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폭풍’ 이어가는 ‘패트리어트’ 정조국
‘골 폭풍’ 이어가는 ‘패트리어트’ 정조국
  • 구명석 
  • 입력 2006-09-21 11:53
  • 승인 2006.09.21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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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버리고 즐겁게 축구 하려고 노력”

‘패트리어트’ 정조국은 요즘 바쁘다. 10대에 한국축구의 기대주로 떠올랐다가 3년 가까이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정조국은 핌 베어벡 감독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태극전사의 일원이 됐고, 쾌조의 골 감각을 과시하며 황태자로 떠올랐다. 월드컵 전 열린 K리그 컵대회에서 펄펄 날며 스트라이커로서의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정조국은 후기리그에 들어서도 팀을 선두로 이끌었다. 대표팀에서도 A매치 데뷔전이었던 아시안컵 예선 대만과의 원정경기에서 골 맛을 본 뒤 홈에서 열린 대만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낙양의 지가를 높이고 있다.

요즘 인터뷰ㆍ사인 공세 줄이어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야망도 밝혀

나를 버리고 팀플레이에 중점


대만과의 2007 아시안컵 예선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던 ‘패트리어트’ 정조국(22·FC 서울)이 K-리그에서도 골폭풍을 이어갔다.
지난 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서울과 제주 간의 2006 삼성하우젠 K리그 4라운드에서 후반 17분 결승골을 작렬, 서울의 3연승을 이끈 것.
컵대회 챔피언 FC 서울은 정조국의 천금 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최근 3연승을 달리며 3승1무(승점 10)로 후기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2기 베어벡호에서 심상찮은 골 감각을 선보였던 정조국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이어진 승부였다.

그러나 정조국은 “골 욕심보다 팀이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었다. 운 좋게 골까지 넣게 돼 기쁘다”며 “투입되기 전에 이장수 감독이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주문했다. 감독님이 믿고 맡겨준 게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첫 골에 대해 정조국은 “워낙 히칼도의 코너킥이 좋았다. 히칼도가 거의 만들어 준 골”이라며 동료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정조국은 “신인 때는 나 자신만 생각하며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요즘은 나 자신을 버리고 팀플레이에 중점을 두고 하다 보니 골에 대한 부담감도 줄어들었다”면서 상승세 비결을 밝혔다.

정조국은 이날 경기에서 교체투입 6분만인 후반 11분 히칼도의 오른족 코너킥을 자신의 장기인 헤딩골로 연결했다. 지난 6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대만전에서 보였던 해트트릭의 면모가 이어졌다.

한편 정조국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야망도 숨기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경기를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표팀에서 탈락한 후배 공격수 박주영에 대해선 “영리하고 똑똑하기 때문에 스스로 잘 이겨낼 것이다. 그가 시련을 잘 이겨내도록 돕고 싶다”고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 또한 보였다.

‘인터뷰·사인요청’에 인기 실감

당연히 요즘 정조국은 언론들의 인터뷰 공세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워낙 숫기가 없어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는 인터뷰는 그런대로 소화 하지만 이어지는 사진촬영은 고역이라고 한다. 아시다시피 사진촬영은 보통 여러가지 포즈를 취하며 수십장을 찍어야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포츠 선수들은 식은땀을 흘리기 일쑤다. 그래서 정조국은 ‘사진은 안 찍으면 안될까요’라고 당치않은 요청을 할 정도라고 한다.

뿐만 아니다. 사인 요청도 부쩍 늘었다. 과거 박주영 백지훈 김병지 등에 몰렸던 사인이 최근의 주가를 반영하듯 정조국에게 몰려들고 있는 것. 한 축구인은 “주영이가 하던 일을 요즘은 조국이가 하네”라며 기특해하기도 한다. 축구도 잘 하고, 인기도 높아진 정조국. 그는 하루 하루 즐거운 비명을 속으로 삼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구명석  gms7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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