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례로 현재 한국 경마에는 대리 마주라는 것이 있어 실소유자가 누구인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대리 마주는 마주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한정된 두수의 마필 이상을 보유하기 위해 세우기도 하지만, 마주의 자격이 되지 않는 사람이 마주의 자격이 되는 사람의 명의를 빌려 마필을 구입해 두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그것을 일일이 파악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가지고 마주 분석을 해야 하는가? 우선은 마방이나 마주들의 성향을 먼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단기간에 파악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장기간 꾸준하게 마필의 입사, 퇴사 내역이나 상금 수득 현황이나 입상률 승부 패턴 같은 것들을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장기간 마방의 성향이나 마주들의 성향을 파악해 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첫째 마주의 수득 상금이나 입상률에 신경을 써주는, 즉 영향력이 느껴지는 마방과 그렇지 않는 마방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마주의 영향력이 느껴지는 마방의 경우 마주의 승부 의지를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마방의 경우에는 오로지 마필의 능력이나 기수 변동 등 일반적인 승부 의지를 더욱 높게 평가하면 되기 때문이다. 마주의 성향 파악도 마주 분석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겠는데, 상금 수득에 중점을 두는 마주인가 아니면 입상률에 중점을 두는 마주인가 하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상금 수득에 중점을 두는 마주는 하위군 보다는 상위군 마필의 입상에 민감하다. 하지만 상금 수득 보다는 입상률에 중점을 두는 마주의 경우는 상위군, 하위군과는 상관없이 승부가 걸린 마필이 입상하는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상금이 많은 국1군 경주에서 2착만 해도 하위군 1착 두 번 보다 상금이 많은데, 국1군 경주에선 승부를 기피하고 다른 마필로 하위군에서 승부를 해서 입상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것은 오로지 베팅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마필의 입상을 통한 상금 수득보다는 베팅을 해서 소득을 올리겠다는 의사가 뚜렷하게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점이 마주 분석의 핵심 요소가 될 수도 있겠는데, 베팅을 하는 마주와 베팅을 하지 않는 마주를 분별해 낼 수 있다면 마주 분석의 결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정 마주의 경우 유달리 배당판 바람이 심한 마주가 있다. 그 마주의 마필이 입상에 성공할 경우나 승부가 강하게 붙을 경우 배당판에서 태풍이 불게 되는데, 그런 마주는 반드시 파악을 해두어야 한다. 또 신마 승부를 즐기는 마주가 있는 반면에 신마 승부를 절대 하지 않는 마주가 있다. 이 점도 마주의 성향에 포함이 된다. 영향력 있는 마주의 경우 조교사가 영향력 있는 마주의 의사를 무시해 버릴 수가 없다. 신마를 아끼겠다고 하면 들어주어야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마의 경우 마주의 성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마주들의 마필 변동 사항을 오랜 기간 체크 해 볼 필요가 있다. 마주들의 마필 변동 사항을 오랜 기간 체크해 봄으로 해서 마주들간의 연계성과 대리 마주에 대해 어느 정도의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마주가 해마다 바뀌고 있는 마필과 마주들 변동이 있는 상황에서 딱히 쉽게 이 마주만이 분산하여 마필을 관리하고 있다고 쉽게 단정을 할 수 없는 점이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알고도 어려운 것이 마주 마필 변동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간단하게 몇 가지만 짚어 보아도 마주 분석이라는 것이 상당히 어렵고 난해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마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한번쯤은 해볼만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 경마의 실정에서는 옳고 바람직한 것들만 분석해서는 답을 찾을 수가 없다.
단순하게 마필의 고유 능력만으로 한국 경마를 이해하려고 했다가는 끝없는 딜레마에 빠져 들 수가 있다. 한국 경마의 가장 큰 변수가 승부 의지라고 할 수 있는데, 개인 마주제가 시행된 이후로 승부 의지의 주체가 조교사에서 마주로 바뀌어 가는 성향이 느껴지고 있는 지금 마주 분석은 어쩌면 필연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한 가지 요소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마주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분명 정확하거나 옳은 자료 없이 개인의 주관적인 분석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섣부른 마주 분석, 섣부른 승부 의지 판단은 오히려 마필의 고유 능력을 망각하게 만들고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 안 좋은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이 때문에 후회를 한 경험이 무수히 많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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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찬 경마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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