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전창진(TG삼보)감독과 신선우(KCC) 감독과의 만남. 두 사람은 용산고 8년 선후배 사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난 두 사람은 드러나지 않는 묘한 신경전으로 기자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든 바 있다. 결과는 선배 신선우 감독이 이끄는 KCC의 우승.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선배’로서의 관록을 과시했던 것. 그렇다면 이번 2004∼2005시즌은 어떨까. 일단 후배가 먼저 승리의 깃발을 올렸다. 지난 6일 원주에서 열린 7전4선승제의 2004∼200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원주TG가 첫차를 먼저 탔다.
단기전의 특성상 1차전의 중요성은 무시하기 힘들다. 큰 경기에서 먼저 기선을 제압하는 팀은 향후 대결에서도 심리적인 우위를 점해 좋은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다. 1차전 승리팀이 75%(8번 중 6차례)나 왕좌에 올랐다는 과거의 기록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선배’ 신선우 감독은 짐짓 태연한 표정이다. 6강과 4강 플레이오프를 숨가쁘게 뛰어넘은 ‘선배’가 느긋하게 기다린 ‘후배’에 맞서 펼칠 체력전이 과연 통할지 두고 볼 일. 우승을 목표로 하는 프로스포츠에서 선후배간의 한판 자존심 대결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자못 기대된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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