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개막] 오세훈-한명숙 ‘본격 경쟁’
[서울시장 선거 개막] 오세훈-한명숙 ‘본격 경쟁’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05-11 09:42
  • 승인 2010.05.11 09:42
  • 호수 837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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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오세훈’‘후덕한 한명숙’강점이 아킬레스건으로
지난 7일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관훈클럽 주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맹철영 기자] photo@dailypot.co.kr

지방선거의 꽃으로 여겨지는 서울시장 선거가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예상했던대로 한나라당은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무난히 후보가 됐다. 민주당 역시 한명숙 전 총리가 이계안 후보를 따돌리고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민주당에서는 서울시장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임 시장이 이명박 대통령으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전현직 시장 모두를 옭아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오 시장이 패할 경우 MB 정권뿐만 아니라 수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장 수성에 당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양당은 ‘도덕성’을 최대 무기로 삼고 있는 후보라는 특성상 경쟁후보관련 각종 의혹과 비리를 수집해 네거티브 선거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오세훈, 한명숙 양 후보가 관훈 토론회에 참석해 첫 번째 맞대결을 벌였다. 국내 현안관련해선 한 전 총리가 날카롭게 공격했고 서울시 정책관련해선 오 시장이 우위를 벌여 차이를 나타냈다. 검찰 수사로 서울시 정책공부와 공약을 습득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던 한 전 총리의 한계가 노출됐고 정국의 민감한 현안 관련 소신 발언보다는 MB 정권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할 수밖에 없는 오 후보 역시 마찬가지였다.

관건은 향후 어느 후보가 선거과정에 실수를 자주 하지 않느냐와 깨끗한 본인의 이미지에 상처를 입지 않느냐로 당락 여부가 좌우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오 후보의 경우 ‘오세훈 선거법’으로 깨끗한 시장 이미지가 강하고 한 전 총리 역시 후덕한 어머니 이미지에 도덕적 우월감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당장 오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된 이후 민주당 일각에서는 오 후보 관련 비리와 첩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오 후보와 함께 서울시에 근무했다가 민주당 구로구청장 후보가 된 이성 전 서울시 감사관을 둘러싼 ‘X파일’이 여의도 정가내 퍼졌다. 주 내용은 ‘이 구로구청장 후보가 서울시에서 감사관으로 지낼 당시 오 후보 관련 아킬레스건을 들고 나와 민주당에서 금명간 터트린다’는 게 요지다.


전 서울시 감사관, “吳, 아킬레스건 가져온 것 없어”

아킬레스건관련 구체적으로 ‘서울시 버스전용차로 사업을 통해 비자금 수십억원이 발견됐고 이 비자금이 서울시 공무원인 최측근 K씨가 차명으로 관리했다’는 등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 수장을 임명할 당시 금품 수수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오 시장측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또한 민주당 일각에서는 ‘박지원 신임 원내대표가 총대를 메고 발표한다’, ‘박모 의원과 이모 전 의원이 관련 자료를 들고 있다’는 등 소문이 확산되면서 오 후보측을 더욱더 긴장케 만들었다.

반면 이성 구로구청 후보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자료를 들고 나온 게 없다. 소문은 소문일 뿐 전혀 신경 안쓴다”고 한 마디로 일축했다.

한명숙 후보 역시 한나라당과 오 시장측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오 시장측은 한 전 총리의 ‘도덕성’과 ‘컨텐츠 부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곽영욱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5만 달러 수수의혹 사건’에서 1심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깨끗한 이미지에는 일정한 타격을 줬다는 점에서 자위를 하고 있다. 오 시장측은 당 경선을 회피하고 여론조사로 당선된 한 전 총리에 대해 공개적으로 공격을 했다. 오 후보의 이종현 대변인은 지난 2일 “한명숙 전 총리는 TV 토론도 피하는 ‘은둔 후보’로서 오로지 검찰 수사를 최대의 선거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한명숙, ‘인기? 조직앞에선… 조직? 바람에선…’

또한 오 시장측은 ‘한신 건영으로 받은 불법정치 자금 9억 원’ 검찰 수사를 서울시장 선거에 구전 홍보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한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검찰 수사에 따라 ‘역대 서울시장 선거 초유의 재선거가 나올 수 있다’고 공공연히 설파하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요구에 따라 2007년 3, 4, 8월 세 차례에 걸쳐 달러를 포함한 현금 9억여 원을 한 전 총리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9억여 원 중 3억 원 가량이 달러로 환전돼 전달됐으며 1억여 원은 한 전 총리의 사무실 임대비용, 직원 월급, 차량 리스비용 등의 명목으로 사용된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한 전 총리의 최측근인 김모(여)씨에게서 한 전 대표가 2억여 원을 돌려받았다는 한 전 대표의 운전기사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했다.

검찰은 돈의 용처가 2007년 3월 국무총리를 그만둔 뒤 그해 8월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경선에 출마하기 전이었다는 점에서 한 전 총리가 경선자금으로 이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달러는 아들의 유학자금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검찰은 1심에서 무죄가 난 ‘5만달러 뇌물 수수 사건’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한 전 총리측에서는 “곽 전 사장의 5만달러 진술도 구체적이었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쫓아가는 한 후보측은 야당 후보로서 조직과 정보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더라식’ 소문이 주를 이루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현역 시장에 여당 후보인 오 후보측은 검찰 수사와 더불어 풍부한 데이터와 정보를 통해 여유롭게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한 후보측에서는 “인기가 조직을 이길 수 없고 조직이 바람을 이길 수 없는 게 선거 불변의 원칙”이라며 “당장은 우리가 조직과 인기에서 뒤떨어지지만 투표일 전 한명숙 바람이 불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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