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8일(일) 제2경주에서 이쿠야스 기수가 국내 진출 데뷔전에서 4착을 차지하며 깔끔한 출발을 보인 이후 단 7경기 만에 우승을 차지하더니 8월 19일(일)에는 하루에만 3승을 쓸어 담으며 한국 경마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전적은 67전 6승, 2착 6회, 승률 9.0%, 복승률 17.9%로 이 같은 수치는 같은 기간 최다승을 기록 중인 박태종 기수의 71전 14승, 2착 6회, 승률 19.7%, 복승률 28.2%와 비교해도 수준급임을 알 수 있다. 특히 갈수록 실력을 입증해 좋은 마필을 많이 탈수록 입상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이쿠야스 기수의 앞날은 더욱 밝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 기수 이쿠야스
이번 달로 한국 생활 두 달 차에 접어든 이쿠야스 기수는 1995년 일본 지방경마장 중 하나인 고치경마장에서 기수 생활을 시작했다. 신장 153cm, 체중 51kg으로 기수로서는 이상적인 체격을 갖춘 그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 약 12년 동안 6964전 866승을 거두며 실력을 인정받은 중견 기수.
쿠야스 기수는 “십 년이 넘게 말을 탔지만 늘 기승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환경면에서 한국에서 말을 타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일본에서 성적이 상위권 안에 들다 보니 좋은 말만 타게 돼 현실에 안주하는 게 싫었다”며 부단히 발전하기 위한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또 타고난 성실성에 말은 통하지 않지만 붙임성이 뛰어나 마필 관계자들에게도 인기다. “이쿠 기수는 늘 웃는 모습에 조교도 열심히 하고 말몰이도 뛰어나 외국 기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라고 주위의 칭찬이 자자하다. 이쿠야스 기수는 현재 안양에서 본인의 에이전시인 요시이씨와 한국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맨 처음 숙소에 도착했을 때 가구 하나 없던 공간을 이제는 하나 둘 씩 집기를 채워가며 한국 생활에 적응해가는 그는 “우승 횟수는 단지 결과일 뿐 임시 면허 기간 3개월 동안 과정에도 만족하고 싶고, 또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에서 더 활동하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패기로 승부수
한편, 지난 7월 말 입국해 곧바로 8월 4일(토) 제8경주에 출주해 12착으로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인 노조무 기수는 지난 8월 18일(토) 14전 만에 ‘데슁챔프’에 기승해 우승을 차지하며 마수걸이 첫 승을 거두었다. “첫 승에 대한 심적 부담이 있었는데 이제는 좀 편하게 탈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는 1981년생으로 1975년 생 31세 이쿠야스 기수에 비해 비록 연륜과 경력에서는 떨어지지만 경마 선진국 호주에서 2000전이 넘는 기승 경험을 갖고 있는 중견급 기수이다.
사복을 입은 모습이 영락없이 ‘일본 간지(일본말로 폼, 스타일)나는 꽃 미남’ 노조무 기수는 실력 뿐 아니라 외모에서도 눈길을 끈다.
짙은 눈썹에 기수로서는 비교적 장신인 167cm에 체중은 51kg으로 호리호리한 체구에 백옥같은 피부로 여성 경마팬이 시샘을 낼 정도.
특히 노조무는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주 활동 무대가 호주 퀸즐랜드 경마장으로 지난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호주에서 수습 기수를 마친 이후 2003년 일본 지방경마장에서 3개월 간 활동, 2005년 마카오에서 3개월 간 활동을 하는 등 국제적인 감각으로 특히 요즘 젊은이들에게 어필할만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 막 첫 승을 올렸지만 노조무 기수의 질주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동료 기수들이 정말 잘해주셔서 적응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는 그는 “한국경마서 승수를 많이 쌓고 싶다. 또 대상경주에서도 우승하고 싶다며”며 포부를 밝혔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한국 경마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들 두 기수. 현재 일본에서 한류(韓流)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에서도 일류(日流)열풍이 본다면 그 진원지는 서울경마공원의 이들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조민성 jm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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