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변칙전략’ vs 삼성 ‘정공법’ 한판 대결
모비스 ‘변칙전략’ vs 삼성 ‘정공법’ 한판 대결
  • 구명석 
  • 입력 2006-04-26 09:00
  • 승인 2006.04.26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9일부터 막이 오른 삼성과 모비스의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초반부터 두 팀은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며 최강 높이와 철벽 수비의 명승부를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두 감독의 두뇌싸움이다.모비스와 삼성은 나란히 실업 농구 시절 강호로 군림하다가 최근 몇 년간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농구대잔치 시절 국내 무대를 평정했던 기아의 후신인 모비스는 지난 1998~1999시즌 이후 7년만에 챔피언 결정전에 오르게 됐고 우승 맛을 본 것은 프로 원년인 1997년이 마지막이다.

삼성 역시 ‘전통의 농구 명문’으로 2000~2001 시즌 이후 5년 만에 챔프전에 올라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9번의 프로 시즌 중 정규리그 1,2위팀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은 것은 6번째로 그 중 4번을 1위팀이 승리한 바 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지난 13일 전주 KCC와 4강 플레이오프를 승리한 뒤 “지금까지 쓰지 않았던 수비를 펼쳐 승부를 걸어야겠다”고 정규리그 때와 다른 변화를 예고했고 안준호 삼성 감독은 반대로 “평소처럼 정공법으로 맞서겠다”고 공언했기에 ‘변칙술 vs 정공술’이라는 구도를 그려볼 수 있다.

이렇듯 두 감독의 작전이 달라진 것은 무엇보다 매치업에서 삼성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앞서의 모비스 양동근-이정석, 이병석-강혁까지는 비슷한 매치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모비스 입장에서는 삼성 서장훈과 올루미데 오예데지, 네이트 존슨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방도가 마땅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모비스의 외국인 선수 크리스 윌리엄스와 제이슨 클락이 저 세 명 중 둘을 막아준다 하더라도 비게 되는 남은 한 자리는 메우기 쉽지 않다. 김동우, 이창수, 김재훈 등으로 맞서야 하지만 신장과 기량에서 다소 밀리는데다 삼성은 수시로 장신 이규섭까지 ‘조커’로 쓸 수 있어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낼지 유재학 감독이 들고 나올 새 수비작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수시절 ‘코트의 여우’로 불렸던 유재학 감독은 “지금까지 쓰지 않았던 변칙 수비로 승부를 걸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이에 맞서는 삼성은 하던 대로 계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정규리그에서 4승2패로 우세한 성적을 남긴 데다 농구가 ‘키로 하는 운동’인 탓에 신장의 우위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하다. 또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공동 수상한 모비스 양동근과 삼성 서장훈 중 우승하는 쪽이 플레이오프 MVP까지 탈 가능성이 높아 ‘정규리그 MVP 연장전’ 성격의 챔피언전이 된 것도 흥미롭다.

과연 어느 쪽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챔피언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유택 엑스포츠 해설위원은 “높이에서 우위를 보이는 삼성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며 “모비스의 하프라인 트랩 디펜스(하프라인 근처에서의 더블 팀 수비) 등 변칙수비가 먹히지 않는다면 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모비스 VS 삼성’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일정>25일(화) 18:10 잠실27일(목) 18:00 울산30일(일) 14:10 울산5월 2일(화) 18:00 울산

구명석  gms75@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