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운 조편성에 ‘희색’…‘막강 전차군단’내세워 우승 돌진
싱거운 조편성에 ‘희색’…‘막강 전차군단’내세워 우승 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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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6-16 09:00
  • 승인 2006.06.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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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과 함께 월드컵 최강국으로 꼽히는 독일. 이번 2006 독일월드컵의 주최국인 독일은 유럽의 ‘폴란드’, ‘코스타리카’, 남미의 ‘에콰도르’와 함께 A조에 속해 있다. 독일은 지금까지 치러진 15차례 월드컵 중 무려 일곱 번이나 결승에 올랐고 우승3회, 준우승4회 등 화려한 성적을 자랑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의 16강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1990년 대회 이후 우승컵을 안지 못한 독일은 ‘녹슨 전차군단’이라는 오명을 다시 뒤집어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조에 비해서 싱거운 조 편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지난 월드컵 준우승 팀으로서의 실력과 무엇보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한 이용해 98년 프랑스처럼 개최국 우승을 노리고 있다. ‘전차 군단’ 독일의 세계적인 스타 ‘미하엘 발라크’, ‘루카스 포돌스키’, ‘미로슬라프 클로제’, ‘베른트 슈나이더’ 등은 A조 3개 팀에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들은 뛰어난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한 공격진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축구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정상급 미드필더’ 미하엘 발라크

미하엘 발라크는 바이에른 뮌헨 및 독일 대표팀의 야전 사령관으로서 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세계 정상급’이라고 인정한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2006 FIFA 월드컵에서 독일의 운명이 이 선수의 두 어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켐니츠 태생의 이 스타 플레이어가 경기장에 나타나면 모든 이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95~96시즌 헤민체르FC에서 프로선수로 데뷔했고, 카이저스라우테른(97~99년), 바이어 레버쿠젠(99~2002년)을 거쳐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다.

2004~2005년 발라크는 바이에른이 리그와 컵 모두에서 우승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발라크의 뛰어난 활약은 3년 연속‘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면서 인정받았다. 발라크는 대표팀 경기에서 꾸준하게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2002 FIFA 월드컵에서 보여준 그의 능력이 그 예이다. 8강전에서는 미국을, 4강전에서는 한국을 1-0으로 꺾으며 거의 혼자 힘으로 팀을 결승전까지 이끌었다. 그는 패스, 슛, 헤딩, 공격, 수비 뭣 하나 뒤처지는게 없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중 한명이다.

발라크에게서 나오는 크로스나 스루패스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전형적인 공격루트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갑작스럽게 터져 나오는 중거리 슛은 상대 골키퍼나 지켜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말 소름끼치게 한다. 발라크는 미드필더면서도 공격수보다 더 많은 골을 넣었을 정도로 득점력도 인정받는 강력한 슈팅의 미드필더이다. 현 독일 대표팀의 주장 미하엘 발라크. 그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지휘 아래 13번째 독일팀 주장을 맡게 되었다.

그는 오래 전부터 대표팀 주장감으로 이미 인정을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발라크가 최고의 컨디션일 때에만 독일이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데에는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단연 이번 2006년 월드컵에서도 독일의 주전 플레이메이커 겸 주장으로 맹위를 떨칠 것으로 기대되는 스타이다.

‘차세대 스트라이커’ 루카스 포돌스키

폴란드에서 태어난 포돌스키는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기대주로서 2004년 어린 나이에 헝가리 전을 통해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경기를 읽는 탁월한 시야와 엄청난 스피드, 골 득점력을 두루 갖춘 포돌스키는 유로 2004에 출전했고 2005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도 참가해 3골을 기록했다. 쾰른 유소년 축구 아카데미 출신으로서, FC 쾰른이 2부 리그로 떨어진 2004∼2005시즌에는 30경기에서 24골을 터뜨려 2부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다시 1부 리그로 올라온 2005∼2006시즌 성적은 32경기 출장에 12골을 기록. 포돌스키의 최대 장점은 무엇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위치에서 종종 골을 성공시킨다는 데 있다. 2003~2004년 시즌 뮌헨 원정 경기에서 쏴올린 벼락같은 35m짜리 중거리슛이나 보루시아 뮌헨글라드바흐와의 홈경기에서 터트린 좁은 공간에서의 빨랫줄 중거리 슛 등이 대표적인 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슛을 날릴 수 있다는 것은 뛰어난 골감각과 함께 어떠한 자세에서도 슛을 시도할 수 있는 순발력과 유연함 또한 갖추고 있다는 증거. 중앙 공격수에게는 필수덕목인 위치선정 능력이나 골 결정력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포돌스키에게 무한 기회를 제공했다. 그는 코칭스태프의 신뢰 속에 대표팀에서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4경기 출장에 3골 1어시스트를 기록, 진가를 입증했다. 아직 21살에 불과하지만 포돌스키의 A매치 성적은 25경기 12골에 이른다. 첫번째 메이저대회인 유로2004에서 아무것도 못해 본 포돌스키지만 이번은 다르다. 그에게 있어 이번 독일월드컵에서의 활약은 클럽팀 입지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번 월드컵을 기반으로 포돌스키는 더 큰 무대로, 더 큰 세계로 나갈 것이다.

‘프리킥의 황제’ 베른트 슈나이더 

2002 한·일월드컵 이후 뛰어난 기술로 ‘독일의 브라질인’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베른트 슈나이더는 독일 국가 대표팀 최고의 만능선수 중 하나이다. 예나에서 태어난 슈나이더는 “골키퍼를 제외하고 모든 역할을 다 해봤다”고 한다. 그는 93~94년 시즌 독일의 작은 클럽인 칼 차이스예나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98~99 시즌 프랑크푸르트로 옮겼고, 99~2000 시즌부터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활약중이다.

슈나이더는 지난해 독일이 치른 15번의 A매치 중 14경기에 출전했다. 이중 12번이 선발출전이었다. 주로 왼쪽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왼쪽 풀백으로 출전한 적도 있다. 오른발잡이 슈나이더의 프리킥과 중거리 슛은 상대팀 수비엔 ‘치명적 무기’다. 그는 스피드와 테크닉이 동반된 화려한 드리블로 왼쪽측면을 돌파한 뒤 공격수들에게 정확하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준다. 슈나이더는 2002한·일 월드컵 이후로 계속 독일 대표팀에 선발되어 왔다.

2002월드컵에서 슈나이더의 꾸준한 플레이는 독일이 결승에 진출하는 데 기여했다. 실제로 2002년은 슈나이더에게 특히 주목할 만한 해였다. 그의 소속 팀 바이어 레버쿠젠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결승에 진출했고 흥미진진한 경기 끝에 레알 마드리드에 2-1로 패했다. 슈나이더의 가장 큰 목표는 올 여름 독일에서 열릴 최대 이벤트인 2006월드컵을 통해 자신의 기량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다. 그는 은퇴하기 전에 FIFA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손에 쥐고 싶은 열망을 숨기지 않는다.

‘독일의 헤딩머신’ 미로슬라프 클로제

‘헤딩머신’으로 불리는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2002한·일 월드컵을 통해 국제무대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당시 24세의 신예 공격수였던 클로제는 독일이 8-0으로 대승을 거둔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한·일 월드컵의 스타로 급부상했고 대회 동안 5골을 기록하며 브라질의 호나우도에 이어 독일의 최고 득점 선수로 대회를 마쳤다.

신장은 1m82에 불과하지만 탁월한 점프력과 위치선정으로 최강의 공중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한 박자 빠른 슈팅을 통한 정확한 마무리 실력도 뛰어나다. ‘미로’라는 애칭으로 통하는 클로제는 폴란드 출생의 독일 이민 세대다. 아버지인 요제프 클로제 역시 프랑스 AJ 옥세르에서 활동하는 등 축구선수로 활동했으며 어머니인 바바라는 폴란드 핸드볼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82차례나 나섰던, 이른바 ‘스포츠 집안’이다.

한·일월드컵에서 미카엘 발락, 올리버 칸 등과 독일의 예상치 못한 준우승 주역으로 떠올랐던 그는, 2년 뒤 포르투갈에서 개최됐던 유로2004에서는 부상의 여파로 팀의 조별 예선 탈락을 벤치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2005년 역시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서 클로제가 보여준 활약은 적었다. 월드컵 개최국인 관계로 국제대회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독일은 따라서 지난해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클로제는 끝내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향간에서는 독일월드컵 출전이 힘든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미국과의 평가전을 통해 클로제는 1년 4개월만에 A매치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또 분데스리가 득점 1위를 달리는 등 월드컵을 앞두고 최상의 컨디션을 과시 중. 2002년 월드컵 이후 다소 부진에 빠졌던 클로제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6경기에 출전해 25골을 몰아넣으며 부활하기 시작했다. 게르트 뮐러, 칼 하인츠 루메니게, 위르겐 클린스만 등 ‘전차군단’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 받는 클로제. 클로제는 최근의 상승세를 6월에도 유지, 독일의 주포로 4년전 영광을 이어 전차군단의 홈 우승을 이끌 공격의 핵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 대표팀 명단(23명)

▶ GK(골키퍼)= 옌스 레만(아스날), 올리버 칸(바이에른 뮌헨), 티모 힐데브란트(슈투트가르트) ▶ DF(수비수)= 아르네 프리드리히(헤르타 베를린), 페어 메르테사커(하노버 96), 로버트 후트(첼시), 크리스토프 메첼더(도르트문트), 옌스 노보트니(바이어 레버쿠젠), 필립 람(바이에른 뮌헨), 마르셀 얀센(묀헨글라드바흐) ▶ MF(미드필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미하엘 발라크(이상 바이에른 뮌헨), 토어스텐 프링스, 팀 보로프스키(이상 베르더 브레멘), 베른트 슈나이더(바이어 레버쿠젠), 제바스티안 켈(도르트문트), 토마스 히츨슈페르거(슈투트가르트) ▶ FW(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베르더 브레멘), 루카스 포돌스키(FC 쾰른), 게랄트 아사모아(샬케 04), 올리버 뇌빌(묀헨글라드바흐), 마이크 한케(볼프스부르크), 다비트 오돈코어(도르트문트)


# 독일 축구 4-4-2 전술 ‘채택’리베로 시스템 ‘포기’…고전적 전략으로 ‘승부수’

2002한·일 월드컵 이전의 독일의 모습은 그야말로 말이 아니었다. 전통의 강호이자 월드컵 3회 우승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독일은, 유로96대회의 우승 이후, 한창 내리막길을 달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8강에 올라가긴 했지만, 당시 처녀출전국이던 돌풍의 크로아티아에 분패하고 말았고, 유로2000 대회에서는 본선 1라운드조차 통과하지 못하며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자존심을 완전히 구겼다. 2002월드컵 예선 역시도 그들에게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라이벌 국가인 잉글랜드에 독일 축구 역사상 최악이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만한 5:1 대패를 당하고 플레이오프를 거쳐서 2002한·일 월드컵에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각오를 다지며 진출한 2002한·일 월드컵은 그간의 무기력한 독일의 모습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대회였다. 하늘이 도움을 준 것인지 아니면 세간의 평가처럼 극도로 운이 좋은 대진 운 덕인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결국 결승전에 올랐고 비록 브라질에 패하였지만, 그들의 통산 4번째 준우승을 기록하며, 아직 저력이 살아있음을 증명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 독일은 유로2004의 예선에서 그동안 밀려있던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며 예선에서 헝가리와 루마니아에 연패하는 등 부진하더니, 유로 2004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예선탈락하고 말았다. 이에 루디 풸러 감독이 사임하고, 독일 축구사에 또 한명의 영웅으로 기록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역대 감독 역사상 최연소라는 기록으로 안착시키며 새롭게 팀을 정비하고 있다.

개최국 자격으로 예선 없이 자국에서의 월드컵을 준비 중인 독일의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이후 좋은 성적을 거두며 이번 월드컵의 기대를 한껏 부풀리고 있다. 긴 예선을 치르지 않는다는 장점을 이용하여, 자국내 신인 선수들을 끊임없이 발굴하며, 어느 정도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이번 클린스만 독일 대표팀의 최대 화두는 그동안 전통의 독일 전술이라고 할 수 있는 리베로 시스템의 포기이다.

그는 그동안 독일팀의 메이저 대회의 부진은 바로 너무도 다른 팀에 분석되어 버린 리베로 시스템에 있다고 판단, 세계 축구의 흐름에 부흥하고, 독일의 팀 컬러를 젊게 만들 수 있는 4-4-2로의 개혁을 단행한다. 과거 독일의 ‘리베로 시스템’은 최전방과 최후방 간격이 급격히 좁아지고 있는 현대 축구흐름과 역행하는 것으로 오히려 상대 역습시 공간을 내주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클린스만 감독은 4-4-2를 사용하기 위한 전초로 자국내 젊은 선수들을 적극 테스트하며 전격적인 개혁에 돌입하였다. 과연 ‘게르만 전차군단’의 2006년 월드컵은 어떤 성과를 가져다줄지 축구 팬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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