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진액이나 멧돼지 쓸개즙도 ‘꿀꺽’
개구리 진액이나 멧돼지 쓸개즙도 ‘꿀꺽’
  • 구명석 
  • 입력 2006-05-12 09:00
  • 승인 2006.05.12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D-32. ‘2006년 독일 월드컵’ 개막이 불과 32일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 독일 월드컵에 출전할 23명의 최종 엔트리가 발표돼 대표팀은 15일부터 파주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본격적으로 ‘월드컵’을 준비하게 된다. 월드컵이 시작되면 태극전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강철 같은 체력유지. 계속 이어지는 경기에서 자신의 기량을 모두 드러내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체력관리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항목이다. 독일월드컵을 맞아 태극전사들은 나름대로 특급 보양식으로 체력 비책을 준비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태극전사들의 가족, 아내들은 평소에 어떠한 보양식으로 남편의 체력관리를 하는지 아내들의 특급 보양식을 공개한다.또 태극전사들과 늘 함께 움직이며 그들의 손발이 되는 김대업(34) 대한축구협회 주무를 통해 태극전사들의 체력보강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도 알아봤다.



육류 선호는 ‘옛말’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명문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진출한 박지성(24)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그중에서도 강철 체력을 과시하는 그를 ‘산소탱크’라고 부른다. 외국 언론들이 박지성의 강한 체력에 궁금증을 가지는 것은 당연지사.박 선수의 아버지 박종성씨는 얼마 전 외신기자들이 ‘지칠 줄 모르는 강철 체력의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어려서 개구리 진액과 산삼을 먹었다. 물론 지금은 안 먹는다”고 말했다.

아버지 박 씨는 최근 아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장어즙을 달여 먹였다고 한다. 예전부터 박지성의 부모님은 아들의 몸이 허하다고 느껴지면 산삼이나 뱀 진액 등을 챙겨줬다. 한국 최초의 프리미어리거가 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행 비행기를 탈 때도 박지성의 부모님은 친구가 구해준 손가락 굵기의 산삼 다섯 뿌리를 절편으로 만들어 박지성에게 챙겨줬을 정도. 요즘은 맨체스터에서 박지성과 함께 생활하는 어머니 장명자씨는 체계적인 식단관리로 아들의 건강을 보살핀다.

이에 대해 박씨는 “지성이 엄마가 신경써서 음식을 만든다”며 “예를 들어 지성이가 좀 피곤해 하면 육류 대신 채소 위주로 식단을 짠다”고 전했다.

한방음료 등 진액섭취
“친정어머니께 전수받은 한방음료로 남편 건강 책임져요.”독일월드컵 본선 무대서 한국대표팀의 유력한 ‘원톱’ 후보로 점쳐지는 안정환(30·뒤스부르크)선수. 그의 아내 이혜원(27)씨는 남편을 위해 다양한 스태미나 음료를 준비한다.

더위를 물리치고 체력을 보강해주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그녀만의 독특한 스태미나 음료 만드는 비법을 알아보았다. 2002년 월드컵에서 그 어느 때보다 뛰어난 기량을 선보여 외국 언론으로부터 ‘반지의 제왕’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그의 눈부신 성공에 누구보다 기뻐하는 사람은 바로 아내 이씨다.

친정어머니에게 직접 전수받은 스태미나 음료로 남편의 건강을 책임진다. 미꾸라지와 각종 한약재를 넣어 달인 건강즙과 운동 후의 피로 회복에 좋은 홍삼즙은 이탈리아에 있을 때도 매일 거르지 않고 마셨던 음료라고 한다. 항상 몸싸움에서 약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그는 몇 년 전부터 멧돼지 쓸개즙을 ‘독한 마음으로 눈 딱 감고 털어 넣고 있다’고. 비위에 맞지는 않지만 “원기회복에 이만한 것이 없다”는 주위의 꼬임에 넘어가 몇 년 전부터 약으로 생각하고 꿀떡 넘긴다. 또 한가지, 주로 뙤약볕 아래서 경기를 하는 여름철에 오미자냉탕을 만들어 운동하는 틈틈이 물처럼 마시도록 하는 것도 그녀만의 음식내조 비법이다.

홍삼은 ‘단골메뉴’

잉글랜드에서 뛰는 설기현(울버햄프턴)은 ‘물고기’로 몸을 보호한다. 그의 한 측근은 “기현이는 여름만 되면 장어와 붕어즙을 먹는다”며 “잉글랜드에 간 뒤에는 부인 윤미씨가 해주는 닭고기 요리(솔트 앤드 페퍼 치킨윙) 등 육류를 주로 먹는다”고 귀띔했다. 장어를 선호하는 선수로는 김동진(FC서울)이 있다. 서울 홍보팀의 김태주 과장은 “동진이를 비롯해 팀 선수 상당수가 장어를 먹는다”고 전했다.

박주영, 김병지(이상 FC서울)와 김진규(주빌로 이와타)는 ‘정통 보양식’을 선호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홍삼 진액으로 원기를 북돋운 박주영은 얼마전 갖가지 약재가 들어간 한약을 먹었다. 대표팀 승선이 유력한 김병지는 최근 몇 년간 산삼을 먹으며 나이를 무색케 하는 활약을 뽐냈다. 그에게 산삼을 정기적으로 공급했던 백운산삼연구소 전광호 소장은 “산삼에는 심폐기능을 좋게 하는 성분이 있다”며 “김병지, 이관우 같은 많은 축구선수들이 산삼을 먹었다”고 전했다.반면, 한약을 멀리하고 밥 심으로 버티는 선수가 있다.

그 대표주자가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이다. 이을용은 밥과 김치만 있으면 한약이고 뭐고 다 필요 없다는 ‘밥 예찬론자’다. 그의 에이전트인 O&D의 김실장은 “얼마 전 을용이가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도 예방하는 김치와 밥이 있는데 보양식은 웬 보양식이냐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영표 역시 마찬가지다. 아내는 이영표에게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출산 전까지 이영표 곁을 지키며 건강관리에 세심하게 신경써줬다.

그의 지칠줄 모르는 체력이 바로 아내의 ‘따뜻한 밥’에서 나왔다고. 음식솜씨는 단연 최고란다. “정말 아내 음식 덕에 뛰어요. 밥심이죠 뭘. 아내가 끓여준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아무나 흉내 못 낼걸요.” 비타민이나 마그네슘, 미네랄 등 영양보충제를 먹긴 하지만 그 외엔 특별한 보양식은 없다고 했다. 무조건 아내의 밥이란다.

선배 유상철 “삼계탕 좋다”

2002년 월드컵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황선홍 코치(38·전남). 현역 선수로는 꽤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었던 것은 아내 정지원(34)씨가 챙겨주는 꼼꼼한 식단 덕분이다. 황선홍 선수는 입맛이 까다로운 편으로 국, 찌개, 생선, 육류, 야채가 모두 갖추어진 식단을 좋아한다고. 때문에 정씨는 매일 다른 종류의 반찬을 준비하는 것 외에도 뼈와 근육에 좋은 사골곰탕을 빼놓지 않고 식탁에 올린다.

또 칼슘이 풍부한 미꾸라지를 뼈째 갈아 만든 추어탕도 여름철 더위에 지치기 쉬운 남편을 위한 그녀만의 특별 보양식이라고 한다.“한약재를 넣고 끓인 삼계탕이 대포알 슈팅의 비결이랍니다.”대표팀의 든든한 미드필더로 빠른 스피드와 탁월한 슈팅 감각을 보여주었던 유상철(35) 선수. 그의 아내인 최희선(35)씨가 아침마다 손수 갈아 만드는 참마즙과 각종 한방재료를 넣어 푹 끓인 삼계탕을 내놓았다고.

삼계탕이 2002년 4강신화의 비결이었다는 것이 최씨의 회고이다. 최근 왼쪽 무릎부상으로 은퇴를 한 ‘그라운드의 유비’ 유상철 선수는 아침마다 아내 최씨가 강판에 손수 갈아준 참마즙을 마신다. 처음에는 비릿한 맛 때문에 먹기가 거북하다며 싫어했지만 습관이 되다 보니 이제는 물처럼 자주 마시는 음료가 되었다고. 가끔은 참마에 여러 가지 야채를 곁들여 샐러드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때 사용하는 샐러드드레싱은 몸에 좋은 마늘, 양파를 갈아서 만든 것으로 그녀가 직접 개발한 특제 드레싱이다.

유상철 선수는 몸에 좋은 야채 위주의 식단을 즐겨 찾지만 땀을 많이 흘리고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철에는 몸을 보하기 위해 삼계탕을 즐겨 먹는다. 뽀얀 삼계탕 국물에 찹쌀을 넣어 끓인 담백한 찹쌀 죽은 유상철 선수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매우 좋아하는 온 가족 대표 보양식이라고.반면, 대표팀 코치로 현재 활동 중인 홍명보 코치는 삼계탕과 해산물을 주로 즐긴다. 특별한 보양식보다 음식을 통해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좋다는 것이 홍명보의 생각이다. 특히 해산물을 좋아해 생선회를 비롯해 해물이 들어간 모든 음식을 즐겨 찾는다.

영양보조식품은 수시로 먹어

월드컵 경기가 시작되면 태극전사들에게 가장 큰 숙제는 체력유지. 계속 이어지는 경기에서 자신의 기량을 모두 드러내기 위해서는 강철 같은 체력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항목이다.특히 ‘체력은 바로 돈’과 직결되는 프로스포츠 스타들의 경우 보양식은 필수다. 물론 태극전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선수들이 즐겨 먹는 보양식은 장어, 개고기, 뱀탕, 고래고기 등 전통적인 고단백 식품부터 녹용, 홍삼, 상황버섯 같은 한약재까지 다양하다.

보약 대신에 프로틴, 아미노산 등 분말형태의 영양보조식품을 훈련 중에 수시로 물이나 우유에 타먹는 선수도 많다. 특히 여름철 체력 보강에는 역시 고단백질이 최고. 그 중에서도 장어 애호가가 많다. 무더위 속에서도 그라운드를 누비며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하는 선수들을 보며 그들이 뭘 먹는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남자들의 당연한 본능일지도 모른다.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일단 매 식사 시간에 종합비타민이 제공된다.

김대업(34) 대한축구협회 주무는 “보통 알약으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 수분 섭취량을 늘리기 위해 수용성 비타민제로 바뀌기도 한다. 이 밖에도 운동선수에게 좀 더 보충할 필요가 있는 홍삼, 인삼, 칼슘, 마그네슘 등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필수 영양소들이 제공된다”고 말했다. 또 “요즘 젊은 선수들은 한약제를 이용한 보약보다는 비타민 등 알약으로 된 건강 보조제를 즐겨 복용하고 있다”며 “세대에 따라 몸보신 방법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독일월드컵 공식가이드북 선정 ‘6인의 스타’“박지성, 유럽팀 깰 키 플레이어” 극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형엔진’ 박지성(25)이 독일월드컵에서 주목할 ‘6인의 스타’에 당당히 뽑혔다. 일본의 대형 출판사인 고단샤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판권을 획득해 최근 발행한 ‘독일월드컵 공식가이드북’에서 박지성은 호나우디뉴(브라질·FC바로셀로나), 미카엘 발락(독일·바이에른 뮌헨), 안드리 세브첸코(우크라이나·AC밀란), 스티븐 제라드(잉글랜드·리버풀), 나카타 히데토시(일본·볼턴) 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독일월드컵 공식가이드북’은 ‘아시아의 긍지를 가슴에’라는 제목으로 총 6쪽에 걸쳐 박지성 관련 기사를 실었다. 재일동포 축구평론가 신무광씨가 지난해 12월 영국 맨체스터 현지에서 진행한 박지성 인터뷰와 명지대(2000올림픽팀)와 교토 퍼플상가, 2002 한일월드컵대표와 PSV에인트호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어지는 그의 변천사를 특집화보로 심도있게 다뤘다. 신씨는 “고단샤가 지난해 8월 편집 회의를 통해 6인의 스타를 뽑는 과정에서 이론 없이 박지성이 선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독일월드컵 공식가이드북’에 실린 인터뷰에서 “독일월드컵에서 개인적인 욕심은 전혀 없다. 오직 팀 승리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한국의 최대 강점으로는 팀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희생정신’을 꼽았다. 박지성은 “한국에서는 희생정신, 일본에서는 테크닉, 네덜란드에서는 경기의 템포와 몸싸움을 익혔다”고 말했고 독일월드컵 우승 후보로 브라질을 꼽은 후 잉글랜드의 우승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또한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 영문판 최신호에서도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는 비유럽권 대표 선수로 박지성을 평가하면서 호나우디뉴(브라질) 리켈메(아르헨티나) 드록바(코트디부아르) 에시앙(가나)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뉴스위크는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06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새로운 흐름으로’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에서 ‘유럽에서 열리는 역대 월드컵에서 유럽팀이 강세를 보였던 전례가 이번에는 깨질 수 있다’며 그 근거로 유럽에 몸담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을 들었다. 이 같은 설명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박지성을 다른 나라의 키플레이어와 같은 선상에 올려놓았다.

구명석  gms75@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