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정보기관 관계자 충격 증언 “국민이 모르는 것 있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 충격 증언 “국민이 모르는 것 있다”
  • 윤지환 기자
  • 입력 2010-05-06 11:08
  • 승인 2010.05.06 11:08
  • 호수 836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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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원인 IFF(피아식별장치)의 오류 때문?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윤덕용 민군 합동조사단장이 천안함 함수인양에 따른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넋을 달래는 영결식과 안장식이 지난달 29일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유족들은 슬픔에 빠진 순간에도 “천안함 침몰 원인을 반드시 규명해 달라”며 오열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천안함의 침몰 원인은 아직 명쾌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 시각으로 볼 때 천안함 침몰 원인보다 이를 아직 밝혀내지 못하는 이유가 더 미스터리다. 어뢰든 기뢰든 폭발물에 의한 침몰이라면 몇 가지 조사만으로도 금방 답을 얻을 수 있음에도 “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만 반복하는 군 당국을 보면 어딘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군이 침몰 원인을 밝히기 꺼리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일요서울]은 천안함 침몰과 관련, 관심을 끄는 한 인사의 증언을 입수했다. 전직 정보기관 직원 A씨를 만나 천안함 침몰 관련 의혹들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천안함이 아군 간 오인에 의해 침몰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 천암함 침몰의 비밀은 과연 무엇인지 A씨의 입을 주목해 봤다.

천안함의 침몰 원인으로 꼽히는 가능 시나리오는 ▲암초에 의한 좌초 ▲선체 피로 결함 등에 의한 파손 ▲북한의 어뢰공격 ▲기뢰폭발 등 크게 네 가지다. 이 중 암초일 가능성과 선체 피로파손 등은 아닌 것으로 잠정결론 났다.

결국 외부폭발에 의한 파손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어뢰공격이 침몰의 원인이라면 천안함에는 어뢰의 흔적이 명백하게 드러나야 한다. 기뢰라도 마찬가지다. 기뢰에 의한 폭발이라면 어뢰와는 그 흔적이 확연히 구별된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다면 천안함의 폭발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어뢰나 기뢰에 의해서가 아닌 제 3의 무기에 의한 파손으로 보여지고 있어서다.

한 군사 전문가는 “새로 개발된 무기일 수도 있고 우리 군 당국에 데이터가 없는 무기일 수도 있다”며 “첨단장비로 무장된 천안함을 무엇인가가 무 자르듯 두 동강 냈음에도 원인규명이 이렇게 힘들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문가는 “세계 각국이 개발한 수중무기를 집중 분석해 천안함에 사용된 무기를 찾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며 “개인적으로 천안함이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해 귀를 솔깃하게 했다.

이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천안함 침몰은 오인사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오직 아군만이 첨단 장비로 무장한 천안함에 쉽게 접근해 파괴할 수 있다는 게 이 전문가의 견해다. 만약 적이 가까이 접근하거나 원거리 공격을 했다면 천안함이 즉각 경계태세를 취하고 방어를 했을 것이라고 이 전문가는 주장했다. 그랬다면 당시 상황 또한 보고되지 않았을 리가 없다.


정보기관 직원의 충격 증언

과거 정보기관에서 근무했던 A씨는 천안함과 관련, 충격적인 증언을 했다.

A씨는 [일요서울]과 접촉한 자리에서 “천안함은 IFF의 오류로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군이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IFF지만 오류가 많아 이라크전에서도 아군 오인사격으로 인한 피해가 빈번했다”고 말했다.

IFF란 피아식별장치(Identification Friend Of Foe)의 약자로 전시에 아군과 적군을 식별해주는 장치다. IFF는 원거리전이 대부분인 현대전에는 필수 장비다. 일반적으로 전파·음파(수중)를 이용해 상대를 식별한다. 전파·음파로 질문신호(質問信號)를 보내면 그 전파·음파를 감지한 아군의 비행기·함정·잠수함 등에서 자동적으로 응답신호를 보냄으로써 아군임을 식별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최근에는 음파를 이용하여 수상함 대 잠수함, 잠수함 대 잠수함 식별용으로 사용하는 IFF도 실용화되고 있다.

하지만 오류가 많아 그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1차 걸프전 당시 이 IFF의 오류는 재앙수준이었다. 오류가 발생할 때마다 아군의 오인사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했다. 미군 전사자 중 15%가 IFF의 오류에 의한 피해자였다. 1994년에는 이라크 상공에서 F-15전투기가 IFF의 오류로 국무성고위 관리와 군 장성 등 26명이 탄 미군 헬기를 격추시켰다. 2003년 이라크전 때도 IFF의 오류로 미국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F-18 전투기 등 자국 전투기를 여러 대 격추시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적 있다.

천안함도 훈련도중 IFF의 오류로 아군에 의해 격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여러 가지 구체적 근거를 제시했지만 [일요서울]은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

A씨는 “천안함의 침몰에 대해선 미군이 매우 구체적인 조사를 벌였고 침몰에 대한 원인 규명이 거의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은 IFF의 오류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은폐하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IFF의 오류에 대해 침묵한 덕분에 남한과 북한은 앞으로 6자 회담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선물을 받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A씨는 미국이 줄 선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미군 공중촬영영상 있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은 최근 눈에 띄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천안함 사고 당일 NLL일대 공중촬영 영상 미군에 있다” 제하의 기사를 통해 미군이 이번 사건에 깊이 개입돼 있음을 암시했다.

이 주간지는 “주한미군 동향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군 측은 지난 3월 26일 밤 천안함 침몰 시점을 전후로 하는 NLL 일대의 공중촬영 영상을 확보하고 있다. 서해 상공에서 미군 측의 UAV(무인정찰기)가 북 해군의 동향과 한미연합 훈련 상황을 녹화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미군은 평소에도 북의 동향을 관찰하지만 한미연합작전 때는 더 엄밀히 감시한다. 당시에도 훈련 중이었기 때문에 UAV가 상공에서 찍은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 TOD(열상감시장비)는 측면 촬영이지만, UAV는 위에서 찍고 정찰 범위도 넓기 때문에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그런데 당시 찍은 자료에서 미군 측은 북의 도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래서 미국이 사건 초기부터 북한 관련설을 과감하게 부정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민군합동조사단에 합류한 외국 전문가들이 본국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북의 공격 보다는 좌초 등 함선 자체의 문제 때문이라고 침몰원인을 보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같은달 21일 국방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 합동조사단과 체결한 MOA(국가 간 합의각서)에는 ‘한국측 동의 없이 (조사결과를)공개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도 했다.

A씨의 주장은 이 보도보다 한발 더 나간다.

A씨는 “이번에 수색에 참여한 잠수부들은 천안함만 수색한 게 아니라 다른 물체에 대한 수색도 병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가 듣기로 그것은 천안함을 침몰하게 만든 물체에 대한 인양작업을 위한 것이었다. 여기에도 미군이 개입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A씨는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북에서 내려오거나 북한에서 사전에 내려와 바다에 폭발물을 매설해 놓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며 “하지만 어느 쪽도 가능성이 희박하다. 한·미가 합동 훈련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내려와 엄청난 도발을 한다는 것은 지금 정세에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군사적으로 매우 위험한 행위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천안함 침몰 원인을 예단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프 모렐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 도중 ‘미국 당국이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과 관련됐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고, 사실에 기반한 최종 결론이 나오도록 할 것이다”며 “일단 조사결과가 나온 뒤에, 무엇이 일어났고 무엇이 일어나지 않았는지에 대해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사전에 이를 판단하는 것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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