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열광시킨 대한의 건아들 지성·영표∼!
유럽 열광시킨 대한의 건아들 지성·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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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5-04 09:00
  • 승인 2005.05.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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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 월드컵의 영웅이었던 이들이 한솥밥을 먹고 있는 PSV 에인트호벤은 지난달 24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2005 에레디비지 30R 비테세 아른햄과의 경기에서 3-0으로 대승,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에인트호벤은 2년전 네덜란드 정상에 오른 뒤 지난시즌 케즈멘, 로벤, 롬메달 등 간판스타들을 잃었다. 심각한 전력누수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 에인트호벤은 네덜란드 리그에서 보란듯이 우승을 차지했고, 나아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에까지 도전하고 있다.

에인트호벤이 만들고 있는 기적은 2002년 월드컵 때와 비슷한 점이 많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층이 얇고 재정이 넉넉지 못하지만 에인트호벤은 강한 유대감과 끈질긴 정신력으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마치 한국대표팀과 같다”고 평가했다. 물론 히딩크 감독은 에인트호벤 돌풍의 중심에 박지성과 이영표가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박, 그는 심장을 두개나 지녔다

박지성은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아르햄전에서 전반 23분 수비수 딩스닥을 경쾌한 드리블로 제치고 통렬한 왼발 중거리슛을 성공시켰다. 이어 전반 종료 전 천금 같은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축제의 주인공이 됐다.박지성은 올시즌 8골을 기록했지만 그의 활약은 그 이상이었다. 박지성은 공격수에게 필요한 모든 능력을 고루 갖춰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는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에인트호벤이 주전 공격수를 3명이나 다른 팀으로 보내고도 올해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한 이유다.박지성은 “심장을 2개나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자랑한다.

공이 있는 곳에는 항상 그가 있고, 그가 움직일수록 동료들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긴다. 그는 매 경기 불꽃 같은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박지성의 두번째 심장은 정신력인 셈이다. 박지성의 희생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는 곧 에인트호벤 전력의 핵심이다.네덜란드에서 박지성의 위상은 1년 사이 확연히 달라졌다. 지극히 칭찬에 인색한 네덜란드의 축구영웅 요한 크루이프가 “박지성의 플레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해 현지인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다. 네덜란드 언론들은 ‘박지성의 무서운 정신력과 완숙한 기량은 존경스러울 정도다’ ‘네덜란드 리그 사상 이렇게 온몸을 던져 뛰는 선수는 처음’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이, 리그 최고의 윙백으로 성장

이영표는 리그 최고 수준의 왼쪽 윙백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기동력을 앞세운 탄탄한 수비는 이미 정평이 났지만, 영리하고 빠른 공격 지원 능력까지 더해지면서 그의 주가는 더욱 치솟고 있다. 경기의 흐름에 따라 수비진영과 공격진영을 넘나드는 이영표는 박지성 못지않게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네덜란드의 유력 일간지 ‘텔레흐라프’는 에인트호벤의 리그 우승 특집기사를 게재하며 ‘이영표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기복 없는 경기 운영으로 이번 시즌 네덜란드 리그 최고의 왼쪽 수비수로 자리잡았다’고 호평했다.에인트호벤이 27일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AC 밀란에 0-2로 패했을 때도 이영표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유력 축구전문 사이트 ‘골닷컴’은 이날 두 팀 선수들의 활약을 수치화하며 이영표에게 가장 높은 점수인 평점 7점을 줬다.

히딩크의 이름으로…

히딩크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뒤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한국을 떠났다. 에인트호벤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그는 태극전사 중 특히 아꼈던 박지성과 이영표를 데려갔다.현지에서는 “무명의 동양 선수를 2명이나 영입했다”며 온갖 불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히딩크는 이들이 유럽무대에 적응할 때까지 충분한 출전 기회를 보장해줬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이천수 차두리 등 다른 태극전사들보다 훨씬 좋은 여건에서 기량을 꽃피울 수 있었다.이제는 반대 입장이 됐다. 특급 선수로 성장한 이들은 팀을 리그 정상에 올려놓고, 잉글랜드와 스페인 등 빅리그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에인트호벤이 “우리는 코리안듀오를 사랑한다. 이들이 팀을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매달리는 형국이다. 히딩크 감독도 “어떻게 해서든 박지성과 이영표를 잡고 싶다”고 안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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