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원인 베일에 묻힐 가능성 크다”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분주해지는 곳이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다. 사건이 ‘천안함 정국’으로 확대되면서 국방위는 원인규명 문제를 놓고 여·야 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천안함이 6·2 지방선거 최대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방위에서 할 일도 많아졌다. 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이 넘었지만 명확하게 밝혀진 부분이 없다. 의혹 투성이다. 군사기밀이 많은 군의 특수성 때문에 의원들의 자료수집에도 한계가 따른다. 국회 전문위원은 이런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한다. 천안함 사건이 본질 외에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전문위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기율 국방위 수석전문위원을 만나 애환을 들어봤다.
“침몰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 크다.”
지난 5월 6일 오전 국회 본청 4층에서 만난 권 수석전문위원은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권 수석전문위원은 지금 어느때 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국정감사, 현안보고에 대한 예비검토 업무 외에도 국방위 소속 16명 의원들의 천안함 관련 질의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각 의원실 마다 다방면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있지만 ‘군사기밀’ 이라는 군의 특수성 때문에 한계가 따른다.
권 수석전문위원실은 천안함 침몰원인을 크게 4가지 가능성으로 분류하고 있다. 암초에 의한 좌초, 내부폭발, 피로파괴, 외부충격 등이다. 권 수석전문위원은 “국방위에서는 좌초와 내부폭발은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김효석 의원이 좌초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김 의원은 국방위 소속이 아니고 국방위 소속 16명 의원들은 외부충격에 의한 침몰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고 했다.
권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천안함 침몰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에서 사고 원인을 이미 알고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알면서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권 수석전문위원에 따르면 국방위는 지난 5차례에 걸친 천안함 관련 회의를 통해 ▲ 안보대비태세 미비 ▲ 북한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군’이 취해야 할 태세 ▲ 일전불사할 준비와 결의의 부족 ▲ 국방개혁 등 4가지 핵심 쟁점과 과제를 정리했다.
국방위는 또 여·야에서 각각 10명씩 참여하게 되는 특위를 정상 구동해 후속조치를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권 수석전문위원은 부산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KDI 국제정책대학원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지난 1983년 입법고시를 통해 국회에 입법조사관으로 임용, 건설교통위원회, 산업자원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을 거쳐 국방위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성무 기자] bukethead@nate.com
전성무 기자 bukethead@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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