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하 사무총장은 구단주 총회 의결 등 추인 절차를 거쳐 공식 취임한 뒤 2009년 3월까지 프로야구 실무를 총괄하게 된다.
구수한 입담으로 야구팬들에게 친근한 하일성(57·전 KBS 야구해설위원)씨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 됐다. 방송 해설위원 출신으로는 처음 제11대 KBO 사무총장을 맡게 되는 하씨는 이용일(82~90년), 박종환(96~98년)씨에 이어 역대 세번째 경기인 출신 사무총장이다.
하 신임 총장은 지난 2일 신상우 총재와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총장직을 권유 받았고 지난3일 KBS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총장은 “야구 해설에 미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장에서 일해 보겠다는 마음이 강했기에 마이크를 놓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또 “이런 조직에서 일을 했던 행정 경험이 없다.
야구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KBO 조직은 더 파악해야 한다”고 솔직히 말하면서 “감사 선임 문제 등 KBO 조직 개편은 신상우 총재와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성동고와 경희대에서 선수로 뛰었던 그는 “경기인 출신이 행정을 맡아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며 일부에서 제기한 경기인과 비 경기인의 구분 논란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또 하 총장은 “동호인 야구를 활성화 시키겠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공간을 많이 마련해주는 게 가장 하고 싶은 일이다.
그리고 재임 기간 중 2개 구단을 창단, 10개 구단으로 운영하도록 하겠다. 이와 함께 운동장 시설을 개선, 안락하고 쾌적한 분위기에서 야구를 관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이사회는 또 감사에 김진성(58) 한영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총재 특별보좌역에 박정환(54) 전 청와대 비서관을 각각 임명했다.한편, KBO는 91년에도 총장 자리를 놓고 경기인 출신 어우홍씨와 비경기인 출신 안의현씨가 경합을 벌인 적이 있다. 이때 경기인 출신들이 모여 설립한 단체가 일구회다.
현재 일구회 회장은 하일성씨다. 어느 사회건 출신을 따지는 건 별 도움이 안 된다. 구성원들 사이의 파벌을 조장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총장 선임 과정이 지나치게 불투명했다는 점이다. 지난 3일 신 총재는 각 구단 사장에게 비밀 연락을 취해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줬다. 학연이나 출신에 관계없이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인물을 공개적으로 선발하는 모습은 아직 우리 야구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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