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0일부터 네덜란드에서 개막하는 2005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20세 이하)에 출전하는 한국대표팀의 지상과제다. 한국이 세계청소년대회에서 거둔 최고성적은 지난 1983년 멕시코에서 `’박종환 사단’이 신연호와 김종부를 앞세워 기록한 4강이었다. 그리고 19년이 지난 2002년. 성인대표팀은 월드컵에서 4강에 올라 다시 한번 기적을 일궈냈다. 이번 네덜란드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리틀 ‘태극전사’들의 목표 또한 4강이다. 객관적인 실력에서는 한국이 세계 강호들에게 다소 밀리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조별리그를 통과해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16강에만 오른다면 한국이 또다시 기적을 이루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한국은 6월13일 오전 3시30분 스위스전을 시작으로 16일 오전 3시30분 나이지리아전, 18일 오후 11시 브라질전을 잇달아 치른다.
◇한국의 예상성적은
이번 대회는 세계에서 총 24개팀이 참가해 4개팀씩 6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조 1,2위 12개팀과 3위 6개팀 중 성적이 좋은 4개팀 등 총 16개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한다. 16강부터 결승까지 모두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한국은 스위스, 나이지리아, 브라질과 함께 F조에 속했다. 나이지리아와 브라질은 각각 아프리카 대륙과 남미 대륙의 최강. 스위스 또한 성인대표팀에 비해 청소년대표팀의 성적이 좋은 팀으로 강한 팀들을 종종 꺾어 피라냐(육식 물고기의 일종)라고 불린다. 오죽하면 FIFA가 F조를 죽음의 조라고 표현했을까. 한국이 조 1,2위를 차지하는 것은 사실 어렵다. 좀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3위를 노리는 게 현실적인 목표다. 6개조 3위팀 중에서도 상위 4위에 들려면 무조건 1승은 챙겨야만한다. 한국은 1승 제물로 스위스를 꼽고 있지만 스위스 전력이 만만치 않은 것과 한국이 유달리 첫경기에서 고전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 또한 여의치만은 않다. 만일 한국이 스위스전에 패하거나 스위스를 이겨도 나이지리아와 브라질에 대패한다면 16강 진출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16강에 오를 수 있는 전략
일단 이번 대표팀의 긍정적인 면을 살펴본다면 세밀한 개인기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박성화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예전 대표팀에 비해 파워와 체격조건은 다소 떨어지지만 패스나 슈팅 등 정교함은 훨씬 낫다”고 평가했다. 특히 공격력은 최강. FC서울의 공격수 박주영·김승용을 비롯해 백지훈(FC서울) 신영록(수원삼성) 등 뛰어난 기량을 가진 공격수들이 많다.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치르고 청소년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할 박주영의 컨디션에 따라 한국의 승패가 갈릴 공산이 크다. 공격수들이 뛰어나지만 뒤에서 이들을 지원사격해야할 측면 미드필더가 약하다는 게 흠이다. 약체가 강호를 꺾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수비다. 한국이 최근 국내외 평가전에서 많은 골을 내주지 않은 게 다행스럽지만 사실 내용면에서는 밀린 경기가 많았다. 이강진(도쿄 베르디), 이요한(인천 유나이티드), 안태은(조선대) 등이 주축을 이룰 수비라인의 조직력을 키우는 게 지상과제인 셈이다.
◇역대 세계청소년대회가 낳은 스타는
세계청소년대회는 스타들의 등용문이었다. 지난 28년간 14회 대회가 치러지는 동안 굵직한 스타들이 많이 배출됐다. 제2회 대회 MVP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끈 마라도나, 80년대 브라질의 전성기를 구현한 `삼바듀오’ 베베토와 둥가, 89년과 91년 2회 연속 정상에 오른 포르투갈의 간판 루이스 피구, 2001년 대회에서 역대 최다골(11골)을 넣은 아르헨티나의 신성 사비올라 등이 세계청소년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선수들이다. 이밖에 최근 마라도나가 현존하는 최고 선수로 꼽은 호나우디뉴(브라질), 프랑스 주전 공격수 티에리 앙리, 이번 시즌 스페인리그 득점왕 포를란(우루과이) 등도 세계청소년대회에 출전했던 스타들이다.
김세훈 경향신문 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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