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한국은 LPGA투어에서 통산 50승을 거둔 국가가 됐다. 1988년 구옥희(49)가 스탠더드레지스터에서 처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지 17년만에 쾌거를 이뤘다.LPGA의 본고장 미국을 제외하면 애니카 소렌스탐(63승)이 이끄는 스웨덴(91승)과 캐리 웹(30승)의 호주(62승) 다음으로 많은 우승 트로피를 따낸 굵은 땀방울의 결실이다. 우리보다 골프 역사가 더 오래된 영국(31승)과 일본(30승)에 비해 앞서는 승수다. 전 세계에서 LPGA 투어대회 우승자를 1명이라도 배출한 나라는 모두 20개국에 불과하다. 코리안 챔피언 15명이 50승을 합작, 각각 8명이 승수를 보탠 스웨덴과 호주를 우승자수에서 압도, 여자골프 강국으로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
우승문은 ‘맏언니’ 구옥희(49)가 지난 88년 스탠더드레지스터 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열렸다. 이후 94년과 95년 고우순(41)이 1승씩을 보탰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린 것은 박세리의 원맨쇼가 있어 가능했다. 박세리는 98년 데뷔 첫해에만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등 메이저 2승을 포함, 4승을 거머쥐며 한국이 챙긴 50승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2승을 쓸어 담았다. 올해는 부진의 늪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나 한국을 LPGA 강국으로 올려놓는 데는 박세리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그는 벌써 실력을 인정받아 명예의 전당을 예약하는 영예도 누렸다. 박세리를 비롯해 박지은(6승), 김미현(5승), 한희원(4승) 등 최근 8시즌 동안 47승을 수확하며 ‘LPGA 중심세력’으로 다른 국가의 부러움 사고 있다.
올 시즌 풀시드권을 받고 LPGA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는 모두 26명. 해마다 출전카드를 얻는 선수들이 증가하는 데다 매년 4∼5승씩 거두고 있어 승수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은 이른바 ‘빅3’ 박지은 김미현에 의존하던 과거 돌풍과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요즘엔 뉴페이스들이 즐비, 한국 선수들끼리 경쟁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릴 정도다. 지난 8월21일 폐막한 LPGA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는 강수연의 우승을 비롯해 1위에서5위까지 모두 한국선수들이 석권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이같이 코리안 자매들의 잇단 선전에 대해 외국 언론에선 성공 이유 분석에 한창이다. 다양한 의견이 눈에 띄나 대체로 승부욕과 정신력, 성실성, 뛰어난 손재주, 일명 바짓바람으로 대변되는 대디 파워의 높은 교육열 등으로 요약된다.
그래도 이중 코리안 자매들의 돌풍은 뭐니뭐니해도 확실한 목표를 설정하고 구슬땀을 흘리며 자신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는 한국낭자들의 힘이 으뜸으로 평가받는다. 성실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대회 중 골프 코스에 가장 먼저 나오는 사람은 한국 선수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맨 마지막에 클럽하우스로 들어가는 사람도 역시 한국인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는 맹훈련이 한국 여성들이 LPGA 투어에서 성공하는 이유로 분석된다. 앞으로도 ‘코리안 돌풍’은 현재진행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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