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합류전까지 박주영은 프로경기 3경기를 뛴다. 1경기는 홈이고 2경기는 원정. 국내 경기인 만큼 이동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문제는 체력. 이장수 서울 감독은 최근 컵대회가 끝난 뒤 박주영에 대한 걱정을 털어놨다. “본인은 힘이 들지 않다고 해도 잇단 경기와 과외 활동으로 피곤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박주영의 플레이를 보고 싶은 팬들이 많은데 박주영을 쉬게 할 수도 없어 걱정이 많다.” 이감독은 그동안 박주영을 계속해서 선발로 내세웠고 대부분 풀타임 뛰게 했다. 물론 박주영의 기량이 뛰어난 게 주된 이유지만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수많은 팬들. 박주영이 뛴 경기마다 3만명 안팎의 구름관중이 몰렸다. 모두 박주영의 골을 보고 싶어하기 때문. 조금 부진해도 박주영을 계속 뛰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감독은 “정규리그부터는 박주영의 출전시간을 줄이겠다. K리그 이후 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에 뛰어야 하니까 체력적으로 안배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구름관중 모여…박주영 보기위해 모인 관중 한 경기당 2억원씩 남아구단 역시 박주영을 계속 뛰게 할 수밖에 없다. 물론 첫번째 이유는 박주영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관중을 위해서다. 2002년 월드컵 이후 모처럼 뜨거워진 프로축구의 인기를 살려야 한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도 그렇다. 홈뿐만 아니라 원정에서도 박주영을 계속 데리고 다니면서 풀타임 뛰게 할 수밖에 없는 것도 프로축구 전체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짭짤한 입장 수입도 한몫한다. 박주영이 뛴 경기에서 필요 경비를 모두 제외한 순수익은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100억원 이상의 1년 예산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만 매년 수십억원대 적자를 감수해온 구단으로서는 한푼이라도 벌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국가대표팀 본프레레 감독 이동국·안정환 컨디션 절정 선발로 뛰게 하기는 부담
박주영이 6월초 월드컵 예선 2경기에서 어느 정도 뛸지는 미지수. 일단은 선발출전과 풀타임 출전은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예상. 이동국, 안정환, 차두리, 박지성 등 대표팀 공격을 주도해온 기존 선수들의 컨디션이 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설기현(입대), 이천수(컨디션 난조) 등 그간 왼쪽 공격수를 맡아온 선수들이 모두 결장한다는 점. 박주영도 사실 왼쪽 공격수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여기서 본프레레 감독의 고민은 시작된다. 우선 대표팀에서 훈련을 많이 하지 못했기 때문에 1승이 귀중한 월드컵 예선전에서 그를 선발로 내세우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다. 두번째는 13일부터 최소한 세계청소년대회 3경기를 잇달아 뛰어야하는 박주영의 체력를 안배하고 부상을 막아줘야한다는 점에서 계속 풀타임으로 뛰게 할 수도 없다. 본인 의지보다는 여론에 밀려서 박주영을 뽑았지만 박주영을 맘껏 쓸 수도, 그렇다고 쓰지 않을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이다.청소년대표팀 박성화 감독늦은 합류라도 반갑지만 체력문제 등 고민 거듭<사진3>청소년대표팀 박성화 감독 또한 장고를 하고 있다.
물론 세계청소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박주영을 뛰게 해야한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그런데 걱정은 체력과 부상. 피로가 누적되는 장거리 이동, 강도가 높은 월드컵 예선을 뛴 뒤 그가 과연 제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고민스럽다. 게다가 박주영은 세계청소년대회 3경기 중 1승 상대로 꼽고 있는 스위스와의 1차전 승리를 위해서 반드시 뛰어야만하는 상황이다. 설사 부상도 없고 체력도 괜찮다고 해도 조직력과 팀워크도 조심스럽다. 언론의 큰 관심을 끌면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박주영이 뒤늦게 합류한 뒤 시샘하는 또래 선수들과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사실 그동안 박주영이라는 큰 그늘에 가려서 남모를 설움을 느껴온 또래 선수들에게 박주영의 합류가 무조건 반가울 리 만무하다. 팀워크가 흔들릴 경우에는 박주영의 합류전보다 오히려 팀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데서 박감독의 고민이 가중된다.
경향신문 체육부 김세훈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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