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 ‘메이저리그 간다’
국민타자 이승엽 ‘메이저리그 간다’
  • 구명석 
  • 입력 2006-03-22 09:00
  • 승인 2006.03.22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0ㆍ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짜릿한 홈런 한방으로 한국을 세계 최강 야구 로 끌어올렸다. 역시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국민타자’ 다웠다. 이승엽이 미국전에서 5호 홈런을 치자 MLB 공식 홈페이지 초기화면에는 ‘라이언 킹(이승엽의 별명)이 또 포효했다’라는 문구가 떴다. 이승엽은 아시아라운드 3경기를 포함해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전까지 총 5경기에서 20타석 17타수 8안타로 타율 0.471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 8개 중 홈런만 무려 5개. 여기에 10타점을 올렸다. 16개 참가국 전선수를 통틀어 홈런은 현재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MLB의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이승엽은 MLB에서도 30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를 갖고 있다”고 호평을 했다.지난 5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예선 최종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역전 2점포를 터트렸다. 전날 중국과의 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뿜어낸 데 이어 WBC에서만 3번째 홈런. 이승엽의 맹타에 힘입어 한국은 3-2로 일본을 침몰시키고 예선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지난 13일 멕시코전 결승 2점 홈런을 포함해 전날까지 4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요미우리)과 마무리로 변신해 3세이브를 올린 박찬호(샌디에이고)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뉴욕타임스는 경기 전 이승엽을 집중 인터뷰했다. 통역을 돕던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이승엽은 한국의 베이브 루스”라고 설명했다. 이승엽이 한국의 ‘국민타자’를 넘어 MLB가 인정하는 홈런 타자로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이승엽이 미국전에서 5호 홈런을 치자 MLB 공식 홈페이지 초기화면에는 ‘라이언 킹(이승엽의 별명)이 또 포효했다’라는 문구가 떴다.

미언론 “이승엽에게 홀딱 반했다”

사상 첫 야구 국가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WBC를 통해 아시아를 넘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확실히 떴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이 미국을 눌렀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승엽의 홈런포가 다시 한 번 폭발했다’며 크게 다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터 및 모든 구단과 미국민들의 관심이 한-미전에 쏠려 있을 때 이승엽은 지난 해 22승 투수인 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의 직구를 125m짜리 대형 홈런으로 연결시켰다는 자체만으로도 미 언론의 전국적인 조명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날 뉴욕타임즈는 이승엽의 투런 홈런이 일본을 3대2로 물리치고 멕시코를 2대1로 격침시켰다면서 고교시절 피처였다가 지난 2003년 300 홈런을 날린 세계 최연소선수가 된 이승엽을 비교적 자세히 소개했다. 이승엽은 “나의 꿈은 세계의 빅 리그에서 경기하는 것”이라고 메이저 리그 진출 의지를 거듭 밝힌뒤 “올해 일본에서 활동하지만 이 시즌이 지나면 자유계약선수가 된다”면서 “따라서 모든 것은 올해 성적과 성공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즈의 이 같은 소개는 4경기 연속 홈런포, 본선 2차전까지 합계 5홈런 10타점으로 WBC 두 부문 선두를 질주 중인 이승엽에 대해 미국 유수의 언론이 뜨거운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지난 4일 중국과의 예선전에서 감기로 컨디션이 최악인 상황에서 홈런 2방을 촉발시킨 이승엽은 5일 일본전에서는 1-2로 패색이 짙던 8회 역전 투런 결승포를 도쿄돔 우측 스탠드에 꽂아 넣으며 ‘도쿄대첩’을 이끌었다. 장소를 미국으로 옮겨 진행 중인 본선리그에서도 그의 홈런포는 식을 줄을 모른다. 지난 13일 멕시코전에서 1회 투런포, 이날 솔로포 등 이승엽의 홈런은 팀승리와 직결되면서 상승효과를 가져오는 덕분에 영양가는 단연 최고다.

한국선수들 ‘주가폭등’

벅 마르티네스 미국 대표팀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이승엽이 일본과 예선전에서 투런 아치를 터뜨리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파워도 좋고 아주 좋은 타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경기에서 타격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4회 고의 4구로 걸렸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팀 1루수로 나선 거포 마크 테셰이라(텍사스)도 “이승엽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아주 좋은 타격을 보였다”며 칭찬했다. 1회 복판 직구를 던졌다가 우중월 홈런포를 얻어 맞은 윌리스도 “이승엽이 워낙에 잘 쳤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한국대표팀의 김인식 감독도 “한달동안 지켜본 결과 테크닉이 뛰어난 타자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이승엽의 타격기술을 극찬했다. 3년 전 이승엽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때 어느 팀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것을 상기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이승엽은 WBC에서의 맹활약으로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이 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언론들은 연일 이승엽을 대서특필하며 새로운 월드스타 탄생 소식을 알렸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도 “이승엽에게 홀딱 반했다. 미국에서 30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를 갖추고 있다”고 극찬, 내년 메이저리그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시즌 전에 벌어진 WBC를 통해 홈런포 하나로 이미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이승엽은 빅리그 관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면서 벌써부터 주가가 폭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또한 미국대표팀의 벅 마르티네스 감독이 한국대표팀의 마무리 투수인 오승환(삼성)을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만한 훌륭한 투수로 찍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지난 17일(한국시간) 멕시코와 본선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미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 선수 중 메이저리그급 기량을 가진 선수를 평가해 달라’는 주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한국팀에는 아주 좋은 구원 투수들이 있는데 특히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팀에서도 당장 구원 투수로 좋은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기량이 뛰어난 한국팀의 좌완 구원 투수에게 보다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본다”며 봉중근(신시내티), 구대성(한화), 전병두(기아)를 그 대상으로 지목. 마르티네스 감독은 4강에 오를 경우 결승행 티켓을 다투게 될 한국에 대해 “6전 전승을 거둔 한국은 이번 WBC에서 가장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팀이다. 특히 일본을 두 번이나 이겼다는 점에서 더욱 놀랐다. 재능 있고 잘 조직됐으며 이번 대회를 착실히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감독 “한국 최강” 극찬

한국의 이승엽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당당히 타격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하고 있다. 이승엽은 아시아라운드 3경기를 포함해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전까지 총 5경기에서 20타석 17타수 8안타로 타율 0.471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 8개 중 홈런만 무려 5개다. 여기에 10타점을 올렸다. 16개 참가국 전 선수를 통틀어 홈런은 단독 1위, 타점은 켄 그리피 주니어(미국)와 공동 1위. 타율은 이종범과 공동 5위다.타격 트리플 크라운은 타율·홈런·타점 1위를 모두 석권하는 것을 말한다.

타격의 정교함과 파워를 동시에 갖추고 찬스 때마다 타점을 올릴 수 있는 클러치 히터의 능력을 모두 발휘해야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도 아니고 운도 따라야 한다. 현재로서는 타율이 관건이지만 홈런과 타점은 누적되는 기록이어서 조금만 더 힘을 내면 1위를 달성할 수 있다. 지난 15일까지 타율은 캐나다의 애덤 스턴이 0.677로 1위다. 그러나 3경기에서 11타석 9타수 6안타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캐나다는 이미 탈락했다. 타율 순위에 들기 위해서는 규정타석이 필요. 규정타석은 일반적으로 ‘경기수×3.1’이다. WBC는 결승전까지 총 8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24.8타석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규정타석은 소수점 이하는 버리기 때문에 24타석이다. 이런 점에서 스턴은 규정타석에 못미친다. 4위는 쿠바의 요안디 가를로보와 남아공의 브렛 윌렘버그(0.500)인데 윌렘버그도 3경기 만에 팀이 탈락해 장외로 밀려났다. 2위 켄 그리피 주니어가 0.588로 사실상 현재 타격 1위, 미국의 데릭 지터가 0.563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물론 이번 WBC에서는 공식적인 개인타이틀 시상식은 없다. 그러나 야구는 기록의 경기이다보니 훗날 대회가 지속된다면 개인타이틀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월드스타로 도약한 이승엽이 WBC 초대 홈런왕을 비롯해 트리플 크라운까지 작성한다면 훗날 세계 야구사에 빛나는 한국야구의 위상과 그의 이름이 또렷이 새겨져 있을 것이다.

구명석  gms75@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