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MVP를 거머쥔 SK의 김재현(31)은 3차전부터 팀의 붙박이 3번 타자로 나서 타율 0.348에 2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기적 같은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올 시즌 김성근 감독이 구사한 플래툰시스템(좌우 투수에 맞춰 선수를 교체하는 것)의 희생양으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한 김재현은 2군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당하며 위기의 계절을 맞았다. 2002년 고관절 괴사라는 희귀병으로 수술대에 올라 이미 한 번의 좌절을 겪은 그는 올 시즌 총 타율에서 1할 9푼에 그치는 극심한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올해 야구를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며 눈물을 삼킨 김재현이었지만 결국 가을잔치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국시리즈 전 “재현이가 괜찮아. 이번에 뭔가 할 것 같은데”라며 마지막 믿음을 보내준 스승 김성근 감독의 기대를 마지막 배수진 삼아 시원한 장타를 줄줄이 뽑아낸 김재현은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빛난 영웅이었다.
2007년 한국 야구의 끝에서 드라마틱한 성공스토리를 목격하는 팬들의 마음은 훈훈했다. 그리고 다시 내년을 기약하는 그들의 무대는 여전히 뜨겁다. 2008시즌 새로운 흥행의 핵으로 자리할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다.
이수영 severo@dailysun.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