중 전혀 대책이 안 설 것입니다. 골프가 잘 될 때의 ‘아주 간단한 키워드!’. 그걸 지금 메모하시길! 외워서도 안 됩니다. 메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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