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천히 기민하게…. 세상의 이치는 똑 같다. 사무실에서 보는 눈이나 골프장에서 보는 눈이나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사무실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사원에게는 민첩함과 통찰력이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비기너급 골퍼라도 상황을 파악해 그에 맞게 행동하는 슬기가 필요하다. 즉 골프장에 처음 나갔더라도 “나는 비기너요”하면 모든 실수가 용인될 것이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얘기다. 초보자들은 우선 모든 행동을 기민하게 해야 한다. 볼이 숲 속에 있든 페어웨이에 있든 부지런히 가서, 때에 따라서는 뛰기까지 하면서 칠 준비를 해야 한다. 골퍼들로서는 초보자가 칠 때까지 기다리는 일만큼 지루한 경우는 없다. 멋지게 친 다른 골퍼들은 모두 볼 근처에 다가가 있는데, 그 때까지도 초보자가 슬슬 걸어온다면 그야말로 민망한 모습이다. 초보자들의 샷이 멀리, 똑바로 나갈 리는 없고 대부분 몇 십 미터 나가는 데 그치거나 숲 속으로 휠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 가장 먼저 쳐야 할 입장이므로 한층 부지런한 행동이 요구된다.
그러나 부지런히 가서 빨리빨리 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앞에 사람이 있거나 다른 골퍼들이 샷을 하고 있는 도중에는 샷을 하지 말아야한다. 골프는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고, 남의 플레이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배려’가 중요하다. ‘홀에서 볼이 멀리 떨어져 있는 골퍼부터’라는 플레이 순서에 입각해 자기 차례가 됐을 때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하라는 얘기다. 처음 플레이하다 보면, 사실 다른 사람의 플레이나 샷의 순서에 정신을 쏟을 겨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기본 태도만은 ‘열심히 쫓아다니는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 처음 플레이하는 골퍼 치고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치세요”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않은 골퍼는 없을 것이다. 이는 동반자들이 ‘이리 치고 저리 치며 정신을 못 차리는 비기너’에게 늘 해주는 소리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 초보자들은 그 진의를 알아들어야 한다. 그것은 전체 플레이를 천천히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스윙만을 천천히 하라는 얘기다.
● 스윙은 천천히, 걸음은 빠르게…. 이는 필드 행이 처음인 골퍼든 구력이 30년 된 골퍼든 모두에게 부합되는 말이자, 골퍼들이 평생 머릿속에 새겨놓아야 하는 말이다. 솔직히 다른 골퍼들은 비기너의 골프 실력에 큰 신경도 안 쓰고 전혀 기대를 거는 것도 없다. 그들 생각에 상황은 너무도 뻔하기 때문이다. 다른 골퍼들이 보는 것은 비기너의 매너, 비기너의 올바른 열의뿐이다. 부지런히 걷고 성의껏 치는 것만이 초보자 골프의 제1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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