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강 ‘호화 군단’…스웨덴 태클에 우승전선 ‘안개속’
유럽 최강 ‘호화 군단’…스웨덴 태클에 우승전선 ‘안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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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6-30 09:00
  • 승인 2006.06.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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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일 월드컵에서 우승후보로 꼽히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파라과이, 트리니다드토바고, 스웨덴과 함께 B조에 속해 있다. 파라과이를 1-0, 트리니다드토바고를 2-0으로 물리친 잉글랜드는 B조 1위가 유력하지만 가장 큰 고민은 바로 ‘바이킹 징크스’ 스웨덴. 잉글랜드는 1968년 이후 38년 동안 A매치에서 스웨덴을 이겨 보지 못했다. 게다가 에릭손 감독은 스웨덴 출신이라 자신의 조국과 대결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잉글랜드는 독일월드컵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그 징크스를 깨기 위해 사투를 벌였지만 결국 이번에도 무위로 돌아갔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힘과 스피드를 주무기로 선이 굵은 축구를 구사하는 잉글랜드는 유럽 최강의 우승후보임에 틀림없다. 잉글랜드의 세계적인 스타 ‘데이비드 베컴’, ‘마이클 오웬’, ‘웨인 루니’, ‘피터 크라우치’등은 뛰어난 스트라이커로 B조 3개 팀에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들 뛰어난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한 공격진을 앞세웠다는 점은 우승을 향한 잉글랜드의 무서운 화력이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예상되는 부분이다.


‘황금의 오른발’ 데이비드 베컴

데이비드 베컴은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운동선수 중 하나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수년간의 성공과 대형 스타다운 생활양식이 결합되어 2003년 레알 마드리드의 초호화군단에 포함되기 전에 이미 베컴은 운동선수로서는 보기드문 최고의 부와 명성을 보장 받았다. 폭발적인 파워와 컴퓨터 같은 정확성을 갖춘 그의 프리킥은 단연 세계최고, 뿐만 아니라 ‘황금의 오른발’이라 불리는 오른발 인프런트로 감아찰 때 스핀의 각도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의 축구 재능은 어린 시절부터 두드러졌다. 어린 나이에 보비 찰튼 축구 학교 전국 기술 대회에서 우승했고 곧 자신이 좋아하는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베컴은 비록 20세가 된 1995년~1996년 시즌이 되어서야 올드 트래포드의 1군 자리를 굳혔지만 이러한 기다림은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베컴의 첫 번째 국가대표팀 경기 득점은 1998 프랑스 월드컵 본선에서야 터졌는데 콜롬비아에 2-0으로 승리한 경기에서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프리킥으로 얻은 골이었다.

베컴은 유나이티드가 1999년 프리미어 리그, FA컵,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3관왕을 달성하는데 일조한 후 FIFA 올해의 선수와 올해의 유럽 최우수 선수 투표에서 모두 2위를 차지하면서 인정을 받았다. 그 다음 해에는 이탈리아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처음으로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으로 지명되었고 빠른 속도로 그 역할에 맞춰 성장했다. 주장을 맡게 된 것을 좋아했던 베컴은 그리스와의 마지막 지역 예선전에서 멋진 프리킥으로 2002 FIFA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본선에 진출시켰고 2001년에는 뛰어난 기량을 펼치며 FIFA 올해의 선수 투표에서 2위를 차지했다.

2003년 6번째 프리미어 리그 우승 메달을 받은 후 베컴은 영국 축구계에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도전을 찾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그러나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계속 남아 있다. 이번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는 지난 10일 오후(이하 한국시각) 파라과이와의 B조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전반 4분 베컴의 프리킥을 걷어 내려던 파라과이 수비수 가마라의 자책골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그가 진짜 원하는 것은 잉글랜드가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우승함으로써 자신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대회를 마치는 것일 것이다.

‘원더보이’ 마이클 오웬

잉글랜드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데뷔를 했던 선수 가운데 하나로 ‘원더보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공격수다. 오웬의 드리블 스피드는 세계 최상급으로 평가받고 있고, 골 결정력은 천부적으로 타고난 것이다. 오웬의 천재성은 1998 프랑스 월드컵을 통해 그의 재능이 전 세계에 알려지기 전부터 이미 잉글랜드에서 화제가 되었다. 그의 국제무대 데뷔는 1998년 2월 칠레와의 경기였고 결승전 전날 모로코와의 친선 경기는 그의 네 번째 국제 무대였는데 이때 잉글랜드 대표팀으로서 오웬은 첫 골을 터뜨렸다.

이 리버풀의 스트라이커는 잉글랜드의 두 개막 경기 모두에서 교체 선수였다. 마르세이유에서는 튀니지를 2-0으로 이기고 있는 경기의 마지막 5분 동안 투입되었으며 루마니아와의 후반전에서는 종료 18분을 남겨 놓고 잉글랜드가 1-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 테디 쉐링햄과 교체되어 출장하게 되었다. 그는 단 7분만에 동점골을 넣고 스피드와 대담함으로 잉글랜드 팀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 후 단 페트레스쿠의 공격으로 비록 잉글랜드가 패하긴 했지만 오웬은 그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마지막 조별 경기에서 콜롬비아에 2-0으로 승리를 거둔 후 잉글랜드는 6월 30일 생테티엔느에서 열린 2라운드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와 맞붙게 되었다. 잉글랜드는 2-2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패했지만 오웬은 FIFA 월드컵 역사에 그의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오웬은 그 이후 계속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는데, 2001년 뮌헨에서 열린 FIFA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해트 트릭을 기록함으로써 잉글랜드는 오랜 숙적인 독일에 5-1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또한 2001년은 그의 클럽 경력에 있어서도 뜻 깊은 해로, 오웬은 22년 전 케빈 키건 이래 잉글랜드인으로는 처음으로 유럽 올해의 축구 선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2002 FIFA 월드컵 무대에 돌아온 오웬은 덴마크 및 브라질과 붙어 준준결승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2006 독일 월드컵 출장에 대한 바람이 매우 컸던 오웬은 2005년 8월, 리버풀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지 12개월 만에 다시 출장이 확실한 뉴캐슬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 돌아왔다. 그의 세 번째 FIFA 월드컵이 열리는 2006 독일월드컵에서 폭발적인 드리블과 놀라운 골 결정력은 잉글랜드의 ‘치명적 무기’가 될 것이다.

‘로봇 세리머니’ 피터 크라우치

잉글랜드의 장신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가 트리니다드토바고의 경기에서 헤딩 결승골을 터뜨려 2006 독일월드컵 두 번째 조별 경기 만에 이름값을 했다. 크라우치는 지난 16일 트리니다드와의 조별 리그 2차전에서 무승부 분위기가 짙게 풍기던 후반 38분 데이비드 베컴의 프리킥을 고공 헤딩슛으로 연결, 조국의 16강 진출에 공을 세웠다.

크라우치는 전형적인 ‘타깃맨’이다. 2m에 육박하는 큰 키를 최대한 이용해 상대골문에 치명적인 헤딩슛을 날린다. 유럽에서 활동해온 스트라이커 크라우치는 2004~2005 시즌 말 사우스햄튼 소속으로 우수한 득점력을 선보인 이후 리버풀로 이적했고 잉글랜드 대표팀의 여름 투어에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장신 선수로서는 흔치 않게 뛰어난 기술을 갖춘 크라우치는 2005 FIFA 세계클럽선수권대회 당시 사프리사와의 준결승전에서 2골을 기록했으나 결승전에서는 교체 투입되어 5분밖에 뛰지 못했다.

그는 1999 FIFA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도 잉글랜드 대표팀에 발탁되었으나 일본과의 결승전에만 교체 선수로 한번 출전했다.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로봇춤 세리머니로 잉글랜드 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는 크라우치. 월드컵에서 떠오르는 신예선수 중 한명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봇 세리머니는 우승할 때만 보여줄 것”이라는 자신의 약속대로 잉글랜드의 우승과 함께 이번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그의 로봇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구명석 기자> gms75@ilyoseoul.co.kr


‘잉글랜드의 악동’ 웨인 루니

루니가 자신의 첫 번째 대표팀 경기였던 2004 UEFA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를 떠올려 보기만 해도 영국인들의 맥박은 빨라질 것이다. 상대편을 공포에 질리게 했던 것은 무대 공포증이 아니라 십대 리버풀 소년 루니였다. 루니(20)는 폴 개스코인 이래 영국 축구계에서 최고의 천부적 재능을 타고난 선수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가자’(폴 개스코인의 애칭)의 경우 국제무대에 데뷔한 것이 22세 때였지만 루니는 포르투갈에서 보인 활약으로 알 수 있듯이 이미 18세에 잉글랜드 MVP가 됐다. 루니는 14세에 에버튼의 19세 이하 팀에서 활약했다. 그는 16세가 되자 에버튼 성인팀으로 진출했고 2002년 10월 당시 챔피언이던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잊을 수 없는 첫 번째 리그 골을 터뜨려 프리미어 리그에 입성의 신호탄을 쐈다. 이 경기에서 그는 후반 교체 선수로 투입된 후 경기 종료 직전에 데이비드 시먼의 키를 넘기는 멋진 골을 날려 아스날의 30경기 무패 행진을 저지했다.

이로써 루니라면 그 어떤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는 17세라는 나이로 2003년 2월 12일 오스트리아전에서 데뷔하면서 제임스 프린셉이 갖고 있던 잉글랜드에서 가장 어린 선수라는 기록을 124년 만에 깨뜨렸다. 7개월 후에는 FYR 마케도니아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전에서 선취골을 뽑아내며 잉글랜드 사상 최연소 득점 선수가 됐다. 2004년 8월 에버튼을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후 얼마되지 않아 루니는 유나이티드에서 그의 이적료 2,700만 파운드가 싼 비용이었음을 보여 주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페네르바체를 상대로 가진 올드 트래포드 구장 데뷔전에서 그는 인상적인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리그 경기에 29회 출전해 11골을 기록하고 올해의 신인 선수상을 받으며 2004~2005 시즌을 마쳤다. 2005~2006 시즌에도 그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는데, 4월 말 첼시와의 경기에서 오른발 등뼈부분이 부러지는 부상으로 2006독일 월드컵 꿈을 접을 뻔 했던 루니. 루니는 부상을 극복하고 대표팀에 합류 하면서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도 멀티-플레이어로 공격과 미드필드 라인을 넘나들며 최우수 선수다운 플레이가 주목된다.


# 월드컵 진출국 선수들의 성생활 백태독일 ·브라질은 ‘오케이’ 멕시코는 ‘절대 안돼’

월드컵 시즌이면 자주 나오는 화제 가운데 하나가 ‘섹스와 경기력의 상관관계’에 관한 것이다. 소재가 흥미롭기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지 결론이 난 적은 없지만 말이다. 이번 독일월드컵에 나선 32개국 감독들도 이 뜨거운 주제에 대해 나름대로의 노선을 택해 경기를 치르고 있다. 독일 통신사인 DPA는 지난 20일(한국시간) 이번 대회에서 보여주고 있는 각국의 다양한 대응을 소개하면서 이를 ‘4년마다 각국 월드컵 감독들이 직면하는 딜레마’라고 표현했다.

비교적 자유분방한 스타일의 독일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5일 폴란드와의 2차전 승리 후 선수들이 아내와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게 했다. 독일 빌트지는 이에 대해 “월드컵 베이비가 생기는 것 아니냐”라면서 “결과는 열 달 뒤면 알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올리버 칸은 한·일월드컵 열달 뒤에 아들이 출생해 ‘월드컵 베이비’로 의심받은 적이 있다. 브라질 대표팀은 술과 담배만 금지했을 뿐 섹스에 대해서는 허용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2년 스콜라리 브라질 감독이 월드컵 기간 중에 섹스를 금했던 것과는 상반된 현상이다.  잉글랜드 대표팀 스벤 에릭손 감독은 당초 조별 리그 기간중 섹스를 금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파라과이와의 1차전(1-0승)에서 선수들이 기대 이하의 플레이를 펼치자 마음을 바꿔 2차전을 앞두고 아내와 여자 친구들을 만나게 하는 ‘레이디 데이’를 개최했다. 잉글랜드의 에릭손 감독도 대표적인 ‘섹스 옹호론자’다.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도 당초 숙소 방 TV의 포르노 채널을 막도록 했지만 경고와 퇴장이 난무한 끝에 비긴 미국과의 2차전을 보면서 선수들이 섹스에 대한 좌절감을 경기장에서 쏟아냈다는 걱정이 들었는지 포르노 채널을 개방토록 했다.

섹스를 금하는 건 아니지만 아내나 여자친구의 출입만큼은 엄격하게 막는 경우도 많다. 멕시코는 아내는 물론 가족들의 팀 호텔 접근을 막는 등 가장 엄격한 보안을 유지중이지만 섹스에 대해서는 ‘금지가 방침은 아니며 꼭 해야할 경우 팀 숙소 밖에서 해결하라’는 것이 코칭 스태프의 노선이다. 스페인은 아내를 만나는 것은 괜찮지만 반드시 팀 숙소로 사용하는 호텔 밖에서 만나도록 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4강에 진출해야만 축구선수들이 아내와 만날 수 있게 됐다. 올레흐 블로힌 우크라이나 대표팀 감독은 “우리가 4강에 간다면 직권으로 선수들을 아내와 만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섹스와 경기력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기보다는 선수들 자율에 맡기는 경향이 짙다. 2006월드컵팀을 이끌고 있는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아직 섹스에 대해 구체적인 지시나 언급을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섹스 문제가 공개적으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자율적인 분위기가 대세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 전문가들에 따르면 섹스에 소모되는 열량(50∼100Cal)은 100∼200m를 전력 질주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양한 연구결과 생리학적으로 섹스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다소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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