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집권 하반기 위기탈출 시나리오
MB 집권 하반기 위기탈출 시나리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05-17 11:47
  • 승인 2010.05.17 11:47
  • 호수 838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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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총선·대선 맞춤형 당 대표 카드 만든다
6·2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대형 이슈인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선거분위기가 좀처럼 뜨지 않고 있다. 여야 모두 후보자를 선정하는데 치열한 경선을 치루지 않았다는 점 역시 흥행 요소를 갖추기에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론 조사 전문가들은 역대 지방 선거중 투표율이 가장 낮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조용한 선거’는 조직과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여권에게 단연 유리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와대와 집권여당내 지도부는 지방선거보다는 이후 벌어질 6·30 전당대회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개헌, 총선, 대선 등을 관리할 막강한 파워를 가진 당 대표를 선출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당대회 출마 예상자들은 청와대로부터 낙점을 받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방선거라는 대전쟁속에 또 다른 전장터인 전당 대회장을 들여다봤다.

집권 여당의 당 대표 자리를 두고 출마 준비자들이 신발끈을 동여 메고 있다. 지방선거직후 치러질 6·30전당대회에 출마할 유력한 친이 후보군은 정몽준 대표를 비롯해 안상수 전 원내대표, 홍준표 전 원내대표로 3파전 양상을 띄고 있다. 이번 당 대표 자리가 MB 집권 하반기 최대 이슈인 개헌을 비롯해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관리할 인사로 친이, 친박간 신경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 입장에서도 두 손 놓고 바라볼 수 없는 이유이다.

현재 정 대표가 재차 추대될 것이라는 예상속에 안상수, 홍준표 전 원내대표가 그 뒤를 쫓고 있는 양상이다. 친박 후보군으로는 권영세, 진영 의원이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홍 전 원내대표와 안 전 원내대표 두 주자는 ‘MJ 불가론’을 설파하며 자신들이 1등 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MJ 불가론’의 핵심은 한나라당내 친박, 친이 의원들이 ‘MJ를 지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첫 번째로 들고 있다. 2012년 대선에 출마할 공산이 높은 MJ로서는 당헌·당규상 내년 5월까지만 직을 유지할 수 있다. 대선 출마자는 1년6개월전 당대표를 그만둬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2012년 4월에 치러지는 19대 총선에서 공천권 행사를 할 수 없다. 2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공천권을 갖고 있지 않는 후보에게 한나라당 원내외 당협 위원장들이 표를 줄 일이 없다는 주장이다.


6·30전당대회, 정·홍·안 ‘이전투구’ 본격 점화

또한 MJ가 차기 대선에 출사표를 던질 수는 있지만 ‘박근혜 벽’을 넘을 정도로 유력한 당내 후보가 아니라는 점 역시 ‘불가론’에 한몫 하고 있다. 현대출신이자 CEO형인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현대 출신이라는 점 역시 변수다. 하지만 정 대표실에서는 오는 6월에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선전과 연말에 발표되는 2022년 월드컵 유치에 우리나라가 성공할 경우 ‘어게인 2002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다. 그러나 그때만큼 대국민적 호응을 얻을 수 있을 지에는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반면 정 대표실에서는 ‘MJ 불가론’과 관련해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즉 ‘관리형 대표’로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친이, 친박간 치열한 대결로 당 분란을 일으키기보다 ‘계파가 없는’ 정 대표가 재차 당을 책임지고 내년 5월에 직을 관두면 그때 가서 2위가 당권을 계승하거나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거나 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지방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할 경우 ‘MJ 불가론’은 희석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뭍어난다.

한편 예비 경쟁자들 사이에서는 ‘MJ 불가론’에 이어 안상수 전 원내대표 ‘불가론’마저 흘러나왔다. 지방선거이후 MB 정권에서 강력하게 추진할 현안으로 단연 개헌카드를 꼽고 있다. 하지만 권력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만큼 여야 합의가 필수불가결한 사안이다. 이런 민감한 화두를 친이 강경파인 안 전 원내대표가 맡을 경우 여야 협상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또한 안 전 원내대표와 ‘불교계의 마찰’을 들어 당 대표군에서 멀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구도속에 홍 전 원내대표 진영은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중도 친이와 친박 성향의 대의원 및 당원 표를 통해 1등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 의원실의 한 측근은 “친이 대의원 한 표는 안상수 후보에게 갈 수 있지만 나머지 한 표는 우리에게 올 수 있다”며 “친박 성향의 대의원 역시 진영·권영세 두 후보중 한명에게 표를 주고 갈데 없는 표를 우리가 흡수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왕’과 ‘왕의 남자’ 이재오 복심은 어디에…

특히 홍 전 원내대표 진영에서는 ‘왕의 남자’로 불리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과거 국가발전연구회 멤버였고 같은 영남 출신으로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질 않았다. 또한 당 대표가 돼서 7월 은평을 재보선에 출마할 경우 지역내 영남표를 결집시켜 당선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 흘리며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홍 전 원내대표의 당 대표 도전이 기대처럼 쉽지 않은 점 역시 현실이다. MB 정권 개각때마다 법무부 장관, 노동부 장관 등 하마평에 오른 그였다. 하지만 매번 ‘독고다이 홍준표를 누가 컨트롤 할 수 있느냐’는 친이 주류측의 부정적인 기류를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셔야 했다. 당 대표 선거 역시 같은 지적을 받고 있다. 공천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데다 개헌 관련 청와대의 하명을 받아 충실하게 총대를 멜 수 있느냐는 의구심을 주류측에서 여전히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안 전 원내대표가 최근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전당대회에 뛰어든 배경이다. ‘독고다이 홍준표’, ‘공천권 없는 정몽준’에 비해 충성도 높은 자신이 나서야 MB 정권 후반기를 힘 있게 출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키는 청와대가 쥐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청와대에서 ‘화합형으로 갈 것이냐’, ‘관리형으로 갈 것이냐’, ‘충성도 높은 강경론자로 갈 것이냐’에 따라 3인의 후보가 일희일비할 전망이다. 청와대에서 낙점이 6·30 전당대회에서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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