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중심은 단연 ‘원조 코리안 특급’ 박찬호. 친정팀 LA다저스로의 복귀를 눈앞에 둔 박찬호는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로 과외활동(?)에 한창이다. 대표팀 주장을 맡은 후로 한층 성숙해진 박찬호는 자신의 빅리그 경험 등을 젊은 선수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이승학(두산)에게 몸의 중심 이동이나 시선처리 등 실전 감각은 물론 오승환(삼성)에게는 메이저리그에서 터득한 긴장 완화 비법 등을 특별 전수했다.
그는 한 배를 탄 동료들을 아우르는 양념 역할도 자청하고 나섰다. ‘원조 메이저리거’로서 쌓아온 어마어마한 경력 탓에 후배들은 물론 선배들도 좀처럼 가까이하기 힘들었던 박찬호가 스스로 동료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마무리 전지훈련지인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김광수 코치를 위해 깜짝 생일 파티를 열어주고, 일본에 도착한 직후 환영 인파가 건넨 꽃다발을 따로 챙겨 안겨주는 등 세심하게 배려한 것도 박찬호다. 이젠 그를 ‘성역’처럼 여겨 말조차 부치기 힘들어하던 후배들도 줄줄이 종이와 펜을 내밀며 “선배, 사인 좀 해주세요.”라고 할 정도.
KBO의 한 관계자는 “박찬호가 선수단 단합을 위해 주장으로서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찬호도 “대표팀은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 꼭 아시아 예선을 통과하겠다”는 각오를 밝힌바 있다.
이렇게 대표팀 젊은 선수들의 ‘멘토(Mento)’로 맹활약하는 그가 대표팀 에이스가 되기 위한 시험무대에 선다. 12월 1일 대만과의 올림픽 예선 첫 경기를 앞두고 선동렬 투수 코치는 박찬호의 컨디션을 꼼꼼히 체크하고 나섰다. 14일부터 치러진 상비군과의 연습게임 중 박찬호는 20일 선발로 등판해 가능성을 점검받았다.
선동렬 코치는 앞서 “팀 내 고참으로서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고 자신의 것을 찾으려는 노력이 보기 좋다”는 말로 박찬호를 평가했다. 선 코치의 의중대로라면 가장 중요한 첫 경기인 대만전(12월 1일)에 박찬호를 선발로 기용하거나 대만전과 일본전(12월 2일)에 연속으로 불펜에 투입하는 운용을 염두에 둔 듯하다.
LA다저스와 ‘신인 수준의 계약’으로 마지막 투혼을 불태울 박찬호가 대표팀에 금빛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수영 severo@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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