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영 대기자가 만난 사람 - 이태섭 AEHI 코리아 대표
손주영 대기자가 만난 사람 - 이태섭 AEHI 코리아 대표
  • 손주영 대기자 
  • 입력 2010-05-17 12:07
  • 승인 2010.05.17 12:07
  • 호수 838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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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시대, 미국 시장 진출해야”

한국이 UAE(아랍에미리트)원전을 수주했다. 바야흐로 한국도 원자력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MB정권의 녹색성장 기조 속에 원자력 산업이 신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이태섭 AEHI코리아 대표(전 과학기술부 장관)은 “이제는 미국시장을 겨냥할 때다. 흔히 중국을 향후 최대 원자력 발전 시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미국시장도 그 규모가 크다. 미국의 원자력발전소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섭 AEHI 코리아 대표로부터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한국 원전산업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MB정권은 녹색성장 기조 속에 UAE원전 수주 등을 통해 국가의 신 성장 동력을 원자력산업에서 찾고 있다. 미국시장 개척을 주장하는 이유는.
▲ 지금은 미국 시장을 개척해야 할 때다. 중국을 향후 최대 원자력 시장이라는 말이 있지만 미국은 시장 규모가 더 크다. 중국 시장을 능가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사고 이후 30년간 신규 원전 건설이 전무했다. 지난 2002년 ‘원자력 발전 2010' 프로젝트가 발표 된 이후 발전소 건설이 시작됐다. 부시 정부에 이어 오바마 정부에서도 원자력발전소 건설 자금의 80%까지를 정부가 보증해 주고 있다. 현재 미국 16개주에 34기의 원전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이 중 28기의 원자로에 대한 발주가 끝났다. 일본 도시바의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가 14기를 수주했다. 히타치·미쓰비시·도시바 등 일본 회사가 6기를, 프랑스 아레바가 6기를 판매했다. 미국회사는 GE(제너럴일렉트릭)가 2기를 수주했다.

- 현재 미국의 원전시장은.
▲ 일본(71.4%)과 프랑스(21.4 %)가 양분해 선점하고 있다. 미국회사들은 오랜 공백기 때문에 수주능력이 뒤떨어져 있다. 현재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104개 원자로의 대부분이 노후화된 원자로로 교체대상이다. 300기 이상의 원전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엄청난 규모의 미국원전시장을 두고 우리가 앉아서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기회는 우리에게 있다. 과감하게 뛰어들어 일본·프랑스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 미국에 한국형 원전 수출하기 위해 선별 과제는.
▲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인증을 받아야 한다. NRC인증을 받기 위해선 적지 않은 비용과 기간이 소요된다. 우리나라 원자로 건설기업이 자체적으로 신청해서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한국형 원자로를 수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미국 원전회사가 존재할 때 공동으로 설계인증을 신청하면 심사를 시작한다. 일본과 프랑스의 기업들은 이미 설계인증을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인증을 받은 회사는 아직 없다. 미국의 설계인증을 받게 되면 미국뿐 아니라 우리가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도 효과적으로 한국형 원자로의 안전성을 보증할 수 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필수사항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미국으로의 원전 수출을 포기하지 않는 한 설계인증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이 과거 웨스팅하우스로부터 기술을 도입할 때 차후 미국 진출을 제한하는 옵션을 체결한 것도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다. 이 문제는 글로벌 원전설비업체인 웨스팅하우스와 새로운 로열티 계약을 체결하면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직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원자력의학원 이사장직을 맡아 활동하는 등 한국 원자력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
▲ 지난 2001년 5월 23일 제5대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뒤, 모든 국민이 원자력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에 중점을 두고 활동했다. 세미나, 작품공모, 플래시 공모전, 학술대회 등 행사를 열어 원자력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홍보했다. 또한 한국원자력의학원(교과부 직속기관)은 암 전문 최고 치료기관인 원자력병원, 방사선연구소,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를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는 정부출연기관이다.
원자력의 의학적 연구와 이용을 통해 국내 방사선의학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암 진단과 최신 치료법 개발에 매진하여 지난 40여년 동안 난치병인 암을 정복하는 데 앞장서 왔다.
‘최고의 방사선의학 연구 진료로 인류 공헌’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갖고 원자력 의학적 이용에 대한 암과 모든 분야의 의학적 연구를 통해 국민건강증진에 이바지하며 원자력산업 발전의 기반분야에 대한 의학적 연구를 통해 RT(로봇기술)·BT(생명공학기술)산업 발전을 통한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것이다.

- 국제라이온스협회(Lions Clubs International) 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높였다는 평가이다.
▲ 국제라이온스협회는 세계 최대의 비정부기구(NGO) 봉사단체이다.
전 세계 205개국(2010.03.31.현재)이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있고, 클럽은 4만5천740개이다. 전체 회원은 1백3십4만3천7명이다. 지난 2003년 7월 4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국제라이온스협회 제86차 총회에서 회장에 취임했다. 라이온스협회 86년 역사상 한국인으로 최초 회장이 된 것이다. 회원들 간에 ‘세계의 대통령’으로 부르는 회장 자리를 한국인인 내가 맡게 된 것 자체가 우리의 국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증거이다. 국제라이온스의 모토는 “We Serve(우리는 봉사한다)”이다. 1954년 공식 모토로 채택된 이래, 회원 개개인의 이익에만 치중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봉사활동을 펼칠 것을 주창한 멜빈 존스의 의지와 맞물려 라이온스의 철학을 대표하고 있다. 모든 라이온(회원)들이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지침이 되었다.

- 국제라이온스협회장 재임기간 동안 평양안과병원 건립과 개원을 성사시켰다.
▲ 2001년부터 북한 동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평양에 안과병원 건립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2002년 11월 나를 포함, 국제라이온스협회 관계자 30명은 북한 평양을 방문해 평양안과병원 기공식에 참석했다. 라이온스국제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한 2003년 6월17일 북한 평양을 방문해 평양라이온스안과병원 준공식에 참석했다. 북한 동포들의 시력을 찾아주는 사업에 앞장선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 수서사건의 진실이 왜곡됐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진실은 무엇인가.
▲ 권력핵심의 비리를 숨기기 위한 정치적 사건이다. 검찰수사는 누가 보아도 억지 짜 맞추기 수사였다. 권력 핵심의 비리를 숨기기 위해 국회의원 5명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당시 구속된 국회의원들은 각 정당 계보에서 한명씩을 택해 잡아넣었다. 이는 수사가 억지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 지난 2009년 ‘지구 150바퀴, 2억불의 사나이 이태섭'이라는 자서전을 출판했다.
▲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과 역경을 이겨내고, 서울대·MIT를 우수한 성적으로 나와 CEO, 정무장관, 과기처장관, 국회의원(4선)을 지냈다. 정계에서 물러난 뒤 봉사활동을 했다. 2001년 7월 국제 제2부회장이 된 후부터 2008년 8월까지 지구 150바퀴(3백만 마일)를 돌면서 실명(失明) 퇴치 봉사활동을 했다. 전 세계의 그늘지고 외로운 곳에 나의 작은 손길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봉사는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전해 주는 것이지만, 사실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내가 더 행복하다. 모든 사람이 잘 살고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남은여생도 남을 돕고 사랑하는 봉사의 삶을 살고 싶다.

손주영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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