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유로운 몸이 됐다” 묘한 여운도

지방선거출마와 무관하게 유명세를 타는 인사가 있다. 바로 이완구 전 충남지사다. 이 전 지사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발, 지사직을 사퇴하고 충남지사 불출마 선언까지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을 탈당하지 않아 충남지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불출마 약속을 고수했다. 이 전 지사는 지난달 30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중앙정치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정치적 여건과 환경만 조성되면 중앙 정치 무대에서 충청도민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얘기다.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자유로운 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금명간 정치적 상황이 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여 묘한 여운을 남겼다.
한나라당 이완구 전 지사를 둘러싼 관심은 높지만 핵심은 한가지다. 향후 정치 행보를 어떻게 하느냐다. 일단 세간의 관심이 높았던 한나라당 후보로 충남지사 출마는 접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친이 주류가 세종시 수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려고 하는 만큼 수정안에 반대하는 이 전 지사의 향후 정치적 행보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나라당 탈당설부터 자유선진당 입당설, 7.28재보선 출마설, 무소속 출마설까지 다양하게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이 전 지사는 기본적으로 ‘한나라당 탈당’과 ‘자유선진당 입당’ 등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7.28 재보선 출마관련해서 일정한 선을 긋고 있다.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이 충남지사에 출마해 천안을 지역이 재보선 지역구로 분류됐다. 이로 인해 ‘선진당 입당-재보선 출마설’이 그럴듯하게 퍼졌다. 하지만 이 전 지사는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전 지사는 ‘정치적 휴지기’를 거쳐 2012년 4월 총선에 나서는 것일까. 직접 물어봤다. 이 전 지사는 “1년 후 아니 당장 한달후에 어떻게 정치적 여건이 바뀔지 모른다”며 “정치가 속변한다는 점에서 19대 총선 출마는 자의적 해석이다”라고 너무 먼 얘기로 치부했다. 하지만 그는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 의미심장한 말을 본지에 던졌다. 이 전 지사는 “이제 난 자유로운 몸이 됐다”며 “이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정치는 가변적이고 살아있는 생물이다”며 “그렇다고 중심을 잃어서는 안되고 상대가 있는 만큼 함부로 예단할 수 없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어떤 형태든 중앙정치에 나간다” 시기는 ‘미정’
이에 ‘중앙정치 무대에 뛰어들려는 것 아니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 전 지사는 “어떤 형태든지 중앙정치에 나간다”며 “하지만 정치적 환경이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2012년 치러지는 총선 출마는 본인의 의지와 직결된 만큼 마지막 카드로 남겨두겠다는 모습이다. 한 마디로 정치적 여건과 환경이 조성된다면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19대 총선전이라도 중앙 정치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나라당 후보건, 타당 후보건, 아니면 무소속출마라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실제적으로 이 전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화장실에서 웃고 있는 사람이 자유선진당의 박상돈 의원이다. 이 전 지사가 출마를 결심했다면 박 의원은 충남지사 출마를 접을 공산이 높았다. 이로 인해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완구-박상돈 빅딜설’까지 흘러나오기도 했다.
한편 이 전 지사는 ‘세종시 수정안’ 국회 처리문제는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그는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