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하반기 상임위원장 자리다툼 ‘치열’

18대 국회의 임기가 절반이 지났다. 5월말로 국회 상임위원장의 2년 임기가 끝난다. 원내 교섭단체들이 후반기 원구성을 위한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상임위원장 자리는 각종 법안을 처리하는 자리로 인기 상임위의 경우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통상 3선급 이상 국회의원들이 맡으며 대내적으로 회의를 이끌어가고 장관급 대접을 받는다. 상임위 산하 정부기관과 관련 이해단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정치인으로서 전문적인 경력을 쌓기에 좋은 자리다. 여야는 오는 6월 8일 국회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을 선출키로 의견을 모았다. 하반기 국회운영에 핵심인 상임위원장에 어떤 의원들이 거론되고 내정됐는지 알아봤다.
국회 상임위는 모두 16개다. 하지만 인기상임위는 영향력에 비례해 따로 있다. 주로 국회 종사자들이 뽑는 ‘Top 5’로 국토해양위원회, 지식경제위원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꼽힌다. 4대강 사업 및 세종시 처리에 한가운데 있는 상임위는 국토위다. 여당 몫인 국토위에는 장광근 전 사무총장이 유력하다. 국토위는 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관련 현안이 많아 지역구 민원해결에도 도움이 돼 인기 상임위다.
인기 Top5, ‘국토·지경·외통·문광·교과’ 조기 가시화
특히 여당으로선 하반기 뜨거운 감자인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사업을 지속하기위해 위원선정에도 민감하다. 자칫 친이 일색으로 위원들을 채울 경우 야당과 여당내 야당인 친박 진영으로부터 반발을 살게 뻔하기 때문이다. 야당 몫인 지경위의 경우 지난해 10월 재보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3선의 김영환 의원과 재선의 김성순 의원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김 의원은 과학기술부 장관 출신이지만 선수와 지역내 중소기업이 많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고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해 당 지도부의 전면 쇄신 요구가 거세질 경우 ‘세대교체’를 들며 전당대회에 출마할 공산이 높다는 점이 변수다.
여당 몫인 외통위는 4선의 남경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오랜 미국 경험을 한 남 의원이지만 지방선거이후 벌어질 전당대회에서 ‘소장파 몫’으로 출마가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하반기 방송계 최대 화두인 종합방송편성 사업자 선정을 논의하는 문방위위원장에는 정병국 사무총장과 언론인 출신 정진석 의원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일단 정 의원은 사무총장직을 이어받은 지 얼마 않돼 직을 유지할 경우 정 의원이 위원장직을 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주당 몫인 교과위는 이종걸 의원과 김성순 의원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김영환 의원이 지경위 위원장을 고집할 경우 김 의원이 교과위 위원장으로 정리될 공산이 높다. 이밖에 여당 몫인 기획재정위원장에는 한나라당 정책위원장을 지낸 친박 김성조 의원이 유력하다. 특히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한 박근혜 전 대표가 기재위로 갈 전망으로 해당 상임위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재위는 상임위 특성상 경제 전문가나 학자, 관료가 다수 들어가 있어 관련 지식이 없을 경우 입도 벙긋 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친박 성향의 의원들중 경제적 지식이 부족한 경우 회피하고 자신감 있는 친박 의원들이 신청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특히 기재위에 박 전 대표가 가는 바람에 한국은행법 개정안 등 핵심 현안을 놓고 대립하는 정무위위원장 및 위원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정무위 위원장으로는 친박 허태열 최고 위원이 유력한 상황이다. 허 최고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 여부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여당 몫인 정보위원장에는 원내대표직을 포기한 이주영, 안경률 두 의원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병국 전 위원장이 안 의원을 후임 정보위 위원장으로 제안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안 의원이 맡는 게 아니냐는 것이 대세다.
한나라, 법사위-민주 보복위 -자선 전략적 ‘양보’
안 의원이 정보위원장으로 갈 경우 정갑윤 의원과 행정안전위원장 자리를 다퉜던 그로서 정 의원이 자연스럽게 행안위 위원장으로 내정될 것으로 여야에선 보고 있다. 또한 원내대표직을 포기한 이주영 의원은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야권 몫으로 할당된 법제사법위원장의 경우 당내 법조 출신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민주당 법사위 전반기 간사를 맡았던 우윤근 의원이 유력시되고 있다. 또한 환경노동위원장은 기존 변재일, 오제세 의원을 제치고 민주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이미경 의원이 급부상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위원장에는 최인기, 최규성 의원 등 농촌지역에 지역구를 둔 재선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최인기 의원이 농림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력이 있어 위원장으로 유력시 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의원수가 늘고 자유선진당이 전반기에 원내교섭단체를 상실했다는 점에서 전반기 자선당 몫의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위원장을 두고 밀고 땡기기가 한창이었다. 하지만 집권 여당이 개헌, 세종시 등 현안에 있어 야당과 공조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자선당에게 양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보복위 위원장을 자선당의 몫으로 남길 경우 3선의 이재선 의원이 위원장으로 유력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내에서 차기 국회의장에는 박희태 의원이 유력한 가운데 국회부의장에는 4선의 박종근 의원, 이해봉 의원이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두 인사 모두 친박 인사인 가운데 친이에 중립성향의 표를 기대하는 정의화 의원이 국회부의장에 나서 치열한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김무성 원내대표, 박희태 국회의장, 정의화 국회 부의장이 현실화될 경우 당내 핵심 요직이 TK(대구·경북)에서 PK(부산·경남)로 돌아가 권력 지형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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