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출신 프로야구 선동렬·양상문·김경문 감독
고려대 출신 프로야구 선동렬·양상문·김경문 감독
  • 스포츠한국 한준규 
  • 입력 2005-05-11 09:00
  • 승인 2005.05.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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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두산 김경문(47) 감독과 롯데 양상문(44) 감독, 그리고 삼성 선동렬 감독(42). 사령탑 경력이라고 해봐야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감독이 2년차, 선동렬 감독은 이제 막 감독 데뷔를 한 초보 사령탑이지만 이들 3명의 감독은 막강한 파워를 뽐내고 있다. ‘악의 제국’ 삼성은 예상됐던 강세를 보이고 있고, 두산은 2년 연속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4년 연속 꼴찌의 수모를 당했던 롯데 역시 양상문 감독의 지휘 아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다른 팀들을 제치고 일찌감치 프로야구 순위표의 ‘3강’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3명의 감독들은 묘한 인연이 있다. 지금부터 24년전 고려대 야구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후배 사이란 점이다.

81년 광주일고를 졸업한 초고교급 투수 선동렬이 고려대에 입학했을 때 김경문 감독(78학번)은 하늘 같은 4학년 졸업반 선배였다. 그리고 양상문 감독(79학번)은 당시 3학년으로 팀의 왼손 에이스로 맹활약중이었다.공교롭게도 선동렬 감독은 신입생 시절 대선배 김경문 감독과 1년간 숙소 룸메이트로 지냈다. 이른바 ‘방장과 방졸’ 관계였던 셈. 고교때부터 이름을 날려 1학년때부터 주전자리를 꿰찬 실력 덕분이었다.이렇게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였으니 고려대는 당시 연세대 한양대 등과 함께 대학 최강을 형성했다. 김경문 감독이 입학했던 78년 고려대는 대학야구 춘계, 추계 연맹전에서 우승했고, 양상문 감독이 신입생이었던 79년에도 춘계리그에서 고려대가 정상에 올랐다. 당시 양상문 감독은 1학년생이었지만 팀의 에이스로 활약,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선동렬 감독이 가세한 81년에도 봄철 대학연맹전 우승은 고려대의 몫이었다.

82년 대통령기 등 고려대의 우승 경력은 계속 이어진다.요즘 잘 나가는 3명의 감독이 고려대에서 만나게 되기까지는 고교시절의 인연이 뒷받침됐다. 이들은 올해로 39회째를 맞는 대통령배 고교대회에서 화려하게 주목을 받았다.77년 대통령배 결승. 공주고는 결승에서 부산고와 맞붙었다. 당시 공주고 타선은 김경문이 이끌고 있었고, 부산고 마운드에는 2년생 투수 양상문이 버티고 있었다. 결과는 공주고의 승리. 김경문 감독은 공주고에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을 안겼고, 이 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과 타격상을 거머쥐었다.우승을 놓친 양상문 감독은 김경문 감독이 고려대에 입학하자 고교 무대를 평정한다. 78년 대통령배 결승에서 대구상고에 3안타 완봉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한 것.

탄력을 받은 양상문 감독은 같은 해 청룡기 결승에서도 경북고에 5안타 완봉승을 거두는 괴력을 과시한다.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감독이 대학무대에서 활약하던 80년. 이번에는 대통령배에 광주일고의 선동렬이 등장한다. 선동렬 감독은 당시 동향 라이벌인 광주상고와 결승에서 맞붙었다. 광주상고는 LG 이순철 감독이 버티고 있던 강팀. 선동렬 감독은 광주상고 타선을 막아내며 선배 감독과 마찬가지로 대통령배 우승을 일궈냈다.선동렬 감독은 김경문 감독에 대해 “예나 지금이나 점잖은 양반”이라고 평가한다. 한국에서 활약했던 웬만한 투수들의 공을 다 받아본 김경문 감독은 “선동렬 감독의 공이 최고”였다고 회상한다. 롯데 양상문 감독 역시 이들과의 관계가 각별하다.시즌 초반 야구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3명의 고려대 출신 사령탑이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는지. 지금 상황으로 봐선 한국시리즈에서 선후배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포츠한국 한준규  manbok@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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