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의 대장정, 최후에 ‘웃는 자’는 누구?
7개월의 대장정, 최후에 ‘웃는 자’는 누구?
  • 이수혁 
  • 입력 2007-10-11 11:32
  • 승인 2007.10.11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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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전망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장장 6개월간의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2007 시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SK 와이번스의 첫 우승이다. SK는 시즌 전 예상을 뛰어넘고 초반부터 독주를 계속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최고의 명장으로 꼽혀왔지만 우승과는 이렇다 할 인연이 없었던 김성근 감독은 그 한(恨)을 풀었다. SK의 뒤를 이어 두산 베어스,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올해는 1위 SK와 최하위 기아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시즌 막바지까지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며 관중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두 팀 LG와 롯데가 4강권에 근접한 성적을 거둬 흥행에 큰 몫을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올 시즌 최종 승자를 가리는 플레이오프뿐이다. 각 팀은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력을 모으고 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4팀의 전력을 분석해 어떤 팀이 가장 우승권에 근접해있는지 점쳐봤다.


플레이오프는 단기전이란 특성상 정규리그의 성적과는 무관한 경우가 많다. 화끈한 공격력보다는 강력한 원투펀치를 가진 팀이 유리하고, ‘크레이지 모드’에 돌입한 선수가 있는 팀이 의외의 성적을 거두기도 한다. 한 두 개의 실책이 시리즈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SK-조직력, 고른 선수층

SK의 가장 큰 강점은 김성근 감독의 데이터 야구에서 비롯되는 조직력이다.

SK는 올 해 개인타이틀을 차지한 선수가 1명도 없다. 이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 차이라기보다는 상대팀에 따라 철저하게 다른 라인업을 구성하는 김성근 야구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팀 전체가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김 감독은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과 ‘벌떼 마운드’운영으로 시즌을 이끌어갔다. 따라서 어느 한 선수가 공백이 생기거나 부진하다 해도 큰 구멍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는 박경완, 박재홍, 최정밖에 없지만 SK의 팀 타율(.267)은 2위이고 팀 홈런(99개)은 1위이고 투수 부문에서도 팀 방어율 1위(3.34)를 차지한 것이 이러한 결과를 뒷받침해준다.

마운드에서는 케니 레이번(16승)과 마이클 로마노(10승), 채병용(11승)의 ‘10승 트리오’가 든든한 선발 마운드를 구축했고, 조웅천과 정대현으로 이어지는 막강 ‘잠수함 불펜’이 버티고 있다. 타선에서는 확실한 중심 타자는 없지만 정근우, 이호준, 이진
영, 박경완, 김재현, 최정 등이 고른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물론 약점도 있다. 에이스 역할을 해주어야 할 레이번이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지고 시즌 초반처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단기전의 특성상 에이스 싸움에서 밀린 다는 것은 그만큼 힘든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도 약점 중의 하나다. 정근우, 최 정, 정대현 등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SK는 박경완, 이호준 등이 중심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다면 어려워 질 수 있다.

이들이 중심 축 역할만 해 주고 젊은 선수들이 분위기만 타준다면 역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SK라는데 전문가들은 이견을 달지 않는다.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두산-리오스·김동주 투타핵심

시즌 초 꼴찌까지 추락했던 부진을 딛고 2위에 오른 두산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깬 최대 이변의 팀이라고 할 수 있다.

SK의 약점으로 꼽히는 점들을 두산은 강점으로 가지고 있다. 바로 최강의 원투 펀치와 확실한 4번 타자다. 두산이 SK와 우승을 다툴 가장 강력한 팀으로 꼽히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단기전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는 것.

특히 리오스와 랜들로 이어지는 외국인 원투 펀치는 8개 구단뿐만 아니라 역대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이 올 시즌 2위를 차지했던 것도 이 원투펀치의 힘이다. 22승을 거둔 다니엘 리오스가 정규시즌과 같은 역할만 해준다면 두산은 단기전에서 2승은 확보하고 들어가는 셈이다. 지난 2001년 MLB 월드시리즈에서 절대 열세로 꼽혔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뉴욕 양키스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랜디 존슨과 커트 쉴링이라는 걸출한 원투펀치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두산도 여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김동주의 존재는 타선에 파괴력을 배가시킨다. 국내 타자들 가운데 클러치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중심타선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고영민(3번), 최준석(5번)의 능력을 극대화 시킨다.

기동력도 돋보이는 강점 중 하나다. 두산은 올시즌 팀도루 1위를 차지했다. 이종욱, 고영민 등 상대편 투수들의 속을 꽤나 썩일 발빠른 주자들이 즐비하다. 심지어는 김동주도 뛴다.한국시리즈에서 맡붙을 가능성이 큰 SK와의 상대전적에서도 10승 8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김동주가 막히면 경기를 풀어갈 만한 이렇다 할 타자가 없고 믿을만한 3선발이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한화-다이나마이트 타선 부활 관건

한화는 올 시즌 삼성과 함께 우승을 다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으나 3위에 머물고 말았다. 송진우, 구대성 등 노장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이로 인한 중간 계투진의 붕괴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그러나 류현진, 정민철 등 마운드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3위 자리를 지켰다.

한화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강력한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다. 크루즈-김태균-이범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짜임새는 4개 구단 클린업 트리오 중 가장 폭발력이 강하다. 큰 것 한 방이 승패를 좌우하는 단기전에서 세 선수의 홈런포가 폭발하기만 한다면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다만 크루즈가 시즌 종반으로 갈 수록 페이스가 떨어져 있고 김태균이 지난 여름부터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김인식 감독의 고민거리다. 시즌 막판 이범호의 홈런포가 폭발하는 것은 위안거리.

류현진-정민철-세드릭으로 이어지는 선발진도 안정적이다. 류현진은 시즌 종반 순위싸움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잇따라 승리를 챙기며 에이스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민철도 시즌 내내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치며 노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류현진이 삼성과의 경기에서 어떤 피칭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는 작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도 한화의 강점이다. WBC 등 유독 큰 경기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어왔던 김 감독은 단기전의 귀재다.

우승의 열쇠는 송진우, 구대성 두 노장의 피칭에 달려있다. 중간계투진이 약한 팀에서 이 두선수가 어떤 활약을 펼쳐주느냐에 따라 성적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허약한 선발진, 강력한 마무리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삼성은 선발진이 붕괴되면서 가까스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양준혁, 심정수 등 중심타선과 오승환의 불펜진의 활약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마땅한 에이스가 없다는 것이 선동렬 감독의 최대 고민이다.

선동열 감독이 선발 투수에게 5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도록 특별 당부를 할 정도다. 에이스 브라운과 2선발 매존의 무게는 다른 세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12승의 브라운은 2선발급 수준이고. 7승인 매존은 3선발급이다. 그래도 지난해 우승 팀이지만 올해는 배영수가 없고. 지난해와 달리 준플레이오프부터 밟고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라 선발진의 약세가 못내 부담스럽다.

일단 6회까지만 리드한다면 오승환과 권혁을 중심으로 한 불펜진이 풀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선취점을 뽑는 것이 관건.

양준혁, 심정수로 이어지는 중심타선과 박진만이 버티고 있는 내야진은 타 팀에 밀리지 않는다. 올 시즌 나이를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양준혁과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한 심정수는 타 팀 투수진에게는 공포의 좌-우 쌍포다. 박한이, 김한수, 진갑용 등 이를 뒷받침 해주는 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할지가 승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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